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2DAY

[부산 뚜벅이 여행 2탄] 부평동 깡통시장, 국제시장



부산 뚜벅이 여행 추천 코스!


보수동 책방골목 투어를 마쳤다면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부평동 깡통시장이다. 보수동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장소로는 국제시장과 부평동 시장이 있는데 국제시장과 부평동 시장을 구분한다는 건 사실상 무의미하지만 부평동 시장은 일제강점기 20인 이상의 사업자가 한 장소에서 상행위를 하는 전국 최초의 공설시장이었다. 


초기에는 부산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위한 생필품이 거래되는 유일한 시장이었으나 이후엔 외제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구역, 일명 깡통시장이 더욱 명성을 띠게 되었다 최근 야시장이 개설되어 부산의 야간명물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나래를 펼치고 있는 없는 것 빼고는 모두 구할 수 있다는 부평동 깡통시장으로 두 번째 여행을 떠나본다



과거 깡통시장에서 가장 각광 받은 물건들은 다른 곳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양담배와 양주가 주류였지만 지금은 빈티지한 소품들이나 생활용품 그리고 일본 과자 등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구경을 하면서 단돈 천원이면 거머쥘 수 있는 과자는 일단 무조건 한 봉지 사고 볼 일이다.



그리고 깡통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발디딜 틈도 없는 시장 속에서 활기를 더하는 두 청년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이 바로 이곳에서 유명한 깡통시장바리스타다. 훈훈한 외모에 넘치는 재치까지 겸비해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으면 음료를 건네주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유쾌하게 가게를 운영하는데 즉석에서 만들어 주는 신선한 레몬에이드의 시큼함이 좋으니 한잔 마셔도 좋다.



깡통 시장 – 할매유부동

먹거리 가득한 깡통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깡통시장 할매유부동이다. 내국인을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가세해 시장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곳으로 유부주머니를 대중화시킨 시발점이라도 과언이 아니니 꼭 들러서 유부동 한 그릇(\3,800)에 이곳만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 깡통시장을 제대로 여행하는 법이다. 



유부동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했으면 이제 다시 사람이 북적거리는 깡통시장을 구경하는 일만 남은 셈인데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을 땐 깡통시장 구경 후 다시 돌아와 구매할 생각은 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즉시 구매를 하는 게 좋다. 다시 돌아오려고 했다가 복잡한 시장 구조에 두 번 다시 가게를 찾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정도면 대략적으로 깡통시장의 맛과 멋을 즐겼을 테니 다음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건너편으로 넘어가 국제시장을 둘러본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거인통닭에서 저녁을 겸해 치맥 한잔으로 하루의 여행을 마감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 국제시장

부평동 깡통시장시장과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국제시장! 같은 시장이고 위치도 가깝지만 깡통시장과는 조금은 다른 매력이 넘치는 곳으로 텃밭에서 막 따오신 채소를 파는 할머니와 가을이면 멋진 스카프를 찾아 다니는 할머니도 만날 수 있고 시간만 넉넉하다면 목욕탕 의자에 앉아 구제 옷을 뒤집어 가며 최저가 쇼핑을 즐기는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곳이 국제시장이다.



전자제품부터 주방용품, 각종 인테리어 소품 등을 비롯해서 없는 물건이 없는 곳이 국제시장이지만 한때 부산 패션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던 의류상점들이 많아 본인이 원하는 어떤 스타일도 이곳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 평소 자신의 스타일을 잠시 벗어 버리고 부산 스타일로 변신을 꾀할 수도 있으니 원한다면 쇼핑에 잠시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즐기는 아이쇼핑도 빼놓을 수 없지만 국제시장의 백미는 바로 다양한 먹거리! 이곳을 방문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 또한 이런 즐거움일 것이다. 국제시장 골목을 따라 즐비한 간이포차에서는 튀김과 파전, 오뎅, 오징어무침, 김밥 등의 맛있는 먹거리를 파는데 언제 방문해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 때로는 자리를 잡기가 힘들 정도이다.



이외에도 겨울에는 연기가 솔솔 피어나는 단팥죽을, 여름에는 어릴 적 먹던 그 느낌 그대로의 팥빙수를 내어주는 단팥죽 골목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소 중의 명소이니 절대 빠트려서는 안 된다.



그럼 이 많은 먹거리들 중에서 무엇을 먹는 게 좋을까? 물론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을 하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저녁으로 거인통닭에서 제대로 된 치맥을 즐긴다고 가정해두고 불티나 호떡과 부산에만 있다는 떡오뎅을 추천한다 


지금은 씨앗호떡이 부산의 호떡을 대표하지만 과거엔 ‘21세기 불티나 호떡’이 부산호떡의 대명사였다. 마가린을 통으로 녹여낸 기름에 태우듯이 튀겨낸 어두운 색깔의 호떡 한입에 오가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했던 호떡명소. 지금은 씨앗호떡의 여파로 그 형태가 다소 변형되어 예전의 불티나 호떡과 씨앗호떡의 중간형태를 취한 모습으로 변형되었지만 꼭 먹어봐야 할 국제시장에서 빼놓지 말고 먹어봐야 할 맛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호떡1개: 천원, 오뎅1개: 5백원)



두 번째로 추천하는 시장의 맛은 바로 부산에만 있다는 떡오뎅(어묵이 표준말이겠지만 왠지 부산에서는 오뎅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관계로 오뎅이라는 표현을 사용해본다.)



이승기가 방문하기 전에도, 방문한 후에도 여전히 인기가 많아 늘 발디딜 틈 없이 바쁜 곳으로 사람들이 오가는 입구에서 먹기가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국제시장에서 이곳의 떡오뎅을 하나 먹어보지 않고 간다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떡오뎅1개 800원)



떡오뎅 뿐만 아니라 부산은 다양한 오뎅의 고향이니 선택의 폭은 매우 넓다. 단, 엄청난 양의 거인통닭을 저녁으로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오뎅 먹는 양은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이제 국제시장의 맛과 골목을 둘러보았으니 다시 부평동 시장으로 돌아가서 거인통닭을 먹고 깡통야시장 구경으로 부산중구 투어를 마무리 하는 게 좋다. 저녁을 먹기 위해 부평동 시장으로 넘어갈 때쯤이면 국제시장의 골목으로 스미는 역광이 참 좋은 시간이다. 잊지 말고 기념사진 한 장씩 남겨보는 것도 이곳에서 깨알 재미이다.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면 국제시장과 부평동 깡통시장을 구분하는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부산 산복도로의 풍경! 부산에선 흔하디 흔한 풍경이지만 부산만의 특색이 담긴 풍경이니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깡통시장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부평동 재래시장을 걷다 보면 구수한 냄새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곱창거리도 있고 시장 곳곳에서 사람들이 즐기는 비빔당면부터 부산어묵, 그리고 순대를 막장에 찍어먹는 독특한 순대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걸 다 먹을 수 없는 게 슬프지만 다음 방문을 위해 꼼꼼히 봐두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이렇게 각종 먹거리를 구경하면서 부평동 깡통시장 입구까지 올라오면 그곳에 부산통닭의 제왕 거인통닭이 있다. 부산2대 통닭이라는 오복통닭과 더불어 가장 큰 인기를 끄는 통닭이지만 오복통닭은 부평동보다 토성동 본점이 더 맛있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이곳의 거인통닭이 단연 최고의 닭집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치킨양념 반반(1.6만원) 메뉴를 시키면 두 마리 같은 한 마리를 맛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는 거인통닭은 부산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부평동의 필수 맛집이다.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시작해서 부평동 깡통시장을 지나 국제시장으로 이어졌다가 다시 부평동 시장으로 돌아와서 치킨과 하이트 맥주로 마무리한 부산 뚜벅이 여행! 이 투어가 끝날 때쯤이면 배가 터질듯한 고통에 시달릴지도 모르나 그 고통은 부평깡통 야시장을 즐기면서 치킨에 하이트 맥주로 달래면 되니 분명 나쁘지 않은 여행이 될 것이다.



먹방에 자신 있는 여행자라면 부평 깡통야시장 투어 후 시장 통에서 즐기는 구수한 돼지국밥 한 그릇에 참이슬 한 잔을 반주로 추가해도 좋다. 물론 다 먹을 수 있다면 말이다!


부산역에서 여행을 시작하는 분들은 지리적 특성상 부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보수동 책방골목부터 부평동 깡통시장 그리고 국제시장 순으로 여행하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