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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일품맛집9] 보소보소! 여가봤능교? 고래와 참치의 만남, 부산 해운대 맛집 ‘물레방아 고래고기’



드넓은 백사장과 아름다운 바다가 일품인 부산 해운대에 명물이 자리 잡고 있다. 참다랑어&고래고기 전문점인 ‘물레방아 고래고기’다.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단골 삼아 찾아오는 이곳은 11년째 명성을 이어오며 참다랑어와 고래고기가 명품인 곳으로 전국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특급 품질의 참치와 고래를 만나러 부산으로 함께 가보실까예~



부산 해운대 맛집 ‘물레방아 고래고기’


“우리 집에서 함 묵어보믄 다른 데 가서 못 묵제~” 

‘물레방아 고래고기’는 해운대역에서 두 정류장 2호선의 마지막 종착역 장산역에 위치했다. 식당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10년 동안 규모를 넓혔을 만도 한데 큰 욕심 없는 이곳 사장님은 질 좋은 물건이 들어왔다 연락이 오는 날이면 소풍 앞둔 아이처럼 밤잠 설치고 시장에 달려간다. 그 덕에 손님들은 늘 한결같이 질 좋은 고래고기와 참다랑어를 맛볼 수 있다.



매장의 양쪽 벽에는 참치와 고래고기의 종류, 특징을 알 수 있는 사진들이 붙어있다. 귀하고 값비싼 어종인 만큼 그 가치는 알고 먹어줘야 고래와 참치에 대한 예의라는 사장님. 참치 종류를 보려고 기웃하니 사장님의 참치, 고래 강의가 시작된다. “참치 종류 중 최고로 치는 것이 참다랑어고, 고래 중 최고는 밍크고래며 한 마리가 12톤,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오메가3의 보고이다!” 사장님의 열정적인 강의를 듣고 나니 참다랑어, 고래에 대한 식전 기대감이 크다. 


살아 있네~ 살아있어! ‘참다랑어의 맛’


참치와 고래고기를 먹기 전 일품진로를 일찌감치 받아 놓고 목 빠지게 메인 음식이 기다려진다. 기본 찬은 소박하게 나오는 편이며 간장 양념 뿌려놓은 두부와 김치, 브로콜리가 기본 반찬이다.  



드디어 참치의 왕, 참치 중의 참치, 참다랑어가 등장했다. 일본에서 ‘혼마구로 오도로’라 하여 최고로 치는 참다랑어의 뱃살은 최고급 부위로 친다. 여태껏 보던 참치 뱃살과는 조금 다른 모양새! 보통은 뱃살 사이에 사선으로 하얀색 심줄이 박혀 있는 모양인데, 접시에 담긴 참치 살점에는 하얀 선도 없고 특이한 모양이다.



‘진짜 혼마구로 오도로(참다랑어 뱃살)가 맞나?'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일본 요리 만화에서 ‘쇼다’가 참다랑어를 이렇게 손질을 하는 것을 보고 이곳 사장님도 시도하셨다고 한다. 뱃살 사이사이 하얀 심줄 부위를 도려내 부드러운 속살 부위만을 손님 상에 내어 놓는다. 이렇게 하면 분량 손실이 많지만 걸리는 부분 없이 그냥 사르르 녹아 더욱 부드러운 참치 뱃살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참치를 썰어 놓은 모양새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독특하다. 살점을 반으로 갈라 끝 부분만 붙여 펼쳐 놓았는데, 이것은 ‘물레방아 고래고기’만의 참다랑어를 먹는 법과도 관련이 있다. 펼쳐진 참다랑어 뱃살 한 점을 접시에 놓고 생 와사비를 마구 바르고 발라 먹어보면 이유를 알게 된다.  



와사비를 바른 후 반으로 접어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방법이다. 평소 매워서 와사비를 못 먹는 이들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먹을 수 있을 만큼 향긋한 와사비 향만 전해져 온다. 참치의 부드러운 기름기가 와사비의 매운맛을 코팅해 버린 듯한 느낌이다! 와사비가 땅콩버터가 되는 마술이라고 설명하시는 이곳 사장님의 말씀이 이해가 간다.


그동안의 고래고기의 맛은 잊어라! 


한참 참다랑어에 맛에 빠져들었을 무렵 고래고기 한 접시가 술상 위로 올라온다. 고래고기를 찍어 먹을 수 있도록 기호에 따라 소금, 멸치젓국, 와사비가 함께 나온다. 이전에 고래고기를 먹었을 때 특유의 냄새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다면, 그건 신선한 고래고기가 아닐 확률이 높다. ‘물레방아 고래고기’에서 진짜 고래고기 맛을 접한 후 다시 고래고기의 맛을 각인시키길 권하고 싶을 정도이다.



고래고기는 손님상에 오르기 전까지 선도 유지가 필수이다. 산지에서 급랭시킨 고래고기는 영하 50도에서 보관하고, 그날 쓸 분량의 고래고기 크기에 따라 1~2시간 정도 삶아 낸다. 그래서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고래고기는 금방 상하고 만다.



값싼 고래고깃집들 중 돌고래고기를 사용하는 음식점들이 다수 있다. 하지만 ‘물레방아 고래고기’는 모두 밍크고래를 취급한다. 포경이 금지된 어종이기 때문에 더욱 귀하고 비싸다. 밍크고래의 뱃살과 등살을 판매를 하는데, 뱃살은 하얀 껍데기가 있는 부분이고, 등살은 까만 껍데기가 있는 부분이다. 지방층인 하얀 부분은 꼬돌꼬돌하면서 부드럽고, 살 부위는 마치 편육처럼 담백하여 든든한 포만감을 준다. 바다에 사는 생물인데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육지의 고기 같은 쫄깃한 식감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참다랑어와 고래고기가 일품진로와 어우러져 화려하게 술상을 채워주고 있다. ‘물레방아 고래고기’에서는 참다랑어, 고래고기 모두 각각 한 접시 10만 원, 반 접시 5만 원씩 판매하고 있다. 고기의 품질에 비해 매우 착한 가격이다. 자리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예약은 필수!



전라도에 장흥 삼합, 홍어 삼합이 있다면 경상도에는 고래 삼합이 있다! 참치와 고래고기를 함께 먹으면 좀 더 특별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어종은 전혀 다른 식감을 가지고 있는데 고래고기의 꼬돌꼬돌하고 아삭한 식감 위로 참치가 부드러운 버터처럼 녹아내려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바닷속 숙명의 라이벌 참치와 고래가 입안에서 친구가 되었다.



일품진로의 한 잔을 돋보이게 하던 ‘물레방아 고래고기’의 맛! 해저를 호령하는 참치와 고래를 한 상에서 만나니 절로 힘이 솟아난다. 부산에 오면 ‘물레방아 고래고기’를 들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사장님 말이 참말이다! “이제 다른 데서 가서 고기 몬 묵는데이~”


[물레방아 고래고기]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1464-1

전화: 051-701-5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