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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겨울 실내 데이트코스 추천! 도서관에서 즐기는 지성데이트! 이진아기념도서관&김성종추리문학관



첫눈도 오고 날씨도 갑자기 추워지면서 야외데이트가 좀 부담스러운 계절이 되었습니다. 실내에서의 활동은 아무래도 제한적이니 지루하게 마련인데요. 하지만 책도 읽고 경치도 감상하며 낭만적인 실내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답니다. 바로 도서관이죠. “에이~” 하시는 분들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두 곳의 도서관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것입니다. 풍성한 데이트를 위한 의외의 장소, 지성인들을 만족시키는 최적의 데이트 공간! 칙칙하고 고리타분한 도서관은 잊어라! 특별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도서관 두 곳을 엄선하여 소개합니다. 


뭉클한 사연 담긴 아름다운 도서관, 이진아기념도서관


서대문구 독립공원에 위치한 이진아기념도서관은 2005년에 개관한 구립도서관입니다. 도서관 이름에서 ‘이진아’는 누구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것입니다. 의류제조수출업체 ㈜현진어패럴 이상철 대표의 따님의 이름입니다. 1980년 생이니 올해 나이 34세. 10년 전 미국 유학 당시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지금은 우리 곁에 없지만 그녀의 이름은 아름다운 도서관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불리고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아픈 마음은 가히 짐작조차 되지 않지만 그 큰 슬픔을 절망에 두지 않고 평소 책을 좋아하던 딸을 위해 사재 50억원을 서대문구에 기부하여 2005년 9월 이진아 양의 생일날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하였다고 합니다. 이로써 서대문구의 최초 구립도서관이 생긴 의미 있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에서 내려 찾아갈 수 있습니다. 4번과 5번 출구 사이에 있는 독립공원의 긴 계단을 오르면 도서관 가는 길 오른편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옛 서대문형무소가 보입니다. 3•1운동 때 유관순 열사가 갇혔던 지하 여자감옥, 윤봉길 의사가 복역 중 만들었다는 붉은 벽돌, 강우규 의사가 처형당한 사형장 등 여러 독립투사들이 투옥되었던 1평 남짓한 좁은 감옥들이 마음을 숙연케 하는 역사교육의 현장이니 이곳도 잠시 둘러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계단으로 된 공원 언덕을 다 오르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야트막한 빨간 건물이 바로 이진아기념도서관입니다. 당시 40대 초반의 젊은 건축가였던 한형우 씨가 맡아 설계하였는데 국내 주요 건축상을 휩쓸었다고 합니다. 주변의 경치와 어우러져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이 도서관의 의미를 잘 아는 주민들과 이용자들은 도서관을 더욱 아끼게 될 것 같습니다. 도서관을 지으며 이진아 양의 아버지는 나이가 더 들어 일을 하지 못 하게 되면 도서관에 와 휴지도 줍고 뛰노는 아이들에게 과자나 사주며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는군요. 가슴 찡한 아버지 사랑이 뭉클하게 전해져 옵니다.  


  

이런 아버지의 사랑을 가득 담고 있어서 일까요? 이진아기념도서관은 뭔가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이 감돌고 있습니다. 규모가 너무 크지 않으면서도 층간 오픈되어 있어 공간이 비좁아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 넓은 통창으로는 탁 트인 경치와 햇살이 그대로 전달되어 실내에 있으면서도 왠지 자연 속에 있는 듯 편안한 기분이 든답니다. 



일단 도서관 안에 들어서면 정면의 한쪽 벽면을 큼직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 도서관의 역대 수상패들입니다. 이진아기념도서관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우수도서관상을 놓치지 않았는데요. 2008년에는 국무총리상, 2011년에는 문화체육부장관상까지 받는 등 전국적으로 우수 도서관임을 입증 받으며 서대문구를 대표하는 지역 대표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이진아 양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와 함께 이 도서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히스토리가 간략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혹자는 이 도서관을 두고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아름다운 도서관’이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모두들 이 말의 뜻에 공감하시지 않을지….



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1층에는 모자열람실과 어린이열람실, 2층에는 전자정보열람실과 멀티문화감상실, 3층과 4층에는 종합자료실이 있고 도예공방, 문화사랑방, 문화창작실, 휴게실 등이 있어 복합문화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또한 각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강의와 문화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 엄마를 따라온 어린 아이들과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어우러져 이용하는 도서관의 모습이 참 정다워 보였습니다. 



옛 서대문형무소 뒤 안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이진아기념도서관은 주변의 풍광도 예술이랍니다. 휴게실에 앉으면 저 멀리 인왕산까지 내다보입니다.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에는 도서관에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영화 상영회’가 열립니다. 주말 가족과 함께 안산에 올랐다가 도서관에 들러 느긋하게 주말영화 한 편 즐겨보는 것도 참 근사하겠죠?


<이진아기념도서관 정보>

- 휴관일: 매주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 이용시간: 09시~18시(1층 모자열람실, 어린이 열람실), 20시 하절기/19시 동절기(2층 전자정보열람실, 멀티문화감상실), 22시(3층과 4층 종합자료실)

※ 토,일요일 09시~17시

-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독립문공원길 80(현저동 101)

- 가는 길: 지하철 3호선 4번 출구 또는 5번 출구로 나와 독립공원 계단 이용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지나 우측(도보 5분)

- 문의: www.sdmljalib.or.kr / 02-360-8600~3


 


뭔가 미스터리하고 오싹한 재미, 김성종추리문학관



으스스한 어느 겨울밤, 끝을 알 수 없는 나선형 계단을 오르며 뭔가 음산한 기운이 감돌고 있음을 느꼈다. 그 남자의 방에서는 흔들리는 양초 불빛이 간간이 새어 나왔고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되지 않은 듯 녹슨 철재문은 괴기스러운 소리를 내며 삐걱이고 있었다. 낯선 인기척을 느낀 방 안의 남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살며시 촛불을 껐다. 그리고 갑자기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 “1층에서 주문하고 오세요” “아, 네~” ^^;



여러분은 추리소설 좋아하시나요? 한 번 손에 잡으면 단숨에 빨려 들어가게 하는 폭풍흡입력을 가진 장르 중의 하나가 바로 추리소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솔깃한 정보, 국내외 유일의 추리문학 전문도서관이 부산에 있답니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위치한 김성종추리문학관은 추리소설가 김성종 작가가 사재를 들여 1992년 3월 개관한 사립도서관입니다. 


  

김성종 작가는 국내 추리소설계의 대가이시죠. 그리고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아시죠? 최대치와 윤여옥의 그 절절했던 철조망 키스신을 생각나게 하는 대하드라마의 원작자가 바로 김성종 작가랍니다. 1969년 조선일보사 신춘문예 소설 공모에 단편소설 <경찰관> 당선 이후 50여 편 100여 권에 달하는 책을 내며 현재는 대학 강연과 함께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김성종추리문학관 4층과 5층이 김성종 작가의 작업실과 사저로 쓰이고 있습니다. 


△ 추리도서를 포함 아동•참고도서, 외국원서, 기타도서 등 

4만7,600여 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322석의 열람석을 갖추고 있습니다. 

 

  

추리문학관은 5,000원을 내면 커피나 주스 같은 음료도 한 잔 제공하고 1, 2, 3층의 책들을 마음껏 볼 수 있어요. 1층 ‘셜록 홈즈의 집’과 2층 ‘여명의 눈동자’는 커다란 소파가 놓인 카페 형태로 꾸며져 조용히 책 읽기에 안성맞춤입니다. 1층에는 각종 국내외 신문 잡지 등 정기간행물과 국내외 추리소설, 일반 문학서와 시집이 있고 2층은 강연이나 세미나, 각종 문화행사에 이용되기도 해요. 그리고 3층은 청사포 바다가 바라다 보여 운치를 더합니다. 



추리문학관 곳곳에는 김성종 작가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세계 명작가들의 사진과 책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추리소설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셜롬 홈즈의 코난 도일과 애드가 알란 포우, 알프레드 히치콕까지… 작가의 간략한 소개와 함께 사진으로 만나보니 더욱 반갑습니다. 


추리문학관은 매년 1월 김성종 작가와 함께하는 ‘겨울추리여행’을 해마다 실시하고 있습니다. 배낭여행 컨셉으로 하여 김성종 작가님과 해외로 문학여행을 떠난다니 정말 근사할 것 같습니다. 올해는 12월 중으로 조금 앞당겨 실시할 계획이라고 하니 가실 분들은 틈틈이 추리문학관의 홈페이지(www.007spyhouse.com)를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부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순 없지요. 바다에 손이라도 한 번 담구어 봐야 한다는 생각에 추리문학관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다는 청사포로 출발! 청사포에서 유명하다는 조개구이와 장어구이를 맛보기 위해 맛집 수빈이네를 찾았습니다. 추리문학관에서 읽었던 으스스한 이야기도 함께 안주 삼아 기울이는 참이슬은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입니다. 


  

청사포에서 걸음으로 15분 정도만 걸으면 송정해수욕장이 나오는데 부산사람들은 해운대보다 이곳을 더 찾는다고 합니다. 해운대보다 아담한데 아직 외지인들이 많이 찾지 않아 조용하고 깨끗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현지주민이 알려준 팁을 믿고 가본 송정의 바다는 정말 너무나 분위기 있고 아늑했습니다. 부산의 김성종추리문학관에서의 추리소설 삼매경에 빠지기도 하고 바로 코 앞의 청사포바다와 송정해수욕장에서 부산의 멋과 맛까지 즐길 수 있는 ‘도서관 데이트’ 참~ 괜찮겠죠?


<김성종추리문학관 정보>


- 휴관일: 1월 1일/구정과 추석 각각 1일

- 이용시간: 1층 09시~19시, 2층/3층 09시~18시

-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 117번 나길 111

- 가는 길: 부산지하철 해운대역 1번 출구 스펀지빌딩 앞두고 우회전하여 50m 직진 10번, 2번(장산역에서 하차할 경우 7번도 있음) 추리문학관 정거장에서 

- 문의: www.007spyhouse.com / 051-743-0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