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licious 2DAY

[일품맛집13] 전통과 문화 그리고 품격을 입은 이색 음식점! 삼성동 ‘조선초가 한끼’



도심에서 느끼는 조선의 저잣거리.

대한민국 서울, 그중에서도 무역 센터와 각종 비즈니스 빌딩이 들어선 삼성동은 그 어느 곳보다 더 빠르게 시간이 흐르는 곳인 듯하다. 도시의 모습 대부분이 그러하듯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과 빼곡한 차량의 행렬이 숨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곳, 삼성동. 그러나 이곳에 조선시대 어느 저잣거리의 정겹고 푸근한 풍경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민속촌도 아니고 박물관은 더더욱 아니다. 삼성동 ‘조선초가 한끼’가 바로 그곳. 마치 사극 세트장에 와 있는 듯 소품 하나하나와 인테리어가 섬세하다. 도심 한복판에서 전통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삼성동 맛집 ‘조선초가 한끼’를 소개한다.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재현해놓은 삼성동 맛집, ‘조선초가 한끼’


지난해 6월 오픈하여 아직 채 1년이 되지 않은 새내기 음식점인 이곳은 독특한 컨셉과 정갈한 음식으로 꽤나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민적인 편안함이 있으면서도 전통의 정갈함과 격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초가 한끼’를 운영하는 여사장 김주영 씨는 베테랑 사업가도, 전문 경영자도 아니다. 대학 졸업 후 결혼과 함께 사회생활 한 번 해보지 않고 십수 년 전업주부로 있던 그녀가 시작한 일이 ‘조선초가 한끼’이다. 



삼성동보다 1년 전에 오픈한 마포 ‘조선초가 한끼’를 모티브로 하여 소박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이곳에 마련했다. 남편이 고깃집과 일식집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그곳에 나가 일을 거든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가게 운영에 많이 서툴고 어려웠지만 김주영 씨에게는 딱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내 식구 먹일 음식처럼 만들면 돼” 



주부의 마음이 되다 보니 재료 하나를 구입하는 데에도 원가 계산보다는 질을 따지게 되고 주방, 서비스, 손님들의 편의 하나하나에도 섬세하게 신경을 쓰게 되었다. 초보 사장 김주영 씨에게 계산기 두드리는 일은 서툴지만 ‘정성과 진심을 담는 요리’, 이것만은 자신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조선초가 한끼’에는 특별한 식재료들이 많다. 전복과 보말 등 고급스러운 재료가 들어가는 전복 보말칼국수가 인기 메뉴이다. 보말(제주말로는 ‘배말’)은 제주에서 나는 고둥류이다. 청정 제주 바다에서 해초만 먹고 자란 보말은 단백질, 필수아미노산, 칼슘 등이 풍부하여 미역과 비슷한 효능을 가진다. 



전복해물 뚝배기에는 독도 새우(닭새우)가 들어간다. 새우의 머리가 닭벼슬 모양이어서 별명이 붙은 새우의 사촌 닭새우는 국물요리에 사용하면 국물 맛이 시원해지고 감칠맛이 살아나지만 대부분 비싸서 선뜻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초보 사장 김주영 씨는 아직 원가 계산보다 음식 맛에 대한 욕심이 더 앞서 질 좋은 재료를 손님들에게 내어놓는다. 


이외에도 영광에서 공수해 오는 보리굴비는 ‘조선초가 한끼’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오래 저장하는 방법으로 보리에 굴비를 넣어 저장했다고 하여 보리굴비가 불린다. 보리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굴비에 배기 때문에 풍미가 깊어져 예로부터 진미로 꼽아왔다.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여 제대로 된 보리굴비 맛을 보기에 힘들고, 가격도 비싼 편. 하지만 김주영 씨의 주부 9단 미각에 합격했으니 ‘조선초가 한끼’의 보리굴비는 믿고 먹어볼 만하다. 



‘조선초가 한끼’에는 외국인 손님들도 많이 찾는다. 무역 센터와 주변 비즈니스 빌딩이 즐비해 있어 바이어를 모시고 온 이들도 있고 관광객들도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위치이다 보니 조선시대 컨셉의 인테리어에 대한 손님들의 호응과 관심은 매우 크다. 김주영 씨는 처음 이곳에 ‘조선초가 한끼’을 열 때부터 이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조선초가 한끼’ 단순히 밥 한 끼 해결하는 공간이 아닌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조선시대 저잣거리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조선초가 한끼’

▲ 조선초가 한끼의 입구와 부엌


▲ 조선초가 한끼의 약방


▲ 기방으로 들어가는 골목과 그 길목에 들어선 곡물장과 기방


▲ 주방으로 이용되고 있는 포목전


▲ 주막


▲ 양조장


매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부엌, 약방, 기방, 포목전, 주막, 양조장, 공방이 빙 둘러 이어진다. 부엌에는 부뚜막과 각 공간마다 분위기를 더하는 손 때 묻은 오래된 소품들이 구색을 갖추고 있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적한 골목 안으로 자리 잡은 독방 형식의 ‘기방’은 조용한 모임을 원하는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 또한, 저녁 7시와 8시, 2차례에 거려 30분씩 가야금 공연도 진행된다. 



‘조선초가 한끼’ 메뉴 및 추천 메뉴 소개!

▲‘조선초가 한끼’에서 마치 어명을 받들고 온 칙사가 내놓는 듯한 두루말이 메뉴판이 있다. 


외국인들을 위해 소갈비찜, 불고기,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를 위해 청국장, 된장찌개 등도 준비해놨다. 명이 보쌈은 ‘조선초가 한끼’의 최고 인기 메뉴 중 하나이다. 울릉도 특산물 명이나물에 싸먹는 부드러운 돼지고기 보쌈과 일품진로 정도면 외국인 손님을 대접하기에 무난한 구성으로 추천된다. 보쌈을 먹지 않아도 명이나물은 따로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



전복홍어사합은 ‘조선초가 한끼’는 조금 더 고급스러운 요리다. 딱 대중적인 정도만 삭혀낸 홍어, 싱싱한 전복, 돼지고기에 묵은지까지 함께 먹는 전복홍어사합은 일품진로와 품격 있는 조화를 이뤄낸다. 홍어의 ‘센’ 맛을 음미한 후 은은한 일품진로로 입안을 깔끔하게 비워내면 미각은 새롭게 리셋 되는 느낌! 묵은지 대신 명이나물에 싸먹도 맛있다.



통낙지 2마리가 들어가는 통낙지 해물파전도 군침 도는 비주얼이다. 통으로 나온 낙지를 눈앞에서 먹기 좋게 4등분으로 잘라준다. 간장 양념장에 콕 찍어 먹으면 오동통한 낙지 살이 쫄깃쫄깃 씹히며 고소한 기름맛이 감칠맛을 더한다. 다시금, 일품진로 한 잔 생각나는 순간!



목포 낙지를 꼬치에 돌돌 말아 양념을 발라 구워내는 낙지호롱은 살짝 매콤한 맛으로 해물파전과 함께 곁들이거나 단품으로 간단하게 술안주하기에 좋다. ‘조선초가 한끼’에서는 요리 30% 할인권을 발행하고 있으니 부담 없는 가격으로 조선의 어느 저잣거리에서 한 끼 먹어보면 어떨까? 조선시대로의 시간 여행은 덤이다. 



[조선초가 한끼 삼성점]

- 문의: 02-538-0835

-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120-8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 555)

- 영업시간: 11시30분~22시30분(명절 휴무)

- 추천메뉴: 전복 보말 칼국수 12,000원, 전복 해물 뚝배기 15,000원, 보리굴비 정식 18,000원, 전복 홍어 사합 70,000원, 낙지호롱 20,000원, 통낙지 해물 파전 26,000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