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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추천 여행지! 대전 원도심, 대흥동을 걷는 도보 여행의 묘미

 

여행지의 모습을 눈으로 가만히 담아내는 것도 좋지만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그 지역의 삶과 직접 부딪히며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추억을 간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보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이 되는데요. 여행의 참 멋을 느낄 수 있는 도보여행의 계절,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 봄 도보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대전은 어떨까요? 과거의 시간이 예술과 문화로 색다른 옷을 입으며 새롭게 생기를 얻고 있는 대전의 원도심, 대흥동으로 함께 도보여행을 떠나볼까요?

 

일일 대전 원도심 도보여행 코스
역전시장-다비치안경원-목척교-성심당-대전창작센터-성당-우리들공원-중학교 강당-산호다방-도시여행자-구 충남도청-산호여인숙-진로집-스카이로드-성당과 목척교의 아름다운 야경을 뒤로 하고 굿바이 대전

 

 

대전역에서 출발!


대전 원도심은 중구 대흥동, 은행동, 선화동 그리고 동구 중앙동, 삼성동 일대를 말하는데요. 일제강점기에 식민통치를 위해 건설된 계획도시랍니다. 어찌 보면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지요. 1905년 경부선 대전역이 개통과 함께 발전을 시작하여 1914년 호남선 철도의 개통으로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게 된 이 지역은 도시계획개발로 둔산 신도시와 분리되면서 이제는 북적이던 인파도 활발하던 거리의 상점도 사라지고 지나간 부흥의 역사만이 아스라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대전 원도심은 문화예술거리 생겨나고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탈바꿈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은 점차 늘어나고 있답니다.

 

 

고속철도 KTX와 도시철도 지하철이 맞닿는 대전역에서 대전 원도심 도보여행을 시작해 봅니다. 대전역 서광장 쪽에는 대전시티투어버스 이용할 수 있는 정류장이 있습니다. 2월과 3월에는 일요일만 운행되고 있는데요. 대청호오백리길코스는 대전역에서 오후 1시 10분에 출발하여 대청댐 오백리길/금강로하스길(60분, 암석식물원-금강로하스길-대청댐물문화관), 찬샘농촌체험마을(30분), 홍진마을(60분, 갈대밭-송림숲길-홍진마을길-갈대밭)을 끝으로 오후 5시 20분 다시 대전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투어 하는 동안 문화해설사가 동행하며 곳곳의 숨겨진 이야기들까지 들려주니 알차고 저렴한 대전 관광을 원한다면 걷기 편한 운동화 차림으로 대전시티투어를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전시티투어 예약하기>
홈페이지 예약: www.daejeontour.or.kr
전화 예약: 042-252-7725

 

 

진득한 삶의 현장, 역전시장과 중앙시장

 

 

대전역 서광장으로 나와 역 좌측에 있는 역전시장으로 갑니다. 역전시장은 우리 전통시장의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 있는 곳입니다. 서광장 주변으로는 주말 새벽 반짝장도 열린다고 하는데요. 시장의 정겨운 모습들을 구경하며 지나다보면 어느새 길 건너편으로 다시금 중앙시장을 마주하게 됩니다. 중앙시장은 녹두빈대떡, 수수부꾸미, 호떡, 팥죽, 보리밥, 묵밥 등 명물 맛집들이 즐비한 곳이지요. 역전시장이 좀 더 푸근한 시골시장의 느낌이라면 중앙시장은 현대화된 대형 신식시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며 중부지역 최대의 시장으로 성장한 중앙시장. 옛 규모만큼은 아니지만 평범한 소시민들의 생활 속 활기찬 기운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합니다.

 


의외의 역사를 지닌 다비치 안경원 대전지점

 


중앙시장에서 나와 계속 직진하며 목척교 방향으로 걷다 보면 좌측 중앙로 도로변에 다비치 안경원 대전지점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반 상가로 사용되고 있기에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이 건물은 르네상스 풍의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견고하면서도 근엄하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은 1937년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인 자본으로 운영된 조선식산은행의 대전지점이었던 곳으로 일본은 조선에서 채권 발행과 강제 저축을 통해 자금을 뽑아내어 전쟁을 위한 군수산업에 이 돈을 쏟아 부었지요. 원통하고 분통한 일이 진행되었던 이곳! 1945년 해방과 함께 이곳은 한국식산 은행으로 개청되었고, 1954년 4월에 산업은행으로, 1997년 산업은행이 서구 둔산동으로 이전된 후 2002년부터 2005년에는 대전우체국으로 사용하다가 지금은 다비치안경원 대전역점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전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다리, 목척교

 

 

다비치안경원을 지나 계속 중앙로를 직진하다보면 대형 우주선 같이 생긴 아름다운 다리가 시선을 끕니다. 높이 13.6m 규모인 목척교 조형물은 나무줄기 세포를 형상화하여 디자인되었다고 하는데요. 상부에는 태양열 집열기가 있어 한낮에 수집한 열에너지로 야간조명을 밝힌다고 합니다.
대전 중앙로의 노른자위에 자리잡은 목척교는 대전역과 충남도청을 이으며 대전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 넣어 주었습니다. 옛날 이 다리를 오가던 어떤 새우젓 장사가 세워놓은 지게가 마치 나무로 만든 눈금(목척, 木尺)과 같다고 하여 목척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요. 목척교가 처음 가설된 것은 1912년, 일본인들에 의해 나무다리로 만들어지고 대전교로 개명되었다가 중앙로가 확장되면서 시멘트 다리로 교체되고 1945년에 해방이 되면서 목척교라는 이름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58년의 추억의 맛을 간직한 빵집, 성심당

 

 

목척교를 오른편에 두고 더 직진해서 걸어가면 대전의 명물 성심당(중앙로역에서 내려 2번 출구)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심당 튀김 소보루’는 전국 유명빵 중 하나인데요. 줄 서서 사고, 한 사람 앞에 3개씩 제한을 했을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빵이랍니다.

 

 

성심당 튀김 소보루는 일반 소보루를 기름에 살짝 튀겨 바삭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인데요. 특히 소보루 속 팥 앙금은 나이대가 조금 지긋하신 분들도 향수를 떠올릴 만큼 옛 맛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빵 봉지에는 튀김 소보루의 역사와 맛있게 먹는 법이 친절히 소개되어 있네요.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현재 본점과 대전역, 롯데백화점 대전점 등 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튀김 소보로 빵 이외에도 판타롱 부추빵이 대표 메뉴!

 

<대전 성심당>
홈페이지: http://www.sungsimdang.co.kr
주소: 대전 중구 은행동 145
전화: 042-256-4114

 

 

‘오래된’ 그러나 ‘신생’ 미술관, 대전창작센터

 

 

성심당 아래쪽에는 아담한 미술관 ‘대전창작센터’가 있습니다. 대전창작센터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근대 건축물인데요. 이전까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 건물로 쓰이던 곳으로 2008년 리모델링해 전시와 작업을 함께 할 수 있는 창작센터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1958년 건립되었는데 아치형 출입구와 돌출된 창틀,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수직 블라인드가 특히 이색적이며 아름답지요. 1999년에는 ‘대전시 좋은 건축물 40선’에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대전창작센터>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은행동 161(대종로 470)
전화: 042-255-4700

 

 

성당-우리들공원-중학교 강당

 

 

대전에서 가장 높은 종탑이 높았던 대흥동 성당은 대전창작센터 건너편에 있습니다. 하늘로 우뚝 솟은 종탑에 노을빛이 걸쳐질 때면 최고의 장관을 연출하게 되지요. 성당 내부에는 건축 초기 독일인 신부가 그린 벽화 두 점이 남아 있습니다.

 

 

성당 건너편으로는 1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극장을 갖춘 우리들공원이 있고, 중교로 건너에는 대전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대전여자중학교 강당(현 대전교육청 갤러리)이 있습니다.  강당의 문은 굳게 잠겨 있어 그 안까지 살펴볼 수는 없지만 지붕의 모습과 외관에서 세월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골목마다 산재한 이색공간, 산호다방-도시여행자- (구)충남도청-산호여인숙

 

 

우리들공원 뒷편으로는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가 이어지고 젊은 예술가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 겸 전시 공간인 초록 대문의 ‘산호여인숙’, 낡은 외벽 위로 옷걸이에 걸린 셔츠 하나가 대형 벽화로 그려진 대흥동의 상징 ‘산호다방’, 직접 담근 새콤달콤한 레몬티 한 잔과 함께 주인장에게 서 세계 각국의 여행정보와 대전 원도심의 이야기를 청해 들을 수 있는 여행자 카페 ‘도시여행자’ 등은 골목마다 둘러보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특히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이용되는 구 충남도청은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이기도 했습니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강호가 자동차에서 내리고 계란을 맞는 장면 기억하시죠? 바로 이곳이 촬영지랍니다. 등록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된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부터 80년간 도청사로 사용되다 현재는 대전의 근현대사와 각종 기획전 등이 열리는 특별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산호여인숙 070-8226-2870
(구)충청남도청사 ‘대전근현대사전시관’ 042-270-4535~6(개관시간: 10시~18시)   

 

 

 

하이트진로의 그 진로일까? 진로집

 

 

대전의 특별한 야경을 기다리며 지친 다리도 쉴 겸, 출출한 속도 채울 겸 맛집을 찾는다면 대전 향토음식의 1순위 두부 두루치기로 유명한 ‘진로집’을 찾아보세요. 이곳은 1969년에 개업을 해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곳인데요. 그 만큼 내공 깊은 맛이겠지요?

 

 

제일 작은 사이즈를 주문해도 양이 꽤 된답니다. 매콤하면서도 깔끔한 양념 밴 두부가 그냥 먹어도 참이슬과 훌륭한 안주요, 밥이나 국수를 비벼 먹는다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듯 합니다. 저렴해서 기분 좋고 맛있어서 기분 좋고 양 많아서 기분 좋으니 자연히 찾는 손님도 많을 듯 하네요. 서비스로 나오는 두부전은 따로 더 주문해서 먹고 싶을 만큼 담백하고 고소하답니다.

 

<진로집>
주소: 대전 중구 대흥동 314-1
전화: 042-226-0914

 

 

LED로 하늘을 수놓다, 스카이로드

 

 

대흥동 으능정이길에서는 특별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낮에는 차양막이 되어 주었던 아케이드 천장이 밤에는 화려한 LED 조명쇼로 색다른 볼거리를 줍니다. 스카이로드는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만들어진 것으로 길이 214m, 너비 13.3m, 높이 20m 규모의 초대형 LED 영상 아케이드 구조물입니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오색찬란한 영상이 머리 위로 펼쳐지는 동안 관광객들은 레이져쇼를 감상하는 머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한 동안 넋을 빼게 되는데요. 저녁 6시부터 30분 상영 후 30분 휴식을 하루 3번. 시간을 못 맞춰 갔어도 인근의 다양한 상점들을 구경하다 보면 금방 상영 시간이 돌아오니 기다렸다가 꼭 한 번 구경해 보시길~

 

<스카이로드>
홈페이지: http://skyroad.or.kr/
주소: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64번지
문의: 스카이로드 운영센터 042- 252-7100

 

△ 목척교의 야경

 

한 때의 부흥을 그저 추억으로 간직하기 보다는 예술과 문화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며 다시금 르네상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원도심 프로젝트가 아닌가 해요. 대전 원도심은 그런 의미에서 최고의 르네상스 시대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예술을 통해 도시가 재생되고 새로운 활기를 얻어가는 대전 원도심으로의 타박타박 도보 여행, 훈훈한 요즘이 바로 적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