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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치맥을 이을 가을날의 비밀병기, 닭똥집&참이슬! 신사동 맛집 <뻐꾸기>

치맥을 대신할 가을 궁합은? 

그 뜨겁던 여름이 가고 옷깃 여미는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그간 ‘치맥’이 여름 밤을 야무지게 불태워줬다면 길어지는 가을밤을 풍성하게 채워줄 새로운 궁합을 찾을 때인데요. 그렇다고 치킨에 대한 의리와 예의를 한 번에 져버릴 수는 없는 법이지요. 가지각색 닭고기의 기름진 풍미에 잠시 잊고 있던 치킨의 레전드 부위, ‘닭똥집’을 가을날의 새로운 별미로 추천합니다. 물론 맥주 대신 참이슬이 그 곁을 지켜야겠지요. 닭똥집 초보를 위한 친절한 안내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가을 도시를 주름잡을 닭똥집이여! 

닭똥집의 진미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전문 요리점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자칫 잘못 요리하면 누린내가 심해, 두 번 다시 입에 대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닭똥집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으는 그곳, ‘뻐꾸기’로 향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지요. ‘뻐꾸기’는 트렌디한 젊음이 모이는 신사동,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피티 아트로 장식된 실내는 젊은 감각이 돋보이는데요. 이쯤 되면 닭똥집이 아저씨들의 포장마차 안주라는 편견은 잊어주시는 게 좋겠죠? 

닭똥집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이곳의 대표 메뉴는 역시 ‘통마늘 닭똥집’입니다. 혹시 ‘똥’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꺼려지시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진정한 닭똥집 초보! 닭똥집은 ‘똥’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닭의 ‘모래주머니’입니다. 모래주머니는 이가 없는 닭이 통째로 섭취한 단단한 곡물을 분쇄하는 곳으로, 이때 모이와 함께 섭취한 모래나 돌이 분쇄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모래주머니’라 불리웁니다. 볼록하게 부푼 모양으로 단단한 근육을 자랑하고 있는 닭똥집은 남녀노소 욕심 낼만한 저지방 고단백 부위랍니다. 

생고구마, 멈출 수 없는 아삭함 

‘닭똥집 개론’을 공부하는 동안 쏠쏠한 에피타이저가 되어주는 것은 달콤한 생고구마입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 고구마의 매력에 빠져 ‘뻐꾸기’의 단골이 됐다는 분들도 많은데요. 아삭한 식감에 단물까지 잘 배어있어 이 생 고구마만으로도 소주가 술술 들어갑니다. 아닌 게 아니라 식감이 아주 매력적이어서, 자꾸만 손이 가는 중독성 강한 맛 때문에 한 접시가 뚝딱이네요. 양념치킨 맛에 가까운 매콤달콤한 소스가 곁들여 나오지만 그냥 먹는 것도 담백한 매력이 있습니다. 요즘 수확이 한창인 고구마의 참 맛을 즐길 수 있답니다.  

은박지에 싸인 신비주의 닭똥집&통마늘 

‘뻐꾸기’의 닭똥집은 비밀스럽게 등장합니다. 뜨끈하게 달궈진 철판에 은박지로 곱게 덮힌 것이 바로 ‘통마늘 닭똥집’인데요. 비밀의 포장을 벗기려고 보니…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슬라이스 된 고구마를 은박지와 철판 사이에 촘촘하게 까는 것이지요. 그 결과는? 닭똥집을 다 먹은 후 공개하겠습니다. ^^

고구마를 도란도란 철판 위에 깔고, 드디어 모습을 나타낸 닭똥집을 공개합니다! 오~ 윤기가 자르르르 흐르는 간장 양념에 통통한 닭똥집과 통마늘이 어화둥둥 사이 좋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아낌없이 투하된 통마늘은 노릇하게 잘 익어 양념을 두루 입고 있는데요. 익힌 마늘은 먹기 좋게 달다는 거 다 알고 계시죠? 푸근하게 익어 젓가락으로도 콕 찔리는 통마늘은 마늘 향을 은은하게 풍기면서도 자연 그대로의 단맛을 품습니다. 여기에 짭쪼롬한 양념까지 더해지니 깔끔한 소주 안주로 제격이네요. 

쫄깃하고 담백하게! 참이슬을 부르네~ 

바삭한 치킨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 닭똥집의 풍미는 역시 쫀득한 식감이라 예상됩니다. ‘탱탱한’ 살코기를 먹는 듯한 느낌이라, 다른 닭요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식감인데요. 쫀득하면서도 전혀 질기지 않고, 씹으면 씹을수록 담백함이 느껴집니다. 기름기가 거의 없어 많이 먹으면 느끼할 수도 있지만 간장 양념이 이를 잡아주고, 통마늘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주니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네요. 이래서인지 맥주보다는 깔끔한 소주와의 궁합이 더 맞는 맛이기도 합니다. 가을날의 고독을 씹고 싶을 때 소주 한 잔과 함께, 요 닭똥집을 씹어보면 진정한 추남 추녀가 될 듯합니다. 

계란탕으로 속까지 뜨끈하게 

날씨가 추워지면 절로 생각나는 것이 뜨끈한 국물요리. 강한 양념의 닭똥집과 어울리기도 하거니와 치킨을 배신할 수 없는 의리까지 더해져 ‘계란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찜에 가깝지만 그보다는 국물이 넉넉해 한 숟가락 큼지막하게 뜨면 뜨끈하게 속을 데울 수 있답니다. 계란탕의 담백함이야 더 말해 무엇 할까요? 닭똥집과는 사촌 뻘 되는 메뉴이니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그 궁합 역시 최고랍니다. 

시작도 끝도 고구마가 책임져요 

가을을 씹고, 인생을 씹고, 낭만을 씹고, 닭똥집을 씹으며 참이슬을 기울이는 가을밤. 치맥의 아성을 이어 갈만 하지 않나요? 닭똥집과 통마늘이 바닥을 드러냈다고 해서 자리를 뜨면 안 됩니다. 설마 철판 위에 올려두었던 고구마를 잊은 건 아니시죠? 은박지를 살포시 드러내니 노릇하게 익은 고구마가 드러납니다. 조심조심 떼어 손으로 가르면 포슬하게 익은 고구마의 속살이 드러나네요. 군고구마의 맛이라고 할까요? 중간중간 닭똥집과 곁들여도 좋고, 마무리 입가심으로도 훌륭합니다. 치킨에는 맥주와 감자칩, 닭똥집에는 소주와 고구마. 이 환상의 궁합, 보증합니다. 


[뻐꾸기 신사점] 


- 찾아가는 곳 :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9-1 

- 대중교통 이용 : 지하철 3호선 신사역 7번출구 이용, J타워 뒤편. 

- 영업시간 : 오후 5시~오전 5시 

- 매장전화 : 02-545-4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