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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독일여행] 독일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의 맥주의 밤, '옥토버페스트' 방문기 ②

다시 옥토버페스트 현장입니다! 1편에 옥토버페스트를 일단 두루 살펴보았다면, 오늘은 본격적으로 텐트탐험에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즐기는 옥토버페스트② - 맥주의 밤

올해 옥토버페스트에는 14개의 큰 텐트와 20여 곳의 작은 텐트가 섰습니다. 큰 텐트는 대게 건물 내부에 5천 석 내외, 외부 비어가르텐(Biergarten)에 1천 석 내외의 좌석을 준비해놓았는데요, 외부의 독특한 조형물로부터 각각 특유의 개성을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몇 군데 큰 텐트 먼저 살펴볼까요?
아름브루스트쉿첸첼트(Armbrustschützenzelt)

아름브루스트쉿첸첼트(Armbrustschützenzelt)

슈파텐브로이(Spatenbräu)

슈파텐브로이(Spatenbräu)

검은 지붕은 아름브루스트쉿첸첼트(Armbrustschützenzelt)고, 노란색 둥근 지붕의 슈파텐브로이(Spatenbräu)에서는 송아지바비큐 간판을 걸고 있군요. 통바비큐가 돌아가는 모양에 어쩐지 배가 고파집니다.
하커페스트첼트(Hacker-Festzelt)

하커페스트첼트(Hacker-Festzelt)

다음은 하커페스트첼트(Hacker-Festzelt)입니다. 하커페스트첼트는 ‚바이에른의 하늘(der Himmel der Bayern)’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요, 내부천장을 그에 걸맞은 하늘빛 천과 구름, 별 모양으로 꾸며놓았습니다.
바이에른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기라는 모양이군요.
브로이로슬(Bräurosl)

브로이로슬(Bräurosl)

브로이로슬(Bräurosl)에서는 '진짜배기 전통'이라는 모토를 따르고 있습니다. 텐트 외부에도 사람모양의 인형이 장식된 기둥을 문 양쪽에 세웠습니다.
전통의상을 입은 인형 하나하나가 몇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을 대변해줍니다. 특히 내부 무대에는 요들송 가수가 바이에른의 옛노래들을 부르고 있네요.
아우구스티너페스트할레(Augustiner Festhalle)

아우구스티너페스트할레(Augustiner Festhalle)

이곳은 아우구스티너페스트할레(Augustiner Festhalle)입니다. 무엇보다도 옥토버페스트를 방문한 가족에게 편한 곳이 되길 지향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은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히 할인된 가격으로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통에서 맥주를 따라 내오는 덕분에 입구의 장식물도 맥주통을 이용했습니다.
큰 텐트만 멋지지 않습니다. 도처에 세워진 작은 텐트도 독특한 개성을 팍팍 뿜어대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귀여운 닭 머리 간판과 포스터로 ‚닭구이, 오리구이 파는 집입니다!’를 널리 알리고 있고, 작은 간판마다 쏘시지를 종류별로 적어놓은 소시지집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커피와 케이크를 파는 카페도 동화책에 나올 법한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호프브로이페스트첼트(Hofbräu-Festzelt)

호프브로이페스트첼트(Hofbräu-Festzelt)

자, 날이 저물었습니다. 호프브로이페스트첼트(Hofbräu-Festzelt)도 불을 밝혔군요. 여기까지 왔는데, 맥주 한 잔 드셔야죠? 큰 텐트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우와! 낮에 길을 다니던 그 많은 사람이 다 어디 갔나 했더니 텐트 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군요.
가운데 세워진 무대에서는 독일사람이면 누구나 알 만한 노래가 연주됩니다. 전통가요는 물론이고 만화주제가도 흘러나오네요.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 부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 사이에도 닭고기 바비큐는 열심히 돌아가고 있군요.
"브레첼(Bretzel) 좀 찍어도 돼요?" 했더니 빨간 티셔츠에 빨간 모자를 쓴 브레첼 청년이 포즈를 취해줍니다. 흔들리게 찍어서 죄송합니다.
갑자기 사진을 찍는 제 앞으로 맥주잔이 쓰윽 나옵니다. 이게 무엇인고? 했더니, "나도 찍어주세요."랍니다. 동료와 함께 오신 아저씨입니다. 맥주잔과 함께 한 멋진 포즈입니다.

열기가 더해갑니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목이 마른 저도 한잔 하기로 합니다.
마스비어(Mass Bier)

마스비어(Mass Bier)

1리터짜리 마스비어(Mass Bier)입니다. 이곳에선 마스비어가 한 잔 기준이랍니다. 생생한 거품이 살아 있는 진짜 생맥주. 톡 쏘는 짜릿함이 혀와 만나 목에는 시원함을 남깁니다.
 
"어디서 왔어요?", "내가 영어를 좀 하는데.", "어, 독일어 해요?", "맥주 어때요?", "재미있는 시간 보냈어요?", "우린 회사동료랑 왔어요."

옆자리 손님들과 이것저것 물어보고 답하는 새 얼떨결에 친해져 버렸습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연신 "프로스트(Prost)!"를 외쳐줍니다.
덕분에 맥주 한 병이 주량인 저도 마스비어 한 잔을 끝까지 다 마셨습니다. 해롱거려도 기분이 끝내줍니다. 더 취하기 전에 옆자리 손님들과 안녕을 고하고, 다른 텐트로 향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텐트 역시 앉아서 마시는 분위기가 아닌가 봅니다. 쿵짝쿵짝 울리는 밴드 음악에 발로 박자를 맞추고, 중간중간 추임새까지 들려옵니다.
"사진 찍어요?"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아저씨 한 분이 카메라 앞을 차지합니다. "어, 사진!"하고 친구분이 냉큼 합류합니다.
 
"멋지게 잘 나왔어요?"

네. 멋지십니다.
미녀들도 빠질 수 없습니다. 전통의상 디른들(Dirndl)을 예쁘게 갖춰 입은 미녀들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군요. 좋은 시간 되세요!

밤 열 시쯤 옥토버페스트 현장을 떠나면서 뒤를 돌아봅니다. 열 시 삼십 분이면 텐트가 문을 닫는 시간이니 조금 더 있으면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겠지요. 폐점 시간이 있어서인지 곤드레만드레 취한 손님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적당히 즐기고, 내일 또, 혹은 내년에 또 오기를 기다리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옥토버페스트를 방문한 사람들은 또 어떤 사람들일까요? 가족, 친구, 연인, 직장동료 등등, 그들의 자세한 얘기를 이틀 뒤‚ 현장에서 즐기는 옥토버페스트③ - 옥토버페스트의 사람들’을 만나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