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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부산맛집] 부산은 밀면!! 해육식당 개금밀면

부산을 다녀왔다고 하면 주변에서 꼭 묻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밀면과 돼지국밥은 먹고 왔니?' 하는 것인데요. 서울에서는 밀면을 파는 곳이 많지 않은데다가 소문나게 잘하는 집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비투지기가 부산 가면 꼭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밀면’을 먹는 일이죠.
부산광역시 개금역 1번 출구

부산광역시 개금역 1번 출구

부산에는 밀면을 파는 집을 정말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 유명한 밀면이라고 하면 가야밀면과 개금밀면을 손꼽습니다. 또 국제밀면, 초량밀면, 동래밀면, 사철민면, 가온밀면 등의 밀면 가게도 잘 알려졌다고 합니다. 이전에 가야밀면도 꽤 맛있게 먹었지만, 개금역 근처에 있는 개금밀면이 자꾸 생각이 나더군요.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개금역으로 출발, 달려라 달려!!

개금골목시장 앞

개금역 1번 출구에서 50m가량 직진하여 가다 보면, 오른쪽에 개금골목시장이 나옵니다. 맛있는 도넛을 파는 포장마차를 지나 개금골목시장 앞에서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개금밀면을 파는 해육식당이 보입니다. (골목 입구에 크게 ‘개금밀면’이라고 쓴 배너가 걸려 있으니 쉽게 발견하실 수 있어요)
원조 개금밀면이라고 쓴 해육식당 간판이 보이시죠? 이름은 본래 해육식당이지만, 그보다는 ‘개금밀면’으로 더 잘 알려졌습니다. 가게 앞에 작은 천막이 보이는데요. 기다리는 사람들이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한 배려입니다. 시장 안에 있는 작은 가게처럼 보이지만 햇빛을 피해 기다릴 정도로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식당에 대한 소개는 잠시 뒤로 미루고 일단 개금밀면을 먹은 이야기부터 들려 드릴게요. 식당 안에는 테이블석과 방석이 있는데요. 좁을 것 같은 입구에 비해 좌석 수는 제법 많은 편입니다. 저희는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는 자리로 안내받았습니다. 앉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테이블의 식초입니다. 식초 구멍에 혹시라도 뭐가 들어갈까봐 일일이 컵을 뚜껑 삼아 씌워 두었습니다. 그것도 행여 누가 마실까봐 큰 글씨로 ‘식초’라고 쓰고 ‘마시지 마세요’라는 문구까지 적어 놓은 게 상당히 정감이 갑니다. 
밀면도 냉면처럼 비빔과 물 두 종류가 있습니다. 흔히 ‘밀면’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물 밀면을 더 떠올립니다. 비투지기는 친구들과 와서 쭉 물 밀면만 먹어 봤는데요. 이번에 처음으로 비빔밀면도 주문해 봤습니다.

크기는 보통과 곱빼기가 있고 곱빼기가 보통보다 1,000원 더 비쌉니다. 이번에 못 먹으면 또 언제 먹나 싶어 둘 다 곱배기로 주문했죠. 음식은 굉장히 빨리 나오는 편입니다. 해육식당에는 오직 밀면만 판매합니다. 잘 되는 식당은 메뉴가 적다는 법칙대로 보통 냉면집에서 함께 파는 만두나 떡국 이런 건 없습니다. 그냥 밀면만 먹을 수 있죠. 하지만,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온답니다.
밀면은 면을 밀가루와 고구마 전분을 넣어 만든 것입니다. 부산의 향토 음식 밀면이 만들어지게 된 것에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요. 한국 전쟁 때 이북에서 온 피난민들이 부산에서 만들었다는 것과 함흥출신 모녀가 부산에서 냉면집을 열면서 탄생했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원래 냉면을 만들 때 ‘메밀’을 주로 쓰는데요. 남부지방에서는 메밀을 구하기 어려웠고, 또 인기가 많지 않아 밀가루를 이용하여 냉면을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기에는 국수에 고명과 양념을 얹어 육수를 부은 간단한 음식이지만, 양념과 육수를 만드는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재료가 들어갑니다. 얼마 전 TV에서 맛집 탐방을 하면서 한 밀면 식당을 소개하는 것을 본 적 있는데요. 육수만 우리는데도 한약재, 소뼈, 돼지뼈, 과일, 파 등 여러 가지를 넣습니다. ‘어쩐지 간단하게 이런 맛이 그냥 나올 것 같지 않더라’하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기억이 납니다.
밀면을 소개하다 보니 글이 너무 길었네요. 그래서 대체 맛이 어땠느냐고요? 밀면을 먹을 때는 옆에서 자꾸 말을 시키면 안 됩니다. 면발이 부드럽고 쫄깃쫄깃한게 맛있어서 젓가락을 한번 잡으면 놓기 힘듭니다. 처음 밀면을 먹으러 왔을 때 친구들과 자리에 앉자 서로 말 한마디 없이 정신없이 먹은 기억이 나네요. 먹으면서 촬영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비어투데이에 오시는 분들께 맛있는 밀면을 소개해야 한다는 투철한 소명의식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곱빼기를 주문해 정말 다행이었어요)
면발도 맛있지만 육수 맛이 상당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짜지도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밍밍하지도 않은 이 국물에는 깊은맛이 감돌아 구미를 계속 당깁니다. 냉면은 얼음이 동동 떠야 맛있지만, 밀면은 그냥 적당히 차가운 것이 오히려 맛을 더 잘 살리는 것 같더군요. 
비빔 밀면도 훌륭합니다. 아예 이렇게 다 비벼져 나오는데요. 고명은 물밀면과 같은 것으로 오이와 계란 반개, 닭고기 살을 찢은 것과 양념한 가오리살이 올라옵니다. 서빙하는 분이 살짝 뭘 흘리셔서 미안하다며 고명을 추가로 더 주셨는데 이것만 그냥 집어 먹어도 참 맛있더군요. 특히 양념한 가오리는 달콤한 게 양념치킨 비슷한 맛이 납니다.

추가로 더 주신 고명

비빔 밀면은 보기에는 굉장히 빨갛지만, 많이 맵지는 않아요. 적당히 단맛이 돌면서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이 쫄깃하고 부드러운 면과 함께 입안에 착 감깁니다. 비빔 밀면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되면 어느 걸 주문할지 고민 좀 할 것 같습니다. (물 밀면을 먹긴 먹어야겠는데...비빔을 안 먹고 가는 것도 찜찜하고...물론 친구와 둘이 와서 사이좋게 나눠 먹으면 되죠 ^.^)
이전에 겨울에 방문했을 때는 따뜻한 육수를 한 잔 주셨던 것 같은데, 여름이라 그런지 더운 육수는 따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비빔 밀면에는 얼음을 동동 띄운 찬 육수가 나옵니다. 밀면을 먹다가 넣어 마시라는 뜻인가봅니다.
컵에 담긴 육수를 부은 사진입니다. 비빔을 먹다가 물밀면으로 즐기고 싶을 때 좋은 방법이겠죠?
밀면을 먹는 데는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어찌나 사람들이 많던지...먹고 나오는데도 이미 사람들이 입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실내에는 여느 맛집들이 그러하듯, 왔다간 스타들의 사인지가 다닥다닥 붙여져 있었습니다.

윗 사진의 오른쪽은 신발장인데요.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이렇게 커튼을 달은 신발장을 두었더군요. 식초병 뚜껑도 그렇고 위생을 위해 신경을 꽤 쓴다는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가격은 작은 것이 4,000원이고 큰것이 5,000원입니다. 작은 사이즈를 시키면 보통 냉면 수준으로 나옵니다. '가격동결'이라는 문구는 여기저기 다 써 붙여져 있는데요. 손글씨가 상당히 정감있더군요. 서울에도 이런 밀면 식당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 부산에 가실 예정이라면 밀면 한 그릇 드시고 돌아오세요.

상호 : 해육식당 (개금밀면)
전화 : 051-882-3488
주소 : 부산시 부산진구 개금동 171-34
위치소개 : 개금역 1번 출구에서 직진하여 개금골목시장 방향으로 우회전, 시장 입구에서 좌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