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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뉴욕생활]어퍼 이스트 Upper East 의 Healthy burger, “brgr”

맨해튼은 의외로 참 작은 곳입니다. 제 생각에는 서울의 웬만한 두 ‘구’를 합한 크기 정도일 것 같은데요. 그 작은 맨해튼 안에서도 사람들은 구역을 나누어 소호, 미드타운 등으로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그중에서 센트럴 파크를 중심으로 나뉘는 어퍼 웨스트(Upper west)와 어퍼 이스트(Upper East)는 맨하탄 안에서도 가장 거주자들의 수입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거주지입니다. 그리고 어퍼 이스트의 파크 애비뉴와 5번가, 그리고 렉싱턴 애비뉴로 이어지는 쇼핑 거리는 정말 이 세상의 모든 브랜드와 부티크가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런 쇼핑거리를 정신없이 헤매다 보면 누구라도 배가 고파지게 마련입니다. 
렉싱턴 애비뉴 지하철 표지판

렉싱턴 애비뉴 지하철 표지판

어퍼 이스트의 유명한 백화점, 블루밍데일즈

어퍼 이스트의 유명한 백화점, 블루밍데일즈

땅값이 비싼 곳이라면 어디나 그렇듯, 이 쇼핑의 천국 어퍼 이스트에서도 고픈 배를 저렴하게 채울 장소는 마땅치가 않습니다. 하지만 쇼핑으로 얇아진 지갑 사정에 비싼 레스토랑이 아니라면 고작해야 길거리에서 핫도그나 프레첼 한 개 정도겠지요. 하지만, 블루밍 데일즈에서 3rd 애비뉴로 향하는 출구로 빠져나오면 바로 그 옆에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햄버거와 프라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brgr 입구

brgr 입구

이곳은 깔끔하고 경쾌한 인테리어로 특히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인데, 가게가 생긴 이후로 뉴욕포스트 및 매거진 “더 뉴욕” 등에 “뉴욕의 베스트 버거” “맛있고 정직한 버거” 등으로 소개되어 평일 점심에는 자리가 없어서 문밖에까지 줄을 길게 설 정도입니다. 어퍼 이스트 지점 말고도 첼시에 지점이 한군데 더 있고, 그 곳 역시 주변 parsons 학생들과 직장인들로 언제나 바쁜 곳입니다.  제가 간 날은 일주일 중 가장 사람이 뜸한 일요일 4시라, 다행히도 꽤 한적한 편이었습니다. 참고로 뉴욕은 주말에는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 쇼핑 거리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매우 한산합니다. 일요일의 시청 근처 같다고 해야 할까요?  
주문하는 손님들

주문하는 손님들

하지만 이곳이 인기있는 이유는 단지 인테리어뿐만은 아닙니다. 스모키한 향이 살아 있는 부드럽고 풍성한 맛은 기본이고, 무엇보다도 건강을 생각한 healthy burger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이 미국에서 효율적인 쇠고기 생산을 위해 소에게 곡물이나 심지어 고기까지 먹였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여파로 광우병 파동이 있었고요. 그 이후로 몇몇 식당에서 다시 예전의 방식대로 소의 원래 음식인 ‘풀’만을 먹여서 소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팝 버거의 올바른 방식으로 생산된 식재료를 사용하고 환경을 생각한다는 브랜드 모토는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해서, 팝 버거 이후로 많은 햄버거 가게들이 이러한 모토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100% 풀만 먹인 소의 고기가 왜 좋은지 설명하고 있는 그래픽, 저칼로리에 실제로도 연어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오메가 3도 풍부하다고 합니다.
팝 버거의 메뉴

팝 버거의 메뉴

일단 주문 받는 곳으로 가서 주문하고 계산을 끝내고 나면 번호판과 함께 소다 컵을 줍니다. 그리고 잠시 후 따끈따끈한 햄버거와 제가 주문한 프라이 “The Trio”가 나왔습니다.
주문과 함께 주어지는 번호판과 음료 컵

주문과 함께 주어지는 번호판과 음료 컵

마분지에 싸인 햄버거를 벗기니 제가 주문한 “The Beautiful Day Brgr”가 따끈따끈한 김을 내며 모습을 드러냅니다. 더 뷰티풀 데이 버거는 가장 클래식한 버거로, 소고기 패티와 아메리칸 치즈, 싸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에 양파, 양상추, 토마토, 피클이 들어 있습니다. 참고로 주문할 때 “How do you like it”이라고 물어보는데, 처음 뉴욕에 와서 그 말을 들었을 때는 “햄버거를 어떻게 좋아하냐고?”라고 생각하고 어안이 벙벙한 채로 가만히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보통 스테이크처럼 “덜 익힌 것 rare, 미디움,  완전히 익힌well-done중에 어떻게 패티를 익히는 걸 좋아하냐는 질문입니다. 햄버거를 반으로 잘라보니 제가 주문한 미디움으로 익혀진 살짝 핏물이 보이는 버거와 신선한 야채들이 보입니다.
마분지에 포장되어 나온 “The beautiful day brgr”와 “The Trio” 프라이

마분지에 포장되어 나온 “The beautiful day brgr”와 “The Trio” 프라이

사이드 디쉬로 주문한 더 트리오는 세 가지 야채 튀김, 프렌치프라이, 어니언 링, 우리나라 고구마와 비슷한 Russel 튀김이 함께 나옵니다. 오랜만에 고구마튀김을 먹으니까 한국 길거리에서 먹던 고구마튀김 생각도 나면서, 이런 선선한 가을 저녁에 예전처럼 친구들과 회사 동료와 함께 거리에서 가볍게 맥주 한잔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차갑고 상큼한 야채와 부드럽고 고소한 쇠고기 패티와 치즈의 궁합은 정말 미국 클래식 햄버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The Trio”

“The Trio”


상호 : brgr
전화 : 212-588-0080
주소 : 1026 Third Avenue, (Between 60th and 61st St) New York, NY 10065
위치 소개 : 지하철 59 st Lexington ave에서 동쪽으로 걷다 보면 3rd ave에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