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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2019년의 마지막 빛을 담다, 테라로그 : 응봉산 팔각정

12월, 2019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한 달입니다. 눈부신 새해와 함께 2019년을 반갑게 맞이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시간은 무섭게 흘러 어느덧 마지막 한 주 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연말이 되면 각종 모임과 파티, 송년회 등 12월의 도시는 밤늦은 시간까지도 화려한 불빛으로 빛나고, 오가는 사람들의 대화소리는 끊이지 않고, 1년 열두 달 중 가장 복잡하고도 북적이는 달인 것 같네요. 화려한 거리 속에서 연말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하루쯤은 여유를 갖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도 싶어집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도심 속 산 위에서 서울의 화려한 야경을 바라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올 새해에 대한 생각에 잠겨보는 건 어떨까요? 테라 한 캔을 들고서 응봉산 팔각정으로 떠나는 하루. 시내에서 갖는 술자리가 아닌 한적하고 평화로운 산 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가벼운 맥주 한 잔. 그리고 그 순간을 소중하게 기록해줄 필름카메라와 함께 저물어 가는 일 년의 마지막 빛을 담아보세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친근한 산, 응봉산

응봉산은 서울시 성동구 응봉동에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이며, 예로부터 주변의 풍광이 매우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합니다. 응봉이라는 이름은 산 모양이 매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하죠. 조선시대에 왕들이 이곳에 매를 풀어 사냥을 즐기기도 했는데, 그 때문에 다른 이름으로는 매봉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응봉산은 한강과 중랑천의 합류부에 위치하여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기에 서울에서 알아주는 풍경 명소이기도 한데요. 동서남북 모든 방향의 시야가 뚫려 있어 특히 야경과 해돋이가 유명하고, 다양한 서울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 높이가 81m밖에 되지 않아 누구나 쉽게 동네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응봉산 정상에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접근성이 좋은 루트인 응봉역에서 오르는 길을 소개합니다. 


필름카메라 산책 #1. 빛이 예쁜 오후, 응봉역에서 응봉산까지

햇빛이 뉘엿뉘엿 길어지고 예뻐지는 시간, 응봉산에서 노을과 야경을 만나기 위해 경의중앙선 응봉역에 내립니다. 지하철 플랫폼과 역사 내로 오후의 햇빛이 정말 예쁘게 들어옵니다. 산에 오르기 전부터 포근한 빛깔로 내리는 햇빛 덕분에 오르기 전부터 마음이 들뜨는 것 같습니다. 응봉역 1번 출구로 나가면 응봉산 팔각정으로 안내하는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서 찾아가기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차를 가지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길이 좁아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기도 하고, 낮은 산이기에 1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어 걸어서 올라가는 걸 추천합니다.


이정표를 따라 걷다가 보면 응봉산의 입구에 도착합니다. 오르는 내내 오후의 햇빛을 머금은 서울의 풍경이 반겨줍니다. 저 멀리 롯데타워까지 보이는 풍경을 뒤로 퇴근길 자동차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참 평화롭습니다. 필름카메라와 자연광은 가히 최고의 조합. 도심 풍경에 스며든 햇빛이 지나가기 전에 얼른 이 순간의 따뜻함을 기록해봅니다. 조금 더 오르다 보면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도 만날 수 있습니다. 강변북로, 성수대교와 올림픽대교. 그리고 뒤에 펼쳐진 강남 시내의 모습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는데 바람이 잔잔한 날에는 멋진 반영도 만날 수 있습니다. 날이 조금은 뿌옇지만 하늘에 은은하게 녹아든 노을빛은 놓칠 수 없는 기록 포인트입니다. 깨끗하고 멋진 노을은 만나기 어렵더라도 이렇게 탁 트인 풍경에서 멋진 야경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정상을 향해 조금 더 올라가 봅니다.


정상에 도착하기 조금 전, 빛이 정말 아름다운 시간을 만났습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햇빛이 구름 뒤편으로 숨을 것 같아서 빛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테라를 꺼내봅니다. 테라는 특유의 청정한 이미지 덕분인지 탁 트인 풍경과도 참 잘 어울리고 화사한 햇빛을 받았을 때 더욱 빛이 납니다. 특히 테라의 심볼인 골든 트라이앵글이 햇빛을 받아 더욱 빛나는 듯하네요. 더하여 쌀쌀한 겨울바람 덕분인지, 정상에 다다르는 순간에도 여전히 시원한 테라. 야경을 보며 청정한 테라를 마시는 순간이 좀 더 간절해집니다.


필름카메라 산책 #2. 응봉산 정상, 팔각정과 서울 풍경

정상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팔각정이 반겨줍니다. 은은한 노을빛을 머금은 팔각정에 필름의 총천연색이 입혀지니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팔각정의 처마도 필름 특유의 질감으로 표현되니 더욱 아름다운 느낌이네요. 옛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것은 필름에 담으면 유독 뭉클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듯합니다. 팔각정에 오르면 사방이 막힌 곳 없이 뻥 뚫린 서울을 조망할 수 있어 문득 날이 따뜻한 계절에는 하루 내내 서울의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보내는 시간이 궁금해집니다. 


팔각정 위에 올라 노을이 아름답게 물들기를 기다리는 동안 테라를 꺼내봅니다. 노을을 머금은 처마와 테라의 조화가 묘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같은 초록빛이 어울림을 이루어서 일까요? 처마지붕과 테라라니, 예상외의 둘의 조화가 아름다운 하늘과 만나니 더욱 빛을 냅니다.


어둡게 담긴 사진에서도 저녁만의 고유한 분위기가 느껴져 이 날의 잔잔한 휴식을 표현해줍니다. 정상까지 올라오느라 느꼈을 갈증, 노을을 기다리는 동안 테라 한 캔의 청정함으로 시원하게 날려준다면 이번 연말이 더욱 특별하고 소중하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시원한 테라 한 캔으로 목을 축이며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노을이 내려앉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들 사이로 저 멀리 서울타워가 보이는 풍경도 예쁜 노을이 더해지니 마냥 춥고 쓸쓸한 풍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늘이 아주 깨끗하지는 않은 탓에 비록 그림 같은 노을은 아니지만 쌀쌀한 겨울날 노을은 너무도 소중하고 따스합니다. 빛이 가장 예쁜 이 시간, 필름카메라로 기록하기에는 최고의 순간입니다. 필름카메라로 이 시간을 남기며 노을을 바라보니 저절로 감상에 젖어듭니다. 


필름카메라 산책 #3. 응봉산의 핵심, 서울의 멋진 야경

노을마저 저물면, 드디어 도시의 불빛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서울의 밤이 떠오릅니다. 응봉산은 무엇보다도 야경을 보려고 찾아오는 시민들이 많은데요. 뻥 뚫린 서울의 야경 중에서도 이쪽 방면의 야경이 가장 유명합니다. 강변북로와 성수대교, 올림픽대교까지 훤히 보이는 이 멋진 야경과 함께 마무리하는 연말이라니 정말 낭만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 선명하게 빛나는 도시의 불빛, 저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자 퇴근길에 오른 자동차들의 궤적이 필름에 기록되어 서울의 야경을 더욱 아름답게 기억되도록 만들어 줍니다. 필름카메라로도 이 야경을 담을 수 있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 비법은 바로 장노출 촬영기법인데요. 서울의 야경을 특별하게 남기는 장노출 기법에 대해서는 조금 뒤, 자세하게 소개하겠습니다. 


팔각정은 밤이 되면 조명이 들어와 좀 더 근사해집니다. 노을빛을 잔뜩 받은 팔각정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경관. 푸르른 밤하늘과 팔각정의 야경은 응봉산의 특별한 운치를 더합니다.


필름카메라 산책 #4. 서울의 밤, 그리고 테라

남은 테라는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즐겨봅니다. 테라는 100% 리얼 탄산의 조밀한 거품으로 탄산이 금방 빠지지 않고 오래 유지됩니다. 그래서인지 노을과 야경을 감상하느라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라거의 청량함을 확실히 느낄 수 있죠. 테라는 야경의 불빛과도 멋지게 잘 어울립니다. 늘 식사 자리나 집에서 마시던 맥주를 이렇게 나와서 마시니 특별하고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멋진 야경을 안주 삼아, 지난 한 해 동안 안 좋았던 일들은 훌훌 털어버리며 건배!


테라로그가 알려주는 필름카메라 촬영 팁!

Tip 1. 장노출 촬영하기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 미러리스나 DSLR처럼 선명하고 뚜렷하지는 않기 때문에 보통 야경을 선명하고 예쁘게 담아내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어둡지 않게 야경을 담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앞서 언급했던 장노출 촬영인데요. 셔터스피드를 B(Bulb) 모드 + 조리개는 최대한 닫고 촬영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몇 초건 몇십 초건 사진이 촬영되기 때문에 빛이 선명하게 잡히고 자동차가 지나가는 궤적이 빛으로 기록됩니다. 그러나 촬영되는 동안 카메라가 절대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삼각대와 셔터 릴리즈가 필수입니다.  


Tip 2. 크로스필터 활용하기

렌즈에 보통 장착하는 일반 필터가 아닌 색다른 필터를 사용하여 재미를 더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장 무난하게 접할 수 있는 필터 중 하나가 바로 크로스필터. 크로스필터를 렌즈에 장착하고 빛을 담으면 빛이 예쁘게 갈라지는 연출을 할 수 있습니다. 렌즈의 종류에 따라 빛이 4각, 6각, 8각 등으로 다양하게 갈라지는데 대기가 깨끗한 날 크로스필터로 노을을 포착한다면, 무지갯빛으로 화려하게 갈라지는 빛을 필름에 담을 수 있습니다. 노을뿐만 아니라 야경의 불빛도 크로스필터로 촬영한다면 더욱 극적이고 재밌는 사진을 담을 수 있어, 필름 생활에 재미를 더해주는 촬영 팁입니다.


Tip 3. 초점으로 시선의 이동 표현하기

▲ 같은 구도, 다른 초점 연출 컷

멀리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했을 때, 그 풍경과 함께 이 순간을 담아주고픈 사람이나 피사체가 있나요? 그렇다면 초점을 활용하여 시선이 이동하는 듯한 사진을 담아보세요. 빛에 따라서 조리개를 적절히 개방한 다음 가까이에 있는 피사체에 초점을 두고 한 장, 그다음 멀리 있는 풍경에 초점을 두고 한 장. 이렇게 두 번 촬영을 한다면 시선이 가까운 곳에서 멀리 이동하는 듯한 사진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풍경을 바라보는 인물의 뒷모습을 피사체로 하여 인물의 시선을 따라 초점을 이동한다면 더욱더 예쁘고 좋은 사진이 연출됩니다.


한 해. 4개의 계절이 지나는 1년이라는 시간은 금방 지나가 버리기에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하죠. 그럼에도 시간의 속성이 필름과 조금은 닮아 있기를 바라봅니다. 마주치고 느끼는 많은 것들을 천천히 기록하는 필름처럼 한 해도 그렇게 천천히 흘러가기를. 마음이 싱숭생숭 붕 뜨게 되기 마련인 연말, 서울의 노을과 야경을 보며 잔잔하게 마무리하고 싶다면 응봉산으로 향해보세요. 비록 날씨는 춥지만 몸에 열기를 더해줄 테라와 함께,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필름 한 롤의 기록이 한 해의 마지막 빛을 담은 그 순간의 감흥을 오랫동안 불러일으킬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