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꿔진 공원이나 관광지 나들이도 좋지만 사는 모습 그대로 꾸며지지 않은 일상의 모습을 담은 동네 구경은 어떠세요? 우리의 무덤덤했던 일상을 낯선 여행자의 시선으로 탐험할 수 있는 ‘동네 구경’도 나름의 재미와 설렘을 전해주지요. 특히 오랜 역사와 독특한 이야기들을 간직한 동네라면 더욱 그러한데요.
연희동이 바로 이런 동네 산책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포화상태가 된 홍대•합정동을 벗어나 조용하고 고즈넉한 멋이 있는 연희동으로 동네 구경 한 번 나서볼까요?
‘으리으리’ 고급진 주택 구경하며 한적한 산책
1970년대 초부터 주택가로 개발되기 시작한 이곳 연희동에는 고급주택과 함께 연희로 주변으로 상가가 형성되어 있어요. 대통령과 고위간부들이 살던 동네로도 유명한 이곳은 주변에 기독교 대학교가 많아 교수, 선교사들과 함께 외국인, 정치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동네지요.
특히 연희동은 50년 화교역사가 있는 작은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기도 합니다. 명동의 중국대사관 안에 있던 한성화교중고등학교가 1969년 연희동 89번지로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화교마을이 생겨났지요. 연희동에 독특하고 유명한 중국집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희동 주민들의 생필품장터, 50살 된 사러가 쇼핑 센터
연희동 화교역사와 함께하는 명물 상점 중 하나인 ‘사러가쇼핑센터’, 연희동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지요. 50살이 되었다고 자축하는 문구가 상점 앞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1975년에 문을 연 사러가쇼핑은 ‘연희동 코스트코’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외국 식자재, 과자 등을 팔아 지역주민뿐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사러가 쇼핑 센터]
주소: 연희동 131-1
전화: 02-324-1748
영업시간: 09:30 ~ 20:00
도로명 주소 ‘연희로 11가 길’, 예술가들의 새로운 아지트
사러가 쇼핑 센터 바로 뒤쪽으로 난 ‘연희로 11가 길’은 예술가들의 작업실, 카페, 유망한 셰프들의 식당, 디자인숍 등이 구석구석 생겨나 요즘 연희동을 핫한 골목으로 떠오르게 만들었죠. 최근 이곳으로 옮겨온 젊은 디자이너들의 아지트가 하나 둘 늘어나면서 그들의 문화와 젊은 감성들이 뒤섞여 연희동에 또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어요!
81년생 동갑내기 디자이너들의 공간, 76㎡
그 중에서 76㎡는 각각 여성화, 남성화, 선글라스 디자이너 세 명이 함께 사무실 겸 쇼품으로 쓰는 공간이에요! 세 명의 동갑내기 친구들이 뭉쳐 2012년에 오픈한 이곳은 건물 0.5층에 아늑하게 자리잡아 바이어와 일반 소비자들을 만나는 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76㎡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하시죠? 이곳 매장의 면적이라고!! ^^
[76㎡]
주소: 연희동 129-11
전화: 02-3785-0620
작가와 소비자가 함께 소통하는 곳, 디자인프리마켓
1층 카페 겸 숍 ‘DF_CAFE’, 2층 아카데미 ‘作堂’, 3층 갤러리 ‘SOYOU’로 구성된 디자인프리마켓은 디자이너들이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일반 소비자들이 캘리그라피, 가죽공예, 천연화장품 등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를 운영하며 기업과 디자이너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위해 2012년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하는군요.
1층 ‘DF_CAFE’에서는 앙증맞은 귀걸이, 반지, 딸랑이 인형 등 작가들의 감성이 폴폴 묻어나는 작품들을 감상하며 차 한잔 마실 수 있지요. 작가들이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공들여 만든 것이라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작품들. 드라이 피니시 d가 작품 속에서 함께 포즈를 잡았습니다. 어울리나요? ^^
2층 아카데미의 이름은 ‘작당’. 이름도 특이하지요? 이곳에서는 캘그라피를 배우고 있었는데요. 연희동 디자인프리마켓 카페(http://cafe.naver.com/no1alba/)에 가시면 이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강좌 및 정보, 전시소식 등을 확인해 보실 수 있답니다. 3층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7월 22일까지는 신희숙 작가의 개인전이 이어질 예정이니 참고하세요~
서울시 최초의 문학 전용 창작촌, 연희 문학 창작촌
연희로 11가 길과는 살짝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연희문학창작촌. 이곳은 2009년에 옛 시사편찬위원회 자리에 조성된 서울시 최초의 문학인 전용 집필실입니다.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돕기 위해 서울시에서 작가들에게 제공하는 거주공간이지요.
창작촌 안에는 20개의 집필실 외에도 5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야외무대, 문학 미디어 랩 등의 커뮤니티 공간이 있습니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야외무대에서는 분기별로 ‘연희 목요 낭독극장’이 열리기도 합니다. 작품 낭독 외에도 문학과 음악, 무용, 연극이 만나는 실험적인 공연도 열리니 좋은 구경거리예요! 휴무일을 확인하지 않고 가면 한글로 된 이렇게 아름다운 문만 구경하고 오실 수 있으니 주말은 피해서 가세요!
[연희 문학 창작촌]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증가로 2길 6-7
전화: 02-324-4600
홈페이지 : http://www.seoulartspace.or.kr/G04_yeonhui/main.asp
이용시간: 주중 10:00~17:00
분식집에서 동네 투어의 깔끔한 마무리
사러가쇼핑센터 길 바로 건너편에 있는 분식집 ‘더부엌(THE 부엌)’은 떡볶이, 순대, 튀김 등을 파는 분식점입니다. 여기에 맥스生 입간판이 똬! 저렴한 가격으로 시원한 맥스 생맥주를 즐길 수 있으니 연희동 투어를 완성할 수 있겠습니다! 넉넉한 떡볶이 국물에 튀김을 찍어 먹으니 집 나간 여름 입맛도 되돌아 온 느낌! 편의점에서 공수한 드라이 피니시d도 함께 즐겨봅니다. 이만하면 훌륭한 가격, 멋진 안주로 흐뭇한 마무리 코스 맞죠?
지하철과 버스로 연희동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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