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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인천 소래포구에서 맛본 알이 꽉 찬 꽃게찜, '대복회집'

새해를 맞이해 친구들과 사주를 보러 갔습니다. 친구마다 운세도 각양각색, 듣고 나니 기분이 좋다가도 마음이 심숭생숭하더군요. 맥줏집으로 자리를 옮겨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문득 "바다나 보러 갈까?"하는 말이 나왔습니다. 마침 '인천 소래포구에서 먹는 꽃게찜이 맛있더라' 하는 말이 나오고 일사천리로 그 주 토요일, 친구 4명과 소래포구로 갑작스레 떠났습니다. 주말이라 차 막힐 것을 고려해 아침 일찍 출발했어요. 서울에서 9시가 조금 넘어 떠나 여기저기서 친구들을 픽업해 갔더니, 소래포구에 도착하니 11시가 조금 넘더군요.  
오자마자 수산시장으로 들어섰습니다. 예전에 마산이나 통영의 수산시장을 가봤는데도 소래포구 수산시장을 보고 살짝 놀랐어요. 생각보다 크고 거래되는 해산물 양도 많더군요.

소래포구 수산시장 입구

젓갈, 암꽃게와 새우를 비롯해 온갖 횟감이 즐비했습니다. 시장 규모에 비해 한산한 편이었는데요. 아마 점심시간 전 이른 시간이라 그런 모양입니다. 
가게마다 수북히 쌓인 것이 모두 젓갈입니다. 마치 산이 듬성듬성 솟아 있는 것 같죠? 이 많은 젓갈이 과연 다 팔릴까 싶더군요.
마침 아침도 안 먹고 온 터라 색색의 젓갈을 보니 군침이 무척 돌았습니다. 윤기가 흐르는 명란젓을 보니 참기름을 뿌려 갓 지은 쌀밥에 올려 먹고 싶어지더군요. 다른 젓갈도 어찌나 맛깔나보이던지 결국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들러 젓갈 몇가지를 샀습니다.
가게마다 판매 중인 암꽃게

가게마다 판매 중인 암꽃게

암꽃게의 생명은 바로 '알'이죠? 암꽃게를 팔 땐 사진처럼 겉 껍질 아래, 알이 있는 부분의 껍질을 살짝 뜯어 팔더군요. 주황색 알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일까요? 싱싱한 꽃게를 위한 손질법일까요? 
눈 앞에서 알이 많이 들어 있는 모습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긴 한데, 어쩐지 꽃게를 두번 죽이는 느낌이 들어 조금 미안했습니다. (ㅠ_ㅠ)
새우, 문어, 낙지들

새우, 문어, 낙지들

새우, 낙지, 문어, 멍게, 개불 등 여러 해산물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산낙지를 사고 싶었는데 한 마리 값이 무려 일만 원! 가격에 놀라 침만 다시고 말았답니다. 암꽃게를 2만원, 새우는 1만원어치 구입했습니다. 숫꽃게는 팔지 않는다네요. 꽃게와 새우를 들고 횟집으로 고고씽!  
횟집 앞에 나와 있는 횟감들이 무척 싱싱합니다. 사진에 나온 광어가 튀어 나와 제 발 앞에 구르는 바람에 하마터면 밟을 뻔하기도 했어요. 오늘의 회는 이 광어로 결정! 그리고 우럭과 개불까지 샀습니다.
비투지기네 일행이 간 횟집은 '대복회집'입니다. 친구가 자주 가던 곳이라길래 망설임없이 향했죠. 자리를 안내받은 뒤, 좀 전에 산 꽃게와 새우를 쪄달라고 건네주자 곧 채소와 양념장, 접시가 나왔습니다.
광어, 우럭, 개불 회

광어, 우럭, 개불 회

꽃게와 새우는 익으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먼저 회부터 먹습니다. 모두 배가 고팠던 지라 회를 에피타이저처럼 마구 집어 먹었죠. 담백하고 오독오독 신선한 광어와 우럭 회. 멀리 인천으로 나와 먹으니 이게 또 별미네요.
물론 좋은 자리에 술이 빠질 수 없는 법. 여자 다섯이 토요일 브런치로 회와 맥주를 즐기는 모습이라니 약간 상상 안 되실지도요? ^^;; 눈 앞에 회가 있으니 맥주가 술술 들어갑니다. ㅎㅎ
곧 모락모락 김을 뿜으며 빨갛게 잘 익은 새우가 등장했습니다.
너도 나도 새우를 들고 껍질벗겨 먹었죠. 새우 특유의 향과 담백한 맛이 참 좋네요. 새우 머리가 맛있다고 소문나 있긴 하지만, 먹는 사람만 먹어서 머리 부분은 몇명에게 몰아주었습니다. 물론 비투지기는 먹었습니다. ^^;; 고소하던데요?ㅋ
이어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꽃게!! 이 꽃게가 2만원 어치입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만, 조금 비싸더라도 멀리 나와 기분내는 셈치기로 했죠. 붉은 껍질 밖으로 알이 나온 것이 보이죠? 무척 먹음직스럽습니다.
겉껍질을 벗겨내니 알이 꽉 차 있는 것이 보입니다. 노란 알이 어찌나 고소한지 한동안 모두 말없이 게를 들고 뜯어 먹었습니다. 게살도 꽤 담백하고 먹을만 했는데요. 알에 대한 인상이 워낙 강렬해인지 지금도 계속 알 생각만 나네요. 꽃게 잔다리는 잘라서 매운탕에 넣어 버리고 집게 다리 부분 살만 골라 먹었습니다. 게살은 촉촉한데 알은 살짝 퍽퍽합니다. 알은 무척 고소한 반면 너무 많이 먹으면 좀 질릴 듯해요. 게를 두 마리씩 먹고난 뒤, 다들 배부르게 잘 먹었다며 만족했습니다.
매운탕 중 사이즈

매운탕 중 사이즈

마무리는 매운탕! 대복회집은 실내가 약간 허름하고 직원 분도 무뚝뚝해 딱히 서비스가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요. 매운탕은 무척 맛있더군요. 일만 원을 내면 매운탕 중 사이즈가 나옵니다. 생각한 양보다 훨씬 많아서 모두 깜짝 놀랐어요. 매콤하고 시원한 매운탕 국물이 꽃게와 새우의 느끼한 맛을 확 날려주더군요. 다들 매운탕을 마음에 들어해서 결국 냄비가 거의 바닥을 보일 만큼 국물을 다 떠 먹어 버렸습니다. ^^;; 횟집에서 이렇게 매운탕을 열심히 먹은 적은 처음이었네요. 아마 다시 대복회집을 찾는다면 이 매운탕 때문일 듯 합니다.
갓 튀겨지는 새우튀김

갓 튀겨지는 새우튀김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마침 횟집 입구에서 새우를 튀기는 장면이 보이길래 찍었습니다. 그닥 바삭해 보이지는 않지만, 싱싱한 새우로 갓 튀긴 그 맛이 궁금해지더군요. 회에 꽃게와 새우까지. 이미 많이 먹은 터라 새우튀김은 다음 기회를 기약했습니다.

대복횟집은 수산시장 안쪽에 있습니다. 전 석이 금연입니다. 식당 안에 들어가 자리에 앉을 때는 신발을 갖고 가서 테이블 아래에 두어야 하는 점은 좀 불편하더군요(분실을 방지하기 위해서인 듯). 그래도 바닷가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해물을 먹는 재미에 모두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장난삼아 꽃게에게 하트를 그려 달랬더니 저렇게 매직으로 써주시네요. ^^;

돌아가는 길에는 수산시장을 살짝 더 구경하고 가족들을 위해 암꽃게를 샀습니다. 암꽃게의 제철이 봄이라고 하니, 곧 날이 더 풀리면 알이 더 맛있는 암꽃게를 먹을 수 있겠네요. 봄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소래포구를 다시 찾을까 합니다.

상호 : 대복회집
전화 : 032-441-6092
주소 :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 111 소래포구(선창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