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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2DAY

음악이 좋은 영화, 노래로 세상을 구한 영화 <서칭 포 슈가맨> vs <피쉬스토리>

음악이 좋은 영화 <서칭 포 슈가맨>vs<피쉬스토리>


혹시 이런 카피 들어보셨나요? “세상을 구할 노래가 온다!”. 
모 영화의 메인 카피인데 저는 이걸 보고 되게 의아했습니다. 노래가 세상을 구한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무엇을 왜? 노래 속에 인류보완계획[?] 비밀코드라도 있어서 그걸 적으면 로봇이라도 나오는 줄 알았죠. 그 만큼 노래가 세상을 구한다는 그 과정을 그대로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 아니, 어떻게 노래가 세상을 구해요?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노래는 세상을 구했습니다!’ 정말 웰컴 투더 리얼월드에서[?]도 그랬고 비록 픽션이지만 지구 종말을 위해 달려 온 행성을 파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노래들은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 노래를 듣고 자란 사람들의 ‘열정’으로 힘을 이어가 세상을 구했습니다. 이런 기적 같은 이야기를 가진 두 편의 음악 영화, 다큐멘터리 <서칭 포 슈가맨>과 일본 영화 <피쉬스토리>를 소개할까 합니다. 특히 두 영화는 노래가 메인 소재답게 OST도 무척 좋았는데 귀도 즐겁고 눈도 즐거운 그리고 마음 한 구석 사라져가던 젊음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좋은 영화’, 이번 주 영화 대 영화로 소개합니다. 

비교포인트1. <서칭 포 슈가맨> VS <피쉬스토리>


일단 두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부터 시작할게요.

▲ 음악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서칭 포 슈가맨>


먼저 <서칭 포 슈가맨>은 2012년 선댄스 영화제 관객상과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말릭 벤제룰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에요. 우연히 남아공 여행 중 미국에서는 인지도 Zero지만 남아공에서는 Hero의 대접을 받는, 팝 역사상 가장 신비로운 가수 ‘슈가맨’의 놀라운 이야기를 듣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각 종 영화제에서 호평과 작년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되었죠. 또한 오는 2월 24일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라 수상이 유력한 작품입니다. 

▲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피쉬스토리>


<피쉬스토리>는 2009년 7월 국내 개봉작으로 한국에서도 인기 있는 작가 ‘이사카 코타로’ 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지요. 섹스 피스톨즈 데뷔 1년 전 1975년 아마추어 락 밴드 게키린이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피쉬스토리’가 각각 다른 시공간의 사람들의 사연과 얽히게 되며 2012년 지구 종말을 구한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작품인데요.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 그 ‘뻥’같은 기적에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비교포인트2. 어떻게 노래가 세상을 구하게 되었는가?


두 영화 다 스토리가 당시에는 무명가수였지만 세월이 흘러 노래가 재조명 받아 한 쪽은 지구 반대편 나라의 희망이 되고 한 쪽은 멸망 직전의 지구까지 구하게 됩니다. 아니, 도대체 노래가 어느 정도로 좋기에 세상을 구하게 되었을까요? 그 히스토리를 따라 가볼까요?

<서칭 포 슈가맨>미국의 무명가수 로드리게즈는 어떻게 남아공의 영웅이 되었는가?


<서칭 포 슈가맨>의 다루는 실존 인물 로드리게즈는 1970년대 초 상업음악의 본고장 미국에서 단 두 장의 정규앨범만 놓고 사라진 가수입니다. 그의 앨범 총 판매량은 어마어마하게도[?] 단 6장. 가족이나 친지들만 샀어도 이거보다는 많이 팔렸겠죠? 미국에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 가수이죠. 그런데 6장의 앨범을 산 어떤 소녀 팬이 남아공으로 놀러 가 현지사람들에게 로드리게즈의 노래를 소개하였고 이 노래가 가지고 있는 저항정신이 당시 억압받던 남아공의 희망으로 솟아올라 순식간에 국민팝송이 되었습니다. 

▲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무명가수도 국민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로드리게즈는 그 사실을 1999년까지 모르고 가수를 은퇴하며 빈민 노동자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노래의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열정은 오랜 세월이 지나 미국에서 단 6장의 앨범만 판매한 그가 남아공의 제일 큰 콘서트 스타디움에서 전회 매진의 공연까지 여는 기적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게 되었죠.

<피쉬스토리>’뻥’같은 바람이 절망을 이기는 ‘기적’이 되다


<서칭 포 슈가맨>은 현실적이고[실화이기도 하고] 노래에 담긴 메시지가 그대로 음악적 효과로 받아들여졌다면 <피쉬스토리>의 세계 구원설은 조금 황당하기도 합니다. 솔직하게 말해 노래 자체가 좋아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 피쉬스토리 노래로 인생이 바뀐 마사시와 마사미

펑크문화가 전무했던 일본에서 펑크 밴드로 열심히 활동하던 밴드 게키린은 자신들이 노력하면 할수록 철저히 외면 받는 가수였습니다. 그리고 끝내 그룹 해체를 결정하고 마지막 음반을 녹음하는데 그 노래가 바로 <피쉬 스토리>입니다. 게키린의 매니저가 좋아하는 책 ‘피쉬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든 곡인데 ‘내 절망이 물고기라면~’라는 바보 같은 가사지만 자신들의 마지막 노래에 최선을 다해 세상에 내놓습니다. 우리의 노래가 언젠가는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믿음을 안고. 그러나 당시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조용히 역사의 뒷길로 사라집니다. 

▲ 사람들의 인생을 한 순간에 바꾸어 버리는 노래의 힘!!

하지만 이 노래에 얽힌 도시전설이 1982년 소심했던 청년에게 용기를 주고 2009년 정의의 사도를 탄생 시켰으며 2012년에는 끝내 행성 충돌로부터 지구를 구하기까지 합니다. 영화의 플롯은 마치 4개의 단편을 하나로 묶어 마지막에 “어떻게 피쉬스토리가 지구를 구하게 되었느냐”를 정주행으로 보여주는데 참 거짓말 같은 일들이 정말 우연의 계기로 계속 이어지는 과정이 웃기면서도 꽤 감동적입니다. 참고로 제목 Fish Story의 뜻은 “허풍”이라고 합니다. 이 자체도 오역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무명가수 게키린의 ‘뻥’같은 바람이 절망을 이기는 ‘기적’이 되었습니다.

비교포인트3. 영화만큼 좋은 OST 


두 영화 다 ‘노래 제목’을 영화 제목으로 쓴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만큼이나 OST도 좋은데요 [아무렴, 노래로 세상을 구했는데] 간단하게 두 작품의 OST를 소개하자면

▲ 로드리게즈의 당시 앨범.

<서칭 포 슈가맨>OST는 실존인물 로드리게즈의 두 장의 앨범을 그대로 OST로 담았습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타이틀 곡 ‘Sugar man’과 가사에 담긴 저항정신으로 순식간에 남아공의 국민팝송이 된 ‘I wonder’도 신나는 리듬 속 왜 이 좋은 노래가 당시 미국에서는 외면을 받았을까 의아하실 겁니다. 이 노래들뿐만 아니라 영화는 마치 로드게리즈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주옥 같은 싱글들이 곳곳에 배치되는데요,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 로드게리즈가 한국에서도 어서 빨리 내한공연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것입니다.

▲ 피쉬 스토리의 테마곡 ‘Fish story’는 영화 내내 쉴 새 없이 흘러나오죠


<피쉬 스토리> 같은 경우 영화의 테마곡 ‘Fish story’와 엔딩곡 ‘Summer Days’가 귀에 감기는데요, ‘Fish story’는 영화를 보면서 오프닝에서부터 마지막까지 쉴 새 없이 들으실 것입니다. ‘고독이 물고기라면~’ 황당한 가사로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의 연속이지만 신나는 펑크 리듬에 영화가 가진 메시지가 담겨있어 노래가 은근 희망적입니다. 

원작자 이사카 고타로가 직접 가사를 맡았고 일본의 국민 가수 사이토 카즈요시가 작곡을 맡았다고 하네요. 특히 영화 상에서 극 중 밴드 게키린과 프로듀서의 다툼으로 무음으로 처리된 부분이 실제 OST에도 그대로 담겨있어 영화의 흥미를 계속 이어가기도 하죠. [하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 그냥 온전한 버전이 들어갔으면 했는데--;] 엔딩곡 ‘Summer Days’는 비틀즈 멤버들의 이름과 밥 딜런의 이름이 들어간 대사에서 재치가 느껴지는 이지 리스닝 락입니다.

▲ 실제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한 영화 속 밴드 게키린


그리고 영화 속 밴드 게키린은 주인공 이토 아츠시, 코라 켄고 등 배우들이 3개월 동안 실제로 실력을 갈고 닦아 립싱크 없이 연주하기도 했으며 영화 개봉쯤 그들의 앨범을 발매하기도 하였다고 하네요. 


포기하지마, 당신의 열정이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지도 모르니깐


노래가 세상을 구한다는 모토로 소개한 두 편의 영화 <서칭 포 슈가맨>과 <피쉬 스토리>. 하지만 두 영화의 이야기는 사실 행운에 가깝습니다. 지금은 라이즈[?]했지만 <서칭 포 슈가맨>의 로드게리즈는 20년 동안 자국에서 실패한 무명가수였고, <피쉬 스토리>의 밴드 게키린은 결과적으로 지구를 구했는지는 몰랐으나 현실에서는 자기들의 밴드 해체도 지키지 못했죠. 세상을 구한 것도 정말 뻥[?]같은 우연의 연속이 계속되었기에 노래 자체의 힘으로도 보기 어렵습니다.

▲ <서칭 포 슈가맨>-로드리게즈는 자신의 노래 같은 인생을 살고 20년 뒤 빛을 볼 수 있었죠.


그러나 두 가수 모두 좌절의 시대에 미래의 희망을 가지고 불렀습니다. 로드게리즈는 자신의 노래에 담긴 저항정신으로 실제 자신의 삶 속에도 인권/노동운동을 하였으며 게키린 역시 언젠가 자신들의 노래가 미래의 누군가에 삶의 희망으로 인생을 바꾸어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어쩜 현실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열심히 했지만 원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며, 인정받지 못하고 계속 지체되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두 가수처럼 우리의 노력이 어쩌면 의외의 결과가 되고 그것은 우리도 미처 알지 못한 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씨앗이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 <피쉬스토리>-우리의 노래가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믿음. 꿈은 이루어진다


성과에 따라 성공과 실패는 나누어지겠지만 이 세상에 의미 없는 ‘노력’은 없습니다. 지친 현실 속에 거짓말 같은 두 영화의 희망은 ‘작은 기적’이지만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어투데이라’는 대형 블로그에서 이렇게 영화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저 역시 바쁜 현실 속에 내가 하는 것들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적 일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적고 있는 이 포스팅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보고 그 의미가 전달되어 두 영화를 보고 그 감동을 받아 세상을 바꾸어준다면 저 역시 의미 없는 노력으로 영화를 소개한 것은 아니니깐요. 

다소 허풍에 가까운 상상이지만, 글쎄요, 이런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간다면, 이 세상 살아 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노래보다 더 큰 감동을 전해 준 두 작품 <서칭 포 슈가맨>과 <피쉬 스토리>였습니다. 

 
▲ <서칭포슈가맨> 공식 예고편


▲ <피쉬 스토리> 공식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