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2DAY

늦가을 데이트 코스, 상암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공원 & 하늘공원

아직은 늦가을! 소풍을 떠나자!

하늘에는 단풍이 절반, 땅에는 낙엽이 절반. 이 반반의 황금비율이 샘이나 겨울이 금새 찾아온 것일까요? 올 가을 여행한번 가지 못했다고 발만 동동구르신다면, 걱정하지마세요! 단풍은 물론 억새의 황금빛 물결까지 즐길 수 있는 곳, 거기다 확 트인 서울의 전경과 해질녘 한강의 일몰까지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요. 굳이 큰 맘 먹지 않아도 됩니다. 산책하듯 가볍게 찾을 수 있는 오늘의 데이트 코스는 상암동에 있는 평화의 공원과 하늘공원입니다. 

단풍놀이 놓쳤다면, 멀리 가지 마세요

상암월드컵경기장 맞은편에 위치한 ‘평화의 공원’. 그곳의 11월은 단풍과 낙엽의 조화가 제대로입니다. 어디를 둘러보건 울긋불긋 곱게 물든 가로수길이 이어지고, 그 발자국마다 발 아래서는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장단을 맞추지요. 여기에 풍성한 가을볕과 알싸한 가을바람까지 더해지니 연인의 허리춤을 붙들고 산책하기 그만입니다. 

단풍 구경한다고 싫다는 여자친구를 굳이 산으로 이끌 필요 있나요? 피곤한 남자친구를 졸라 굳이 장거리 단풍놀이를 갈 필요도 없습니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 에서 내리면 ‘땋’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간편한 데이트 코스인가요.

하늘공원 찾아가는 방법 – 대중교통 이용안내


지하철 이용시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와 직진 → 큰 길이 우측으로 멋진 풍력발전기가 있는 하늘공원 → 
횡단보도를 건너면 여기서부터는 평화의 공원 → 그 사이에 있는 육교를 건너신 후 하늘계단을 이용해 오르면 하늘공원!

버스 이용시


낙엽과 뒹굴기, 유치해도 좋아라

하늘공원을 향해 걷는 길, 낙엽이 또르르 길가를 뒹굽니다. 이럴 때 주위가 한적하다면 도전! 
데이트는 자고로 유치함이 15% 정도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어야 화기애애한 법. 설정 샷에 도전하세요. 일단 낙엽을 두 손 가득 쥐고 하늘에 흩뿌려보기. 잃어버린 낭만이 되살아납니다. 장난스럽게 카메라를 향해 강속 투구를 던져도 유쾌한 한 컷이 나온답니다. CF 속 한 장면을 패러디 해 ‘가! 가란 말이야~’를 외친다고 진짜 가버리는 건 아니겠죠? 우리에게 아직 ‘하늘공원’ 데이트도 남아있으니까요. 

난지도의 변신, 살아나줘서 고마워

하늘과 맞닿은 하늘공원은 일반적인 아치형 언덕이 아니라 평평한 모양새가 독특합니다. 많이 알고 있듯 쓰레기매립지에서 탈바꿈한 인공조성 언덕이기 때문이지요. 사실 ‘난지도’는 예부터 난초와 지초가 풍요로워 붙여진 이름이었답니다. 그런데 1978년부터 무려 15년간 서울의 쓰레기매립지 역할을 하며 쓰레기 섬이 되고 말았지요. 1996년부터 복원사업을 추진한 결과 생명의 땅으로 복원되어 2002년부터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이 탄생하게 됐는데요. 생태의 보고에서 쓰레기 섬으로, 다시 생명의 공원으로 탈바꿈한 월드컵공원. 그 탄생과 복원의 과정을 알고 나니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풍광입니다. (고마워요 하늘공원!)

운동화 신고 하늘공원을 올라볼까?

평화의 공원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니 저 멀리 지그재그 계단이 보입니다. 바로 하늘공원! 이 계단을 타고 올라야 보이는 언덕이 바로 하늘공원입니다. 보기에는 멋스러워도 운동과는 담 쌓고 지냈다면 오르는 데 약간의 수고로움이 필요하겠죠?

하늘계단은 무려 291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어요. 그 고비를 넘긴자만이 하늘과 맞닿아 있는 하늘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운동화는 필수! 급하게 오를 필요는 없어요. 동행한 사람과 천천히 오르다보면 어느새 하늘공원에 도착할 수 있답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이곳 하늘계단 입구까지 도보로 약 30분 가량이 소요되었어요. 탐방객 안내소에서 공원 안내 리플렛을 받아들고서 오르기 시작합니다.

해질녘에 출렁이는 은빛 억새 밭의 장관

평평한 하늘공원은 다 오르기 전까지는 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신 정상에 오르면 광활한 풍광이 한 눈에 펼쳐지는 반전이 있지요. (하늘계단을 따라 10분정도 오르면 멋진 반전을 만날 수 있답니다)

이 가을에는 은빛 억새 꽃이 말 그대로 하늘과 닿아있는 장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열심히 계단을 오른 보답을 하듯 일단 정상에 오르면 평평한 길만이 이어집니다. 억새 밭 사이로 난 길을 여유 있게 걸으며 북한산, 남산과 눈을 맞추고, 한강을 내려다보니 정말 하늘 아래 첫 땅에 서 있는 기분을 만끽하게 되지요. 억새는 해넘이가 시작될 때쯤 만나야 그 은빛 반짝임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하니, 시간을 맞춰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하늘도 담고, 사랑도 담고, 바람도 담고~

억새뿐이 아니지요. 하늘공원에는 여러 가지 조형 예술작품이 많이 있어서 일명 <여자친구 사진찍어주기 좋은 장소>로도 꼽히는 곳이죠. 평탄한 하늘공원에서 유일하게 우뚝 솟은 ‘하늘 담는 그릇’에도 발 도장을 꼭 찍어보세요. 

이곳이 바로 하늘공원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이자 발 빠른 연인들이 사랑의 자물쇠를 걸어둔 사랑의 명당이기도 하니까요. 
제법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곳이니 서로 더욱 꼬~옥 껴안고 풍광을 내려다봐도 좋겠습니다. 하늘 담는 그릇에 사랑까지 듬뿍 담아보면서 말이지요. 

바람이 인상적인 하늘공원의 또 다른 상징은 풍력발전기입니다. 적당한 바람은 심박을 빠르게 해 연인에 대한 호감은 높인다고 하는데요. 바람 부는 언덕에 오르면 마음이 들뜨는 것 역시 같은 이치가 아닐까요? 
단풍 구경도 하고, 낙엽도 밟고, 억새 밭의 물결에, 서울이 한눈에 잡히는 전망까지! 이런 데이트코스 또 없습니다. 

오랜만에 걸었던 탓인지 기분도 상쾌하고, 배가 많이 고팠집니다. 비운만큼 채운다라는 말을 오늘 제대로 실감시켜준 하루.
하늘공원을 두 눈에 마음에, 그리고 귀에 담고 마포 근처의 막창 집에서 참이슬 한잔을 기울였습니다.

여러분도 억새 장관이 겨울에 사라지기 전에 하늘공원 한번 찾아보세요. 운동화 신고 가볍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