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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크리스마스 데이트코스 1위, 서울N타워엔 특별한 것이 있다!

크리스마스 데이트 코스 1위, 서울N타워(남산타워)를 가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뭔가 특별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시기, 커플이라면 좀 더 특별한 데이트를 꿈꾸는 시기이죠. 그렇다면 과연 커플들은 어떤 데이트를 원할까요? 한 결혼정보회사에 조사한 ‘선호하는 연말 데이트 장소’를 보면 남성은 ‘설원의 스키장’과 ‘예쁜 펜션 여행’을 각각 1위와 2위로 꼽았고, 여성은 ‘야경이 좋은 서울N타워 스카이라운지’와 ‘인기가수의 콘서트’을 꼽았습니다. 세상에나, 달라도 너~~무 다른 결과 아닌가요? 특별한 날, 티격태격 싸우지 않고 낭만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면 활동성보다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성의 선택에 따르는 게 현명하겠지요? 그래서 서울N타워를 사전답사 해봤습니다.

자가용은 No, 명동 거리 데이트부터 시작



특별한 연말 데이트니 근사하게 드라이브로 시작해볼까 계획하고 계신가요? 오우 노~. 서울N타워로 올라가는 순환로는 자가용은 물론 택시의 출입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한 조치인데요. 따라서 순환버스나 케이블카를 이용하거나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는 방법을 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 야경을 보러가는 길의 산책로는 좀 으슥하지요. 남산 가는 다양한 묘미를 느끼기 위해 저희는 ‘케이블카 인, 순환버스 아웃’ 코스를 택했습니다. 그 대망의 여정은 명동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여기서 잠깐, 여성들이 원하는 데이트 3위가 명동의 길거리 데이트였다는 사실, 아시나요? 1석2조의 데이트 효과를 노린다면 조금 일찌감치 나와 명동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지요. 예나 지금이나 명동은 연인들이 꼭 붙어 아기자기한 데이트를 하기 제격인 곳이니까요.

엘리베이터에 케이블카까지, 오르는 재미가 있다



명동 거리를 어느 정도 누볐다면 4번 출구로 나와 큰 사거리가 나올 때까지 직진, 거기서 남산3호터널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쭈욱 걸어가면 경사면에 설치된 정체불명의 레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남산오르미 경사엘리베이터입니다. 수직이 아닌 비스듬히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가 퍽 이색적인데요. 몸을 실으니 천천히 움직이며 서울의 시내를 한눈에 안겨줍니다. 타보면 은근 스릴감이 넘친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남산케이블카 매표소가 나옵니다. 참 편리하죠. 성인 편도는 6천원, 왕복은 8천원이지만 저희는 순환버스의 운치를 즐기기 위해 편도로 2장! 대기실에 있으니 벨소리가 울리고, 드디어 케이블카 탑승이 시작됩니다. 야경을 제대로 보시려면 케이블카 뒤쪽에 자리 잡으시는 게 좋으니 참고하세요. 물론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서서히 저무는 해를 보는 것도 운치 있습니다.

반짝이는 서울의 빛, 너를 위해 준비했어


좀 더 탔으면 좋겠다 싶지만 그리 높지 않은 남산이니 수다 좀 떨다 보면 금방 도착입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남산의 상징 팔각정과 봉수대가 보이는데요. 팔각정 뒤로 우뚝 서있는 서울N타워의 위용.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말하는 두 모습이 묘하게 어우러지면서 멋진 한 컷을 뽑아냅니다. 뒤를 돌아보니 그 사이 해가 완전히 저물어 서울 도심이 점점 빛을 발합니다. ‘저 수많은 빛만큼 너를 사랑해’라는 닭살 멘트, ‘너를 위해 준비한 빛이야’라는 허세 멘트도 이날만은 웃으며 넘어갈 수 있겠지요?

사랑의 자물쇠, 역시 남다른 포스의 원조


남산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사랑 받은 지는 오래겠지만 최근에 더욱 주목 받은 건 ‘사랑의 자물쇠’ 덕분이 아닐까요. 굳이 전망대에 오르지 않더라도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에 오르면 일단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난간의 철 구조물에 빈 구석이 보일 틈 없이 자물쇠들이 달려있기 때문이지요. 여러 데이트코스에서 사랑의 자물쇠를 만나보긴 했지만 역시 원조의 포스는 다릅니다.

특히 최근 트렌드는 휴대전화 젤리케이스에 빽빽한 사연을 적어 함께 걸어두는 것. 도전하고 싶다면 미리 유성펜과 함께 준비해보세요. 그런데 아까부터 눈에 띄던 빨간 우체통, 그 정체는 무엇일까 들여다봤더니 사랑의 자물쇠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사랑의 우체통이었습니다. 사랑으로 사랑을 더하고 싶다면 난간에 잠그지 말고 우체통에 넣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한 가지 주의할 점, 관광객의 조망을 위해 상층부에는 자물쇠를 달지 못하니 최소한의 예의는 꼭 지켜줘야겠죠?

커플 벤치 인증샷은 필수 코스입니다



사랑의 자물쇠 덕인지 커플들의 명소로 떠오른 이곳에는 유독 데이트에 나선 커플이 많습니다(그래서 솔로에게는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돌아가세요.). 그 성원에 부응하듯 커플 우대 벤치도 인상적인데요. 가운데로 경사가 모이는 덕에 앉으면 자연스레 밀착된다는 응큼한(?) 의자입니다. 기념사진을 찍으면 재미있는 추억이 되겠지요. ‘I LOVE YOU’가 한 눈에 들어오는 하트모양 조형물도 연인들의 발길을 잡아둡니다. 연인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여기 다 새겨져 있으니 오늘 한번 기름지게 발음을 굴려볼까요? 거대한 이벤트보다도 소소하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음을 표현하는 것, 그게 데이트의 진정한 묘미니까요.

미리미리 크리스마스, 이곳에서 즐겨요



이맘때쯤이면 어디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빠지지 않죠. 서울N타워에도 화려한 트리가 불을 밝혔습니다. 서울의 야경과 어우러져 더욱 운치를 더하는 이곳에서 흥겨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미리 만나보는 것도 좋겠죠. 여기까지만 둘러봐도 서울의 야경과 낭만을 흠뻑 느낄 수 있는데요. 좀 더 욕심을 내서 서울N타워 전망대까지 올라가도 좋고, 편안하게 맥주 한 잔, 분위기 있게 레스토랑 식사를 즐겨도 좋겠습니다(취향과 주머니 사정을 두루 고려해주세요).

사전답사 커플인 저희는 전망대를 고개 젖혀 올려다만보고 순환버스를 타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으로 향하는 길에 비치는 조명이 예사롭지 않네요. 이런 세심한 조명이라니, 떠나는 길이 더욱 즐겁습니다. 순환버스는 2번, 3번, 5번 총 3대로 명동역, 충무로역, 약수역, 이태원역 등을 지나고 있으니 미리 살펴보고 오르시면 되겠습니다. 구불구불한 순환로를 내려오는 버스, 그 덜컹거림 속 버스 데이트도 참 아기자기한 맛이 있지요. 이렇게 완벽하게 답사를 마쳤으니 연말에는 진짜로 데이트를 해야 할 텐데요. 솔로 여러분도 아직 희망이 있어요. 모두들 분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