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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곱창 당기는 겨울밤, 맛의 교과서를 찾아서~ 왕십리 곱창골목

 

 

곱창을 못 먹는 사람은 절대로 알지 못하는 곱창의 고소한 맛! 곱창이야말로 신선하고 곱이 꽉 차 제대로인 것을 먹어야 하는데 가끔 그렇지 못한 곱창집을 만날 때면 참 속상하죠? 왕십리 곱창골목은 곱창 맛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곱창 전문점들이 줄줄이 몰려 있어요. 차가운 칼바람이 부는 겨울날, 코트 깃을 세우고 함께 왕십리로 떠나 보실까요?

 

김흥국 ‘59년 왕십리’와 곱창골목

 

 

김흥국의 ‘59년 왕십리’와 함께 ‘곱창골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왕십리. 왕십리는 조선의 도읍지를 정할 때 '십리를 더 가라'는 가르침을 받은 데서 유래한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왕십리 바로 옆 마장동에는 지금은 모두 서울 외곽으로 옮겨갔지만 소도살장이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갓 도축된 소의 신선한 부속들이 공급되면서 왕십리에 곱창집들이 생겨났습니다. 해방 이후 금형ㆍ자개ㆍ봉제 공장이 즐비하게 들어선 공장 지대로 변모했던 왕십리는 이 곳 근로자들이 곱창골목을 자주 찾으면서 왕십리의 대표적 맛골목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왕십리 곱창골목이라고 부르던 곳은 황학사거리였는데요. 지난 2002년 왕십리가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2009년부터 철거가 시작돼 현재는 공장지대의 대부분 사라지고 곱창거리는 바로 옆 도선사거리 쪽으로 옮겨갔어요. 왕십리곱창골목을 찾으려면 왕십리역 쪽으로 가야 더 많은 곱창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행인 발길 사로잡는 곱창의 유혹

 

 

곱창거리에 다다르면 지나가는 행인의 발걸음을 유혹하는 곱창의 향기가 아득하게 피어납니다. 왕십리에서 유명한 것은 돼지 막창 양념구이에요. 연탄불에 열심히 막창을 구우시는 모습을 창문 밖에서 지켜보는데도 침이 꿀꺽! 2인분인데도 꽤 많은 양의 막창이 나오네요.

 

 

양념막창 뿐 아니라 깻잎, 양파, 양배추, 당면 등과 함께 볶아 나오는 야채곱창도 있고 소곱창구이, 양곱창구이 등 왕십리곱창에서는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돼지 곱창은 1인분에 11,000원 정도이고 소 곱창은 15,000~20,000원.

 

왕십리 곱창골목 핫 플레이스

 

 

곱창골목에도 특히 유명한 맛집이 있어요. 20년 전통의 두 집 ‘원조황소곱창’과 ‘정은이네’. 특히 원조황소곱창은 식신로드에 나오면서 더욱 유명해졌지요. 원조황소곱창은 왕십리역 보다는 상왕십리역에서 더 가까워요. 다른 곱창집들이 몰려 있는 곳에 있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지만 왕십리곱창골목에서 가장 잘나가는 곱창집 중 하나지요. 대구 작업장에서 바로 가져온 신선한 곱창이 비결이라고.

 

 

곱창을 먹을 때는 간과 천엽이 서비스로 제공이 되는데요. 비주얼은 좀 험하지만 맛과 건강 면에서는 그 가치가 월등하죠. 특히 생간은 철분이 시금치의 5배나 들어 있어서 철분 결핍성 빈혈이나 여성의 빈혈 회복에 좋은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답니다. 또한 비타민B와 C가 풍부해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며 간 기능을 원활히 해준답니다. 비타민 A와 B는 눈의 피로를 회복시켜 주고 감기 예방에도 탁월하다고 해요. 게다가 피부 미용에도 좋다는 생간! 날것으로 먹기가 어려운 분들은 얇게 썰어 곱창 구울 때 같이 구워 드시면 순대와 함께 먹던 익숙한 비주얼의 간을 드실 수 있답니다^^

 

 

천엽은 소의 반추위(되새김위) 중에서 3번째 위를 말해요. 반추위는 보통 4개의 방으로 나뉘어 앞에서부터 혹위, 벌집위(그물위), 겹주름위, 주름위라고 하는데 3번째 위인 겹주름위를 가공한 음식이 바로 천엽이죠. 엽산, 비티민, 나이아신이 풍부하며 아이 두뇌 발달에 좋다고 하여 임산부가 많이 먹는 부위입니다.
회색의 작은 돌기들이 많고 씹으면 오독오독한 느낌이 나는데 보통 소금기름에 찍어먹거나 매콤한 양념장에 무쳐 먹어요. 회로도 많이 먹지만 탕이나 전골, 국에 넣어 먹기도 합니다. 또 달걀옷을 입혀서 전으로 먹기도 하지요. 천엽을 익힐 때에는 칼끝으로 군데군데 칼집을 넣어 주어야 오그라들지 않는다는 Tip! 열량이 낮아서 다이어트 시 먹어도 부담 없답니다.


곱창과 양, 막창까지, 별별 맛의 탐험

 

 

곱창은 고(高)단백 저(低)콜레스테롤 음식인 거 아시나요? 단백질이 많아 술과 함께 먹어도 부담이 적고 술맛을 더욱 돋궈주는 최고의 안주! 꽉 찬 곱이 보이시나요? 곱창은 곱이 꽉 차 있고 신선해야 제 맛이랍니다. 곱창의 칼로리는 1인분에 500칼로리 정도니, 칼로리도 부담스럽지 않죠?

 

 

곱창과 함께 먹는 부추도 대표적인 강장 채소로 신진대사를 돕고 스태미나를 증강시켜 주는 식품입니다. 카로틴과 비타민 B, C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단백질과 당류를 비롯해 칼륨, 칼슘 등의 무기질도 풍부하죠. 부추는 강한 항균 성분을 가지고 있어 환절기 감기를 예방하고 원기를 회복시켜주니 곱창과 부추를 먹은 다음날 모두들 힘이 불끈 솟겠는데요? ^^

 

 

양 구이 메뉴에 함께 나오는 부속은 염통-양-곱창 순으로 드세요. 염통은 너무 구우면 질겨지기 때문에 살짝만 구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양은 소의 첫 번째 위를 말해요. 소 한 마리당 2인분 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한 부위라고 하는데요. 쫄깃한 식감에 자꾸만 손이 가는 양은 깔끔한 d를 부르는 맛이군요.

 

 

돼지막창과 참이슬은 꽤 유명한 콤비죠? 술 좀 마신다는 이들에게 오래 전부터 사랑 받아 온 안주가 바로 막창! 막창은 소막창과 돼지막창이 있는데 소막창은 소의 4번째 위이고 돼지막창은 큰창자(직장)을 말합니다. 돼지막창 또한 돼지 한 마리에 약 30~40㎝만 나온다고 하네요. 양념의 매콤한 맛과 어우러져 특유의 돼지고기 맛보다는 불맛과 양념맛이 더 향긋하게 다가옵니다.

 

 

술을 부르는 맛 곱창, 날씨가 추워지니 더욱 생각나는데요. 왕십리 곱창골목에서 친구들과 참이슬, d로 뜨끈한 겨울밤의 추억을 만들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곱창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겨울밤은 깊고 길수록 좋습니다.

 

 

<왕십리곱창골목 정보>
가는 방법: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2번 출구 도선사거리 방면 직진
맛집: 원조황소곱창(02-2297-8860), 정은이네(02-2295-1233)
가격: 소곱창 17,000~20,000원, 돼지곱창 11,000원, 야채곱창 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