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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위로가 필요할 땐 맛집을 찾자, 이자카야 풍월

위로가 필요한 친구와 찾은 맛집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을 해왔습니다. 늘 밝고 힘이 넘치던 친구였는데 이 날은 왠지 목소리가 어둡더군요.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진 모양입니다. 위로가 필요한 것 같아 간만에 술 한 잔 하자고 친구를 불러냈습니다. 조용히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고 우울한 기분 따윈 잊어버릴 만큼 깜짝 놀라게 해줄 멋진 음식이 나오는 곳, 어디 없을까 고민하다 이름만 들어 알고 있던 ‘풍월’을 찾았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일본식 선술집

 

▲들어가는 입구~

풍월은 상가 안쪽에 있어 찾기 쉽지는 않았지만 조용하고 정갈한 분위기의 일본식 선술집이었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곳 주방장의 일본 맛기행 사진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네요. 풍월에서 일본 정통의 맛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 조용하고 정갈한 분위기의 실내
 
▲ 좌식 테이블도 있답니다.

다다미 스타일과 일반 테이블 자리가 모두 있고 좌석 별로 구분이 되어 있어 다른 손님에 방해받지 않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분위기입니다. 주방도 오픈되어 있어서 혼자 온다면 닷지에 앉아 주방장의 일본 맛기행 이야기도 청해 들어볼만 할 것 같습니다.
 
▲ 기본안주로 나온 해초샐러드와 에다마메

다다미방 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본안주로 에다마메(えだまめ)라고 하는 삶은 완두콩과 해초샐러드가 조촐하게 나옵니다. 일식요리점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사람들에 비해 양이 무척 작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저 오늘은 주체할 수 없는 나의 식탐을 잠시 자제하고 친구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멋진 일식요리를 선물하고 싶네요.

입 안 가득 바다향 선사하는 오늘의 요리들

 

주방장이 오늘의 메뉴로 추천한 시로미사까나 고노와다와 문어폰즈를 주문하였습니다. 그 날 그 날 수급되는 식재료 사정에 따라 오늘의 메뉴가 정해지기 때문에 예약한 것이 아니라면 주방장이 추천한 오늘의 메뉴가 제일 신선하고 맛있다는 사실 아시죠?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주문!

 
▲ 한 송이 꽃처럼 예쁜 시로미사까나

고노와다 시로미사까나 고노와다는 시각적으로 먼저 화려한 세팅이 눈과 입을 자극합니다. 흰살생선을 뜻하는 ‘시로미사까나’, 귀하디귀한 해삼내장 ‘고노와다’가 이름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 신선한 바다내음을 느낄 수 있는 메뉴입니다. 얇게 저민 광어에 노란무와 무순, 당근, 다진 마를 넣고 돌돌 말아 싸먹는 시로미사까나 고노와다. 바다가 가진 그 넉넉함과 풍성함이 입 안 가득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 광어회를 돌돌 말아 한입~

친구에게도 한 입 권해봅니다.
 
▲ 식감이 일품인 문어폰즈!

광어나 우럭, 농어 같은 대중적인 생선회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그 쫄깃한 식감과 깊은 맛이 일품인 문어초회 ‘문어폰즈’. 유자 소스를 곁들여 내는 문어폰즈는 무순, 오이 등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답니다. 향긋한 유자향, 무순의 맵싸한 향 그리고 문어의 짭조름하면서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100년 묵은 우울함도 한 방에 날아갈 것 같습니다.

참이슬 한 잔에 훌훌 털어 버리고

 

 
▲맛있는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참이슬 등장~

풍월의 맛에 조금씩 빠져갈 때쯤 친구의 마음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어 줄 참이슬이 등장했습니다. 조용하던 친구는 이제 풍월의 싱그러운 맛의 향연에 기운을 차린 듯 하네요. 오늘 장소 제대로 고른 거 같죠?

 

▲힐링 참이슬 한 잔!

농담도 하고 장난도 하며 예전의 모습을 찾은 것 같아 마음이 놓이네요. 친구와 함께 하는 참이슬, 오늘따라 쓰디쓴 감기약 같습니다. 사랑의 쓴맛에 괴로워하는 친구를 보며 안타까운 까닭일까요? 친구야, 참이슬 한 잔에 훌훌 털고 잊어버려~ 그래 잊자, 잊어!

 
▲이슬 위 백조 한 마리~

친구가 한 마리 백조를 만들더니 참이슬 한 잔 위에 띄어 올립니다. 짝 잃은 백조 한 마리 여기 있다나요? 그래서 제가 외쳤습니다. “주방장님! 여기 참이슬 백 병 주세요. 백조 백 마리 만들어야 돼요!!!” 친구와 저는 한참 웃었네요. 오늘도 친구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준 참이슬, 고맙다!



풍월
◆ 서울 강남구 청담동 132-3
☏ 02-51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