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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모임은 겨울바다향 나는 조개찜과 참이슬 한잔! 논현동 '48번 골목집'

12월 연말모임은 조개찜과 함께!

 

“겨울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보자. ...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을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 허탈한 마음으로 하늘을 보라.” 푸른하늘의 노래 ‘겨울바다’의 한 소절입니다. 노래 가사처럼 겨울. 이맘때가 되면 왜 이토록 바다가 그리워지는 걸까요? 아마도 한해의 걱정 시름 모두 모아 바다에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이겠지요. 2012년을 후련하게 마무리하고 싶지만 미처 바다에 가지 못하는 송년모임이라면 ‘바다내음’ 나는 곳은 어떨까요? 시시콜콜한 속내를 조개껍질 속에 차곡차곡 쌓아 털어 낼 수 있는 논현역 맛집 ‘48번 골목집’을 찾아보았습니다.

 

바다가 그립다면 조개찜으로!

 

입구에서부터 신선한 조개들이 반기는 ‘48번 골목집’은 조개찜 전문점입니다. 겨울 술자리에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안주라야 마음이 놓이는데요. 탕은 물리고, 볶음은 가볍다 느껴질 때 구원투수처럼 떠오르는 그것이 바로 ‘찜’이지요. 뭉근하게 열을 품은 찜 요리는 바닥을 비울 때까지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는 매력까지 더해지는데요. 해물찜, 아구찜, 갈비찜 등 찜 종류도 각양각색이지만 12월, 바다가 그리운 날들이니만큼 바다내음을 가득 품은 조개찜 전문점 ‘48번 골목집’이라면 번지수를 제대로 찾은 것이지요.

 

화려한 밑반찬이 흥을 돋운다.


조개찜도 먹고 싶고, 겨울의 여왕 굴찜도 먹고 싶다면 고민고민하지 말고 ‘섞어찜’을 시키면 됩니다. 오밀조밀 앉아서 찜을 기다리는 동안 밑반찬이 깔리는데, 범상치 않은 요것이 ‘참이슬’부터 부릅니다. 일단, 얼었던 몸을 녹여주는 뜨끈한 어묵탕 뚝배기가 시린 속을 채워주고, 포장마차의 단골 손님인 짭쪼롬한 번데기가 반갑게 놓입니다(번데기는 젓가락보다는 숟가락으로 떠먹어줘야 더욱 맛나지요).

 

 

인삼보다 낫다고 하는 겨울무의 새콤한 변신, 무생채가 입맛을 돋우고, 해물전문점에 가면 꼭 빠지지 않는 메추리알도 까먹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양념장 수북이 올려진 연두부는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고, 당근과 고구마의 아작아작 씹는 맛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지요. 담백한 일품안주가 허전하다 느껴질 틈도 없이 화려한 찬이 빵빵하게 서포트를 해주니 연말 모임의 흥이 절로 납니다.

 

탱탱한 조갯살, 바다를 품다.

 

노란 양은 냄비와 함께 등장한 섞어찜. 뚜껑을 열어보니 푸짐한 조개와 새우가 한 가득입니다.

 

 

이제 손을 걷어붙이고 껍질을 깔 시간인가요? 아니요. 조금만 기다리면 조갯살 발라내기의 달인이 찾아와 하나하나 보기 좋게 살을 꺼내주신답니다. 차곡차곡 쌓인 조개의 탱탱한 살을 소스에 찍어먹으니 서울 복판이지만 바다에 온 느낌이랄까요. 대합에 소라에 쫄깃함과 부드러움, 무엇보다 신선함이 입안을 행복하게 합니다. 촉촉하게 수분을 품은 조갯살이 입안에서 짭짤한 육즙을 터트리며 바다향을 품을 때, 싱싱한 조개임이 입증되는 것이지요.

 

겨울 굴은 영양도 최고

 

한바탕 조개를 해치운 다음에서야 만날 수 있는 주인공은 바닥에서 입을 앙 다물고 기다리고 있던 석화입니다. 돌에 피는 꽃, 바다의 우유, 별명도 가지각색인 굴. 초보자는 감히 깔 생각도 못하는 굴은 포크를 이용해 틈을 비틀어 주어야 한답니다. 육즙을 그대로 품을 수 있게 한쪽 껍질은 남겨두는 센스까지. 그렇게 공개된 튼실한 속살의 크기는 메추리알과 비교해보니 두 배에 이를 정도로 통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영에서 공수해오는 ‘48번 골목집’의 굴은 크기보다는 닷맛으로 승부한다고 자신하네요. 어떤 조개보다 바다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 굴, 역시나 바다를 부릅니다.

 


특히 겨울 굴은 영양으로도 최고로 쳐주지요. 5월~8월까지는 산란기로 맛도 쓰고 금방 상해 먹지 않는 게 좋지만, 산란기를 끝낸 가을부터는 살이 오르기 시작해 겨울에 가장 탱탱해집니다. 지방과 글리코겐을 저장해두기 때문으로 지금부터가 제대로 된 굴을 먹을 수 있는 시기이지요.

 

시원한 칼국수, 면발이 끝내줘요

 

섞어찜의 대미는 칼국수에 있습니다. 말간 국물에 깔끔하게 끓여 나온 칼국수는 일단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데요. 면을 만나는 순간, 아련한 추억에 젖게 됩니다. 가계로 뽑은 면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반죽을 밀어 칼로 곱게 썰어 만든,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칼국수 면발이기 때문입니다. ‘꼬깃꼬깃’한 정겨운 면발에 쫄깃함만은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손칼국수 한 그릇. 소소한 면발의 차이지만 융숭히 대접받는 느낌이라 마무리까지 따뜻해집니다. 12월, 속뿐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48번 골목집’을 만나 참 훈훈했습니다.




 

48번 골목집
☏ 02-541-6066
◆ 서울 강남구 논현동 48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