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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맥주축제] 세계 맥주축제 독일 옥토버페스트⑤ 맥주와 함께 하는 전통

낯선 곳을 여행할 때 이름난 볼거리나 먹거리를 찾아 경험하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입니다. 더구나 평소에 좀처럼 접하기 힘든 경험이라면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기에 좋지요. 그런데 때로는 의도해서 찾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여행객의 눈길을 끄는 풍경들이 있습니다. 이번 옥토버페스트 현장을 방문하면서 제게도 그런 풍경이 생겼는데요, 다름 아닌 독일의 전통의상, 디른들(Dirndl)과 가죽바지입니다.

현장에서 즐기는 옥토버페스트⑤ - 맥주와 함께 하는 전통

200주년 옥토버페스트의 포스터에도 디른들과 가죽바지, 맥주, 브레첼 등이 상징처럼 쓰였습니다. 옥토버페스트 현장인 테레지엔비제(Theresienwiese)에서뿐만 아니라 조금 떨어진 시내중심가에서도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마리엔플라츠(Marienplatz)는 그 대표적인 곳입니다.
신시청(das neues Rathaus) 근처에서 마침 지나가는 소녀들을 만났습니다.
친구들과 해맑게 미소를 짓는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그러고 보니 군데군데 디른들을 전시한 가게도 꽤 눈에 띄는군요.
지금은 조금 퇴색했지만, 디른들 앞에 받쳐입는 쉬어제(Schürze), 그러니까 앞치마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얽혀있습니다. 앞치마에는 허리를 둘러 감을 수 있는 끈이 달려있는데요, 이 끈으로 허리 왼쪽에 리본을 매면 디른들을 입은 여자분에게 남자친구가 없다는 의미랍니다. 반대로 허리 오른쪽에 리본을 매면, 이미 좋아하는 남성상이 있거나 결혼했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허리 뒤에 리본을 묶은 경우는 어떨까요? 그런 경우는 남편을 여읜 미망인이거나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이라고 하는군요. (출처 www.oktoberfest.de)
여자분들에게 색색가지 화려한 색의 디른들이 있다면, 남자분들에겐 가죽바지가 있습니다. 해마다 바지의 길이나 셔츠색의 유행이 달라진다는데요, 올해는 분홍색이나 하늘색 체크무늬 셔츠가 유행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시대에 관계없이 늘 입는 하얀 셔츠도 여전히 인기가 좋습니다. 옥토버페스트에서 만났던 남자분들이 떠오르는군요.
거기에 축제에 걸맞은 모자와 스카프까지 액세서리마저 온통 축제일색입니다.
그런데 이런 멋진 차림만으론 뭔가 빠진 것처럼 허전합니다. 그때 발견한 표지판이 채워야 할 필수요소를 알려주었습니다.
브로이하우스슈트라쎄(Bräuhausstraße), 즉 맥주양조장거리입니다. 대로에 뮌헨의 이름난 맥주집들이 늘어선 곳입니다.
브로이하우스슈트라쎄(Bräuhausstraße)

브로이하우스슈트라(Bräuhausstraße)

가을 뙤약볕을 헤치며 걷던 저도 내친 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흑맥주 한 잔으로 타는 목을 축이고 나니 이제서야 옥토버페스트의 필수요소를 모두 만난 느낌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섭섭하기도 합니다.

전통의상마저도 축제의 일부로 즐기는 독일에 비해 우리나라에선 설이나 추석이면 쉽게 볼 수 있던 한복차림이 예전보다 많이 드물어졌는데요, 디른들이나 가죽바지보다 오랜 역사가 있으면서도 또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한복을 더욱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어느덧 옥토버페스트 이야기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옥토버페스트는 맨 처음 어떻게 열리게 되었을까요? 뮌헨의 역사와도 관련이 깊은 옥토버페스트의 역사, 그리고 맥주 이야기가 다음 회 ‘현장에서 즐기는 옥토버페스트⑥ - 옥토버페스트는 누가 만들었을까’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