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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뉴욕라이프] 브루클린의 맥주 정원, Radegast Hall & Biergarten

브루클린은 지난번에도 소개해 드렸지만, 참 특이한 동네입니다. 맨해튼과 바로 지하철 한정거장 거리인데도, 맨해튼과는 다른 특이한 멋이 있으니까요. 사실 브루클린은 특정 지역을 빼고는 오랫동안 좀 위험한 동네로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맨해튼의 무시무시한 집값을 견디지 못해 젊은 예술가들이나 대학생들이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터를 잡기 시작했고, 그래서 생겨난 곳이 바로 이 Bedford 애비뉴를 기점으로 한 윌리엄스버그 지역입니다.
걸음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멋진 벽화

걸음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멋진 벽화

세련되고 기발한 조명용품을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 소품 및 가구점

세련되고 기발한 조명용품을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 소품 및 가구점

이런 저런 광경을 구경하며 거리를 걷다 보면 이런 더운 날은 당연히 목이 타게 마련이죠. 그래서 그런지 대낮부터 많은 pub들이 간단한 간식과 맥주를 하러 들어온 손님들로 자리가 많이 찬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베드포드 애비뉴를 따라 북서쪽으로 걷다 보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반가운 맥주 집이 보입니다. 이름 하여 “Radegast Hall & Biergarten”. 눈치가 빠른 분이시라면 아마 마지막 단어는 beer garden, 즉 맥주 가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곳은 맥주 펍과 가든이 붙어 있는 약간은 특이한 구조의 맥줏집인데, 고풍스러운 느낌의 외관 및 인테리어와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로 항상 사람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건너편에서 바라본 Radegast hall & biergarten

건너편에서 바라본 Radegast hall & biergarten

제가 찾은 이날은 토요일이었지만 큰 비가 막 내린 직후라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대낮임에도 약간 스산한 느낌마저 드는 날이었지만, 어김없이 이 맥줏집이 있는 거리에 들어서면서부터 인적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오른쪽이 홀, 왼쪽은 비어 가든 입니다

오른쪽이 홀, 왼쪽은 비어 가든 입니다

이곳에 올 때마다 저는 이 맥줏집이 당연히 독일식이라는 것에 대해 아무런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옆 사람들의 대화를 어깨너머 듣다가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곳이 동유럽 스타일의 맥줏집이라는 군요. 정확하게는 Austro-Hungarian, 즉 19세기 오스트리아가 헝가리를 통치하던 시대의 스타일을 재현해낸 것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엄청나게 오래되어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3년밖에 안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앤티크한 느낌이 날 수 있느냐고 바텐더에게 물었더니, 슬로바키아 출신인 창업자 두 명이 홀에 있는 맥주 바와 테이블을 위해 150년 된 수제 목공예품을 공수해왔다고 합니다. 역시나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더니, 이런 분위기를 위해 두 창업자가 들인 노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딕한 느낌의 라데가스트 홀 지붕 밑 벽화

고딕한 느낌의 라데가스트 홀 지붕 밑 벽화

옛날 활자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타이포그라피한 외벽 창문

옛날 활자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타이포그라피한 외벽 창문

스페셜 메뉴

스페셜 메뉴

“조용히 하시오”라는 경고문구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조용히 하시오”라는 경고문구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슬쩍 안을 들여다보니 어김없이 만석이었습니다. 아무리 토요일이라지만 낮 2시부터 이렇게 맥줏집이 만석이라는 건 사실 우리나라의 문화로는 상상하기가 쉽지 않은 광경입니다. 하는 수 없이 저와 제 친구 일행은 인기가 좋은 밝은 가든 대신 조명이 없는 어두운 홀 안에서 맥주를 시켜 마시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살 사이로 본 비어가든 내부의 모습

창살 사이로 본 비어가든 내부의 모습

오후 1시부터 가든을 가득 채운 사람들

오후 1시부터 가든을 가득 채운 사람들

끊임 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끊임 없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벽에 뚤린 창문을 통해서 건물을 넘어가지 않고 맥주를 주문할 수 있다

벽에 뚤린 창문을 통해서 건물을 넘어가지 않고 맥주를 주문할 수 있다

날씨도 흐리고 왠지 피곤해서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는 흑맥주 Weihenstephaner Dunkel Weisse와 돼지고기 소시지와 치킨 소시지를 주문했습니다.
흑맥주 Weihenstephaner Dunkel Weisse

흑맥주 Weihenstephaner Dunkel Weisse

소세지는 그릴맨이 가든 안쪽에서 구워 주는데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사우어크라프트(SAUERKRAUT) , 혹은 사우어크라프트와 빵, 감자튀김 중 한 가지가 같이 종이박스에 담겨서 서빙됩니다.
돼지고기 소시지Bratwurst

돼지고기 소시지Bratwurst

뉴욕 매거진 등 많은 매체에 소개된 이 곳의 맛은 물론 훌륭합니다. 자리가 없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술 마시랴 사진 찍으랴, 사람들에 치이기도 하고 정신도 없었지만 알싸한 흑맥주에 짭짤하고 기름진 그릴에 구운 소시지를 한입 베어 먹으니 술기운 때문인지 왠지 힘이 부쩍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래서 대낮부터 사람들이 맥주 한 잔씩 하는가 봅니다.

상호 : Radegast Hall & Biergarten
전화번호 : 718-963-3973
주소 : 113 N 3rd Street, Williamsburg, Brooklyn NY 11211
위치소개 : 지하철 L 노선을 타고 Bedford Ave에서 하차, Berry st와 Nrd st 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