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2DAY

포항 여행 코스 - 철(Steel)의 우아한 변신 ‘2013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철’ 우아함을 품다. ‘2013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우리는 보통 ‘철’ 하면 감성보다는 이성에 가까운 물질 차갑고 딱딱하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러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확 깨게 하는 특별한 축제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철’ 하면 떠오르는 곳, 바로 포항에서 열린 축제인데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통틀어 딱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한 전시 ‘스틸아트’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기대와 설렘을 안고 포항으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리게 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올해는 포항운하(구 동빈내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포항운하는 남구 형산강 입구에서 북구 송도교 인근 동빈내항까지 1.3㎞ 구간의 소운하입니다. 지난 2일에는 포항운하 통수식이 있었는데요. 2006년부터 추진된 도심재생 프로젝트로 형산강과 동빈내항 사이 40여 년 동안 끊겼던 물길이 되살아났습니다. 아직 공사 중이긴 하지만 강물 속에는 벌써부터 자리잡은 물고기떼들이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축제장에는 송림초등학교 정문 앞 송림교를 기점으로 좌우 약 200여 미터에 걸쳐 스틸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추상조각의 대표작가 문신 님의 작품으로부터 요즘 떠오르는 신예작가들의 톡톡 튀는 작품까지 철로 만든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축제 팸플릿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한 소현우 작가의 「2050 비너스의 탄생」은 우아함과 부드러움의 상징인 비너스의 아름다운 자태를 철로 표현하여 굉장히 새롭고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소년, 소녀와 강아지가 표현된 백윤기 작가의 작품 「여름」과 「나들이」 앞에는 유독 어린이 관람객이 많았는데요. 작품 속 강아지가 금방이라도 꼬리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 것 같았어요. 차가운 철이지만 이렇게 친숙한 소재가 담기니 왠지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전시장에는 색감이 유난히 예쁜 두 작품을 눈에 확 들어오는데요. 가늘고 긴 다리를 가진 말모양의 작품명은 「정지된 말」입니다. 하지만 작품 속 말은 상체비만인 것인지 하체빈약인 것인지는 몰라도 뭔가 불균형해 보이죠? 말은 사실 해부학적으로 아주 빼어난 조형미를 갖추고 있다고 하는데 이 말은 어떤 사연을 담고 있는 걸까요? 그 옆에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최정화 작가의 「플라워 트리」입니다. 해바라기, 쑥부쟁이, 노루귀, 팬지, 장미, 나팔꽃, 안시리움으로 구성된 이 커다란 꽃다발은 행사를 축하하는 부케 같기도 하네요. 



강아지 조각상이 아이들에게 인기 있었다면 40~50대 중년의 관람객들에게는 김택기 작가의 「바이올린 연주자」가 단연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로봇태권V가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을 하고 있지요? 늘 지구를 위해 전투를 벌이던 용감한 우리의 전사 로봇태권V에게 이렇게 감성적인 면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새로웠습니다. 한편 김래환 작가의 「러브쇼핑」, 최정미 작가의 「산책」 등도 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친밀하고 매력 있는 분위기의 작품들이었습니다. 



특별히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문신 작가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기회랍니다. 연결된 원, 타원, 반원의 긴 탑은 「올림픽-화합」이라는 작품으로 굉장히 유명하죠?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하여 제작되었던 작품이에요. 문신 작가의 또 하나의 작품 「하늘을 나는 꽃」은 이번 행사가 끝나도 계속 이곳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포항운하의 상징물이 될 듯합니다. 



이곳에 전시된 30개의 작품은 축제가 끝난 후 포항 곳곳에 놓여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작품들도 이미 포항 이곳 저곳을 전시되어 예술문화도시로서 포항의 도시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지요. 이 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포항은 이런 참신한 조각예술품들이 점점 많아지겠죠? 생활 속에서 늘 예술작품들과 할 수 있는 포항시민들이 급 부러워집니다. ^^ 



포항시민들이 참여한 작품도 있습니다. 「100개의 철가방 배달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전시된 이 작품들은 시민들이 철가방 안에 본인들의 다양한 추억들을 담아 꾸민 것들로 어릴 적 분신처럼 들고 다니던 인형, 초등학생 시절 신던 실내화 등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물건들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답니다. 드럼통을 캔버스 삼아 시민들이 그림을 그린 「드럼통-캠버스가 되다」와 무지개 물고기도 각양각색의 솜씨들로 더욱 풍성한 전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철’만난 죽도시장 과메기~



작품을 감상하며 포항운하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포항의 명소 죽도시장에 갈 수 있습니다. 싱싱한 수산물을 사기 위해 포항 시민뿐 아니라 관광객과 외지인들까지 북적이고 있어서 시장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고등어, 전복, 새우, 갈치, 오징어 등 신선함이 살아 있는 수산물들을 바라보니 입 안에서는 군침을 돌게 됩니다. 특히나 요즘은 포항의 과메기가 제철입니다. 포항까지 왔는데 과메기에 참이슬 한 잔 안 할 수 없습니다.


지난 11월 3일부터 시작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30일까지 작품전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지만 포항의 멋과 맛, 예술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서둘러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축제장 가는 방법> 


▶ 기차 - 포항역(새마을호 또는 무궁화호) 하차 송림초등학교 방면
  택시로 약 3,500원 내외 송림교 앞 하차

▶ 버스 - 포항고속버스터미널 하차 도보 15분 거리 또는 포항시외버스터미널 하차
  택시(요금 5,000원 내외)로 약 15분

▶ 서울에서 포항 가는 가장 빠른 방법: 신경주역에서 포항리무진 이용하기

  서울역(KTX 이용)-신경주역(2시간 10분 소요) 1번 출구-포항 버스터미널(4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