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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허한 가을, 속이 꽉 찬 꽃게로 채워볼까? 송도 꽃게거리



고독한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하지만 가을에는 허한 마음 달래주는 이것이 있어 행복하지요. ‘꽃’자로 시작하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꽃사슴? 꽃등심? 꽃미남? 꽃돼지? 꽃뱀?! 모두 땡~ 바로 ‘꽃게’랍니다. 꽃게라고 다 같은 꽃게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 서해의 꽃게는 특히 맛이 끝내 주는데요. 5, 6월 봄철 알이 꽉 찬 암게가 제철이라면, 9, 10월 가을은 살이 꽉 찬 수게의 계절이랍니다. 휘황찬란한 송도의 밤거리를 따라 꽃게 먹으러 함께 가보겠습니다.


송도꽃게거리는 지금 꽃게 전성시대



인근에 인천항과 소래포구 등이 있어 싱싱한 서해의 해산물이 풍부한 송도에는, 꽤 오래된 역사가 묻어 있는꽃게거리가 있습니다. 10여 개의 꽃게집들이 모여 특화거리로 형성된 곳입니다. 30여 년 전 이곳은 포장마차들이 즐비했는데요. 소라, 고동, 석쇠에 구운 생선 등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씩 기울이는 서민 포차였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한 밤거리. 주변에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빼곡히 들어서 이제는 옛 정취는 간데 없지만 30~40년씩 묵은 오래된 손맛은 아직 남아 있답니다. 



꽃게거리의 꽃게집들은 한 데 모여 있지는 않습니다. 짧은 거리 안에 10개의 꽃게집이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곳을 갈지 미리 정해 놓고 가는 거라면 위치를 정확히 알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꽃게거리에서 가장 손님들로 붐비는 곳은 ‘충남서산꽃게집’. 꽃게거리에 문을 연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이곳은 주인은 한 번 바뀌었지만 주방장은 그대로라 명성 자자한 그 맛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단골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요.


▲ 오늘 꽃게 수십 마리와 한 번 싸워 보겠습니다. ^^
꽃게와의 사투를 위해 물수건에 손을 닦으며 본격적인 전투 태세 완료! 


찜, 탕, 알무침, 게장을 한번에 다 먹어보는 코스 요리




보통 대,중,소 사이즈로 탕, 찜, 무침 등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간장게장백반(1인 2만원), 양념게장백반(1인 2만5,000원) 등 식사메뉴가 있는데 이 모든 것을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는 코스요리도 있습니다. 알무침, 꽃게탕, 찜, 간장게장, 양념게장으로 구성된 코스요리와 양념게장이 빠진 코스도 있고요. 가게마다 다르지만 보통 10만원에서 15만원선. 골고루 맛을 보기 위해 코스로 주문했습니다. 한 상 가득 ‘게판’이네요.



요즘이 수게의 계절이라지만 주홍빛 암게의 알은 꽃게의 꽃이라고 할 수 있죠. 게에서 우러나온 달달한 간장 맛이 일품입니다. 게 등딱지에 밥 비벼먹는 거, 안 해볼 수 없습니다. 주홍빛 알과 쌉싸름한 게 내장의 맛이 어우러져 일명 밥도둑이라는 닉네임이 붙은 게 등딱지 비빔밥. 밥그릇이 아닌 게 등딱지라 더욱 맛이 납니다. 


▲ 맛난 안주 준비되었으니 참이슬 등장이요~
짭조름한 간장게장, 시원한 꽃게탕, 매콤새콤 알무침과 척척 어우러지네요. 


꽃게로 배 채우고, 가을 바다로 감성 채우고


지금이 바로 게살이 가장 통통히 오른 계절이기 때문에 꽃게의 몸통뿐 아니라 다리까지 집중공략 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두껍고 딱딱한 껍데기를 깨야 해서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지만, 시중 인스턴트 게살이 끼워져 있나 싶을 정도로 통통한 것이 껍질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면 수고한 보람을 충분히 찾게 된답니다. 밥 한 그릇에 비빈 알무침에 게살을 얹어 한 입~. 말이 필요 없네요.



혹시 암게와 수게 구별하는 법 아시나요? 딱지 모양이 뾰족한 것은 수게, 둥근 것은 암게랍니다. 수게는 국물을 우렸을 때 시원한 맛이 일품이어서 특히 꽃게탕이 제격이라고 합니다. 양념게장도 암게보다는 수게가 더 맛있다고 하네요. 시원한 꽃게탕을 다 비운 후에는 밥을 비벼 먹어도 좋습니다. 한입 떠 넣었을 때의 느낌이 마치 꽃게와의 사투로 흥분했던 마음을 살포시 가라앉혀 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송도 꽃게거리에서 속 두둑이 채웠다고 집에 그냥 돌아가자니 뭔가 허전합니다. 지척에 바다가 있으니 말이죠. 여름과 겨울의 바다 분위기가 다르듯, 가을의 낭만을 즐기러 가까운 바다로 나가보는 건 어떠세요? 꽃게거리에서 나와 멋진 송도의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일품입니다. 소래포구에 가서 수산물 구경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센트럴파크에 가면 수상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답니다. 이 가을, 꽃미남보다 꽃게에게 더 끌리시나요? 그렇다면 송도꽃게거리로 오세요!


[송도꽃게거리 정보] 


- 가는 법: 지하철 수인선 송도역 하차→6번 버스→송도유원지 정류장 

- 꽃게요리 코스 가격(충남서산꽃게집 기준): A코스 알무침, 꽃게탕, 찜, 간장게장, 양념게장 4인분 15만원/B코스 알무침, 꽃게탕, 찜, 간장게장, 양념게장 3인분 12만5,000원/C코스 알무침, 꽃게탕, 찜, 간장게장 2인분 1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