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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성북동에서 만나는 시골 할머니집, 두메산골


“내일부터 3일 동안 장마가 이어지겠습니다!”

올 여름 휴가는 강원도 속초로 떠나려 했는데, 폭우가 쏟아진다는 일기예보에 우리가족은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엄마) 여보, 운전은 당신이 하니까 당신이 결정해.” 
“(막내딸) 아빠, 그냥 가면 안돼? 나 블루 캐니언 가고 싶단 말이야!! (흥)”

 
아빠는 폭우가 쏟아진다는 일기예보가 내심 반가운 눈치였습니다. 배시시~ 펑퍼짐한 웃음을 얼굴 가득 지어 보이시며,

“(아빠) 폭우가 쏟아진다잖아~ 그냥 올 휴가는 가까운 데서 즐겁고 맛나게 보내자~!”
“(큰딸) 그럼 강원도로 휴가가면 맛집도 가기로 했는데 못 가게 됐으니까, 대신 강원도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에 갔으면 해!”


“(아빠 왈) 그래?? 그렇다면 아빠가 진짜 유명한 강원도 토속 음식점 아는데, 거기 갈까?”
“(딸들 왈) 정말?? 그래 당장 지금 가자가자가자~ 무브무브!!

그렇게 아빠의 한 마디만 믿고 찾아간 성북구에 자리한 두메산골! 가게 입구에 큼직하게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며, 저희 가족은 벌써부터 맛있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버렸습니다.

 
두메산골로 들어가는 입구의 모습입니다. 막내 동생이 사진 찍어 달라면서 얼굴을 다 가리길래, “사진 찍어 달라면서 얼굴은 왜 다 가려??” 라고 물으니, 혀를 끌끌 차며 동생이 대답하더군요. “언니 이게 요새 트렌든거 몰라??” (아오, 저걸 콱 그냥^ ^;)

입구에 들어서니 이곳은 음식점이라기보단 운치 있는 한옥집에 온 듯 했어요. 마치 시골 할머니 집을 찾은 것처럼 너무 정겨운 풍경들이 펼쳐져 있었죠. 지붕 사이사이로 쏟아지는 눈부신 햇빛 또한 저희 가족을 아주 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았답니다. 

 
이 집만의 특별한 음식이 너무 많아서 메뉴를 고르는데 꽤 오랜 시간을 할애했지만 쉬이 결론이 나질 않았습니다. 제 각기 먹고 싶은 게 다 달랐기 때문이죠. 결국 소문난 우리 가족 먹성(?) 하나만을 믿고, 음식이 남든 말든 먹고 싶은 걸 다 시켜보기로 했습니다 (So~CooL!). ‘보쌈’, ‘들깨 도토리 수제비’, ‘감자 보리밥’ 마지막으로 ‘서리태 콩국수’까지!

 
길고 길었던 주문을 끝내자마자 알록달록 맛깔스런 반찬들이 나왔습니다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마늘쫑무말랭이무침, 부추전, 취나물무침, 어묵돼지고기탕수육.) 저는 저 중에서 특히 마늘쫑 무침이 새콤달콤하니 제 입맛에 딱이더라고요.

 
뒤이어 나온 두메산골 표 ‘보쌈’입니다. 이게 작년 10월 한국음식대전에서 명태식혜, 가자미식혜와 함께 출품하여 대회장상을 수상함으로써 그 맛을 입증하기도 한 메뉴인데요. 일반 보쌈과 다른 점을 꼽자면, 쫄깃쫄깃하면서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보쌈고기는 물론 ‘명태회’가 나온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음식들을 맛보기 위해 저희처럼 멀리서 이곳을 찾은 손님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먹는 데에 급급했던 나머지 ‘명태회’에 맞춰져야 했던 포커스가 뒤로 빠져 버렸군요^ ^;
새콤달콤한 고추장 소스에 잘 버무려진 통통한 명태회를 상추쌈에 싸서 한 입에 쏙쏙- 진짜 끝내주는 맛이었습니다!

 
뒤이어 이 집에 별미 중 별미라는 ‘들깨 도토리 수제비’가 항아리처럼 생긴 그릇에 담겨 나왔습니다. 들깨가 아낌없이 들어간 수제비를 보고 있자니, 먹기도 전에 피부가 좋아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

 
이것은 ‘들깨 도토리 수제비’를 시키면 함께 나오는 ‘콩나물 밥’입니다. 주 메뉴가 아니라 서브로 함께 나오는 메뉴라 보이는 그대로 특별한 맛은 아니었어요.

 
각자 그릇에 덜고 얼른 한 숟가락을 떠먹었습니다. 고소하고 진한 들깨 향이 입 안 가득히 퍼지고, 소곡소곡 씹히는 도토리 수제비의 맛은 감동 그 자체였답니다. 개인적으로 들깨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제겐 10점 만점에 100점 주기도 섭섭할 지경!

 


지금은 ‘감자 보리밥’ 타임! 콩나물, 버섯, 고사리, 취나물, 무채, 호박 등 갖가지 나물과 삶은 감자와 보리밥에 ‘비빔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끝!


이렇게 말이죠^ ^

 
사진에 보이는 이 비빔장 맛이 어떨 것 같으세요? 짤 것 같나요? 하지만 절대~ 절대~ 자극적인 맛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매우 고소한 맛이었어요. 먹어도 또 먹고도 자꾸만 먹고 싶은 그야말로 ‘밥도둑’이었죠. 저희 가족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이 비빔장! 더 이상 비벼먹을 밥이 없을 때에도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오물오물 비빔장만 떠 먹었을 만큼 매력적인 맛이었답니다!

 
오늘의 마지막 메뉴는 ‘서리태 콩국수’입니다. 콩국수하면 하얀 국수가 나오는 게 일반적인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칡냉면 국수가 나오더라고요. 쫄깃쫄깃한 면발에 고소한 검정콩으로 만들었다는 게 참 색달랐는데요. 맛은 일반 콩국수와는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일반 콩국수보다는 건강에 더 좋을 것만은 확실해 보이더라고요. ^^ 오늘 점심으로 어떠세요? 저녁으로도 든든한 메뉴들입니다.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Stay Cool~~


[오시는길] 성북소방서 뒷 편에 위치한 한옥집으로 가게 앞에는 성북천이 흐르고 있답니다.

자세한 사항은 두메산골 홈페이지 www.dumesangol.net 으로 접속하시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