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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2DAY

어린왕자, 어른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된 사랑, 그 방법

어른들을 위한 동화, 어린 왕자


얼마 전 친구와 모래사장에 앉아 온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며 식어가는 태양을 바라본 적이 있었습니다. ‘서른 즈음’보다 ‘마흔 즈음’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컵라면에 소주 일병씩 빨대 꽂아 마신 우리는 노을보다 더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지요.

어른이 되고 보니 어릴 때의 보고 들었던 경험들이 그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어린 왕자와 연애 상담


그때 마침 새내기 대학생 같은 어린 남녀가 두 손을 꼬옥 잡고 해변을 걷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문득, ‘나도 저런 때가 있었겠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여자 친구의 손을 잡으며 손바닥에 흐르는 땀이 민망하면서도 빼지 않고 잡고 있던 축축한 손이 떠올랐지요. 걸으면서도 상대의 심장박동까지 느낄 만큼 섬세한 느낌은 시간이 흐르면서 작아졌습니다. 그 떨리던 순수한 마음에서 오래 전 만났던 어린 왕자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기적이야.

-[어린왕자] 본문 中에서-

나는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순수함을 너무 쉽게, 금방 잊어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체에서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꿀벅지녀, 베이글녀 등등의 듣기에도 민망한 요즘 대세(?)인 그녀들의 기사를 보고 있자면 이런 순수함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은 시대에 뒤떨어진, 순수해서 오히려 바보 같다는 놀림 아닌 놀림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집중된 요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사랑을 통해 진정 행복할까요? 우리가 가졌던 첫사랑의 순수함을 오래 지켜나갈 수는 없겠지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대하는 사람의 사랑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어린 왕자에게 다시 사랑을 배우다



나는 이 책을 그 어른의 어린 시절에 바치고 싶다. 어른들도 누구나 한때는 어린이였으니까
그걸 기억하는 어른은 아주 드물지만……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서문 中에서-


생텍쥐페리는 순수한 어린 왕자의 눈을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풍부한 상상력을 보여줍니다. 그 중 사랑과 관련된 것만 가지고 이야기해도 소주 두세 병은 비울 만큼 이야깃거리가 나옵니다.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일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뒤쳐지면 안 된다는 강박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른들도 누구나 한때는 학생이었고, 아이였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욱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린 왕자는 우리에게 이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하는 책입니다. 어린 시절 읽었을 때는 막연하게 이해되던 내용들 하나하나가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여우와 장미, 바오밥나무, 보아 뱀 등이 주는 상징과 은유의 메시지를 다시 발견하는 감동을 줍니다.


“여기 있는 꽃은 그 어느 것도 내 꽃과 같지 않아. 내 꽃은 오만하고 또 경박해. 때로는 너무 잘난 체하기도 하지. 그렇지만 바로 그런 결점 때문에 내 꽃은 오히려 나에게 소중해진 거야.”

-[어린왕자] 본문 中에서-



어린 왕자는 여우를 통해 장미를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배웁니다. 장미에게 물을 주고, 덮개를 씌워주고, 벌레를 잡아주며 불평과 허풍, 침묵까지도 들어주는 배려와 희생의 과정을 통해 사랑을 가꿔갑니다. 서로에게 유일한 의미를 부여하고, 서로 길들이며, 길들인 것에 책임을 지고 사랑합니다. 떨어져서 본 자신의 장미가 아주 특별한 존재라는 걸 우리는 이제 알아갈 것입니다. 어린 왕자는 지구에 떨어진 지 꼭 1년이 되는 날, 두고 온 장미를 책임지기 위해 B612호 별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지요. 우리에겐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건 그런 거야




사람은 늘 '어떤 배우자를 만나게 될까'에 대해 고심하지만, 오히려 '나는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인가'가 훨씬 중요한 문제에요. 누군가 추한 사랑을 하고 있다면 그가 추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복잡한 사랑을 하고 있다면 그가 엉켜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오소희 '사랑바보' 中에서-

사랑은 더 쉽고 흔해졌지만 어린 왕자처럼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사랑을 하기는 더 어려운 세상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그가, 그녀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세시부터 행복해질 당신에게, 네 시가 되면 너무 흥분해서 안절부절못하게 될 당신에게 어린 왕자가 속삭입니다.

 
지금 사랑하고 있다면, 어린왕자에게 연애상담을 청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