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licious 2DAY

[뉴욕라이프] 모던 타이 레스토랑, RHOM THAI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다리미 모양으로 유명한 빌딩, 맨해튼의 플랫아이런 디스트릭트(flatiron district)에 있습니다. 1900년대 초 처음 이 빌딩이 세워졌을 때 뉴요커들 사이에서는 빌딩 자체의 디자인으로도 말이 많았지만, 바람을 가르는 특이한 구조 때문에 빌딩 옆으로 바람이 세게 불면서 지나가던 여자들의 치마가 올라가는 해프닝으로 유명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 장면을 보러 당시 많은 남자들이 그곳에 서서 어슬렁거렸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죠.

오늘 제가 소개해 드릴 곳은 이 플랫아이런 빌딩 근처에 있는 캐주얼하면서도 모던한 태국식 레스토랑, 롬 타이 RHOM THAI 입니다.
맨하탄 23rd St.의 유명한 flatiron 빌딩

맨하탄 23rd St.의 유명한 flatiron 빌딩

뉴욕은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입니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 생김새의 다양함은 물론,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 생활 습관 까지..가끔은 가만히 길에 앉아서 행인들만 구경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쳐다보게 되니까요. 그리고 이 다양함의 즐거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바로 사람 수 만큼 다양한 먹거리가 있죠!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많은 이민자가 뉴욕에 다양한 에스닉(ethnic) 레스토랑을 차렸는데요. 아시아 음식 중에서도 특히 타이 음식의 인기가 돋보입니다.
브로드웨이 방향에서 바라본 모습

브로드웨이 방향에서 바라본 모습

브로드웨이 방향에서 바라본 모습

브로드웨이 방향에서 바라본 롬 타이


플랫 아이런 빌딩에서 브로드웨이를 따라 세 블럭 밑으로 내려오면 왼쪽으로 RHOM이라고 씌여 있는 깃발이 보입니다.
롬 타이 외부
100년이 넘은 목조 건물의 맨 밑층에 바로 롬 타이가 있습니다. 이 곳은 예전에 Bangkok Cafe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하다가 최근에 리모델링을 하면서 RHOM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목재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입구는 오래된 듯하면서도 로맨틱한 느낌이 듭니다. 
매주 금요일 라이브 재즈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에 라이브 재즈 공연

예전에 저녁 늦게 갔다가 실내가 너무 어두워서 사진을 전혀 찍지 못했던 경험이 있어서 오늘은 퇴근하자마자 5시 10분에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애매한 시간에도 몇 팀이 벌써 칵테일 모히토와 함께 저녁 식사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01

일단 애피타이저로 야채샐러드 ‘Thai salad’와 여름에만 판매되는 ‘Summer role’을 주문했습니다. 양상추와 토마토가 들어가는 건 여느 샐러드와 별로 다를 것이 없지만 특이한 점은 생숙주와 건두부, 그리고 땅콩 소스가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워낙 땅콩을 좋아하는 미국 사람들 입맛에 타이 땅콩 소스는 인기가 없을 수가 없죠.
야채샐러드 ‘Thai salad’

야채샐러드 ‘Thai salad’

썸머 롤에는 각종 야채와 새우가 라이스페이퍼에 말려져 나왔습니다. 달콤한 만다린 소스가 올려진 이 맛은 한국에서도 자주 맛보던 것입니다.
예쁘게 데코레이션 된 썸머 롤

예쁘게 데코레이션 된 썸머 롤 ‘Summer role’

애피타이저가 끝나갈 겸 메인 요리인 볶음 국수 Pad See-ew Sriracha가 나왔습니다. 좀 생소한 이름이라 종업원에게 뜻을 물어보았더니 pad은 ‘볶은’ see-ew는 간장 소스, 그리고 Sriracha는 태국의 지방이름이기도 하고 매운 소스를 뜻하는 말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은근히 매콤한 맛이 납니다. 맛은 가장 대중적인 타이 음식인 파타이와 약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넓은 면발이 좀 더 입에 찰싹 달라붙으면서 색다른 맛을 냅니다.
오늘의 메인, Pad See-ew Sriracha

오늘의 메인, Pad See-ew Sriracha

계란과 닭고기, 피망 양파 등 여러 가지 야채들이 풍부하게 들어가서 볶음 면이라기 보다는 볶음 요리에 면을 추가한 느낌입니다. 요리가 너무 섞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미국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한쪽에는 고기와 야채 볶음을, 한쪽에는 면을 볶아서 따로 서빙한 점이 특이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욕에서 한국 음식은 이미 인기 있는 메뉴이긴 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반찬이 많은 것을 장점으로 꼽으면서도 동시에 단점으로 꼽고 있는데요, 이유는 식사를 하고 나면 ‘오늘은 @@를 먹었다’ 라는 느낌보다 뭘 먹어도 ‘오늘은 한국 음식을 먹었다.’라는 생각이 더 많이 나기 때문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어쩌면 한식도 이렇게 조금 더 각 나라의 입맛에 맞게 약간씩 변화시킨다면 한국 음식이 아마도 지금보다 더 큰 인기를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습니다. ^^

상호 : RHOM THAI
전화번호 : (212) 228-7681
주소 : 27 E 20th St. New York, NY 10003
Neighborhood: Flatiron
위치 소개 : 지하철 R,W를 타고 23rd st 역에서 하차한 후 Broadway를 따라 3블럭 내려온다. 20th St.  Broadway & S Park Ave 사이에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