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역 지하 1층이 데이트코스라고?
“우리 주말에 영화나 볼까?” 저 한 마디에 고민이 깊어지곤 하죠~ 그 이유는 “영화나 보자” 라는 말은 영화만 보자는 말은 아닐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카페에서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풀코스 데이트의 예고편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날씨가 좋아 나들이 데이트를 많이 했더니 유독 지출이 많았던 5월! 풀코스 데이트가 조금 부담스러우시진 않으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만원으로 즐기는 저렴 데이트 2탄! 충무로 데이트 코스’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교통카드를 들고 도착한 곳은 3, 4호선 충무로역. 미국 영화의 산실이 ‘할리우드’라면 한국 영화의
산실은 ‘충무로’가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막상 충무로역에 도착하니 아무런 스멜이 나지 않더군요.
그렇다고 실망은 이르죠! 오늘의 진짜 목적지는 충무로역 지하 1층이니까요~ 발걸음도 가볍게 지하 1층에 도착했는데, 영화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지하철 탑승을 위한 개찰구가 보이네요! 마음을 가다듬고 자세히 살펴보니 개찰구 너머 ‘오!재미동’이라는 네 글자가 보이네요~! 드디어 오늘 특급 데이트 장소 발견! 개찰구 앞에서 당황하지 말고 역무원(혹은 인터폰으로)에게 ‘오!재미동’에 간다고 하면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도 개찰구 통과가 가능하답니다! 이점 참고해주세요!
‘오!재미동’, DVD 2,000개를 무료로 본다!
개찰구 통과 후 통로를 걷다 보면 반갑게도 ‘오!재미동’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만날 수 있어요. 충무로영상센터 ‘오!재미동’은 서울시가 조성한 문화공간이네요. 다양한 책과 DVD를 즐길 수 있는 ‘아카이브’, 긴 통로에 마련된 ‘갤러리’, 다양성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소규모 영화관’, 영상편집실과 영상장비 대여가 한 자리에 모여 있어요. 더욱 반가운건 이 모두 무료라는 사실!! 왜 이토록 성스러운 곳을 지금에야 알게 된 걸까요~~
부푼 기대감으로 ‘아카이브’부터 고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입구에서부터 압도하는 엄청난 DVD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실속 영화데이트로 이곳만한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보유한 DVD는 무려 2000여 장! 무료 시설이라고 해서 철 지난 옛 영화만 있다고 생각하면 완전 오해에요~! 보고 싶었지만 개봉을 놓쳤던 최신 영화들이 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네요~!
이용방법은 간단해요! 일단 ‘오!재미동’ 홈페이지(www.ohzemidong.co.kr)에서 회원가입(현장에서도 가능)을 한 다음 현장에서 DVD 관람을 신청하면 됩니다. ID 1개당 하루 1편의 영화를 볼 수 있어요. 룸은 5개가 마련되어 있고, 최대 2명까지 관람이 가능하니 커플들끼리 오붓하게 데이트할 수 있겠죠~! 스크린이 아니라 모니터라는 게 살짝 아쉽지만 개봉 당시 놓쳤던 영화! 추억 속 옛 영화를 손 꼭 붙잡고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대학생 분들은 영화를 봐야 하는 과제가 있다면 이곳에서 무료로 찾아봐도 될 것 같네요!
영화 관련 도서도, 문화 정보도 빵빵!
평일 3시쯤 찾았는데도 DVD 관람석은 자리가 꽉 찼네요! 하지만 대기를 걸어놓고 기다려봅니다. 멀뚱멀뚱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일단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면 빼곡한 책장이 나옵니다. 지하철에 있는 무료 책방에 실망이 컸던 저로서는 큰 기대를 품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 영상센터인 만큼 예술과 대중문화, 영화관련, 영화원작, 영화 원작웹툰 등 호기심이 당기는 책이 가득해요! 가격이 부담되어 사보지 못했던 ‘설국열차’의 원작 만화를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요거 한 권이면 1시간이 후딱 지날 것 같아요!
여기서 끝이 아니랍니다~! 스캐너까지 갖춰진 PC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요! 시도 때도 없이 ‘배터리가 부족합니다’ 라고 보채는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도 있어요! 물론 통화는 아카이브 밖에서 하는 센스~! 아, 그리고 일반적으로 소식을 잘 접할 수 없는 영화,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대안문화 소식이 담긴 리플릿이 한곳에 모여 있어 알짜 정보도 얻을 수 있네요. 제가 눈 여겨 본 알토란같은 소식은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19회 인권영화제’에요. 이 역시 무료 상영이라고 하니 또 한번 ‘만원 특급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갤러리에 극장 영화까지, 이 역시 무료!
아카이브를 나오면 ‘지하철 긴 통로에서 만나는 환기구 같은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갤러리가 있어요. 전시장이 아담하죠~ 전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요. ‘갤러리’ 하면 좀 부담스럽기도 한데 편하게 둘러볼 수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개성있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인 것 같네요!
갤러리를 지나면 이번에는 진짜 극장이 나와요. 소규모 상영관으로 ‘이 달의 영화’로 선정된 작품을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상영하네요. 5월의 영화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5.16), ‘인사이드 르윈’(5.23), ‘천주정’(5.30) 세 작품. 비투지기는 3월 개봉이었지만 상영관이 몇 없어 놓쳤던 지아 장 커 감독의 ‘천주정’을 꼭 사수하려고요! 금요일마다 상영하니 영화와 함께하는 불금도 좋겠죠. 사실 나름 ‘영화 데이트’인데 너무 오픈 된 DVD룸이 좀 마음에 걸렸거든요~!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해 ‘이 달의 상영’ 영화로 좀 더 분위기를 내보는건 어떠세요~?
<오!재미동>
위치 : 충무로역 지하1층(개찰구 안쪽에 있으니 전철 이용과 무관하게 이용 가능)
운영시간 : 월~토 11시~20시.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홈페이지 : www.ohzemidong.co.kr
전화 : 02-777-0421
6000원 낙지떡볶이, 맛도 가격도 착하다~!
무료 영화로 현재까지 쓴 데이트 비용 0원! 이제 밥 먹으러 가야죠~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하고 가격도 저렴한 맛집 탐방에 나서보겠습니다! 충무로역은 동국대학교와 가까워 대학 앞의 오래된 숨은 맛집이 많아요. 그 중에서도 ‘동국대생이 모르면 간첩’이라고 불리는 ‘다시 열린 하얀집’이 오늘 특급 데이트 추천 맛 집입니다~!
대한극장에서 2~3분이면 닿는 ‘다시 열린 하얀집’! 소박한 입구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연륜이 느껴지는 소박한 공간이 나옵니다. 그리고 시선을 사로잡는 그것! 바로 메뉴판이에요. 대부분이 1만원을 넘지 않는 착한 가격! 역시 소문대로네요~
가장 비싼 메뉴가 소면사리낙지볶음으로 13000원이네요. 하지만 우리는 같은 낙지이지만 6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을 자랑하는 낙지떡볶이를 주문했습니다~! 매콤한 떡볶이에 곁들일 참이슬도 대령이요~! 가격이 저렴하니 내친김에 닭똥집까지 주문했어요~! 안주발을 세워도 구박 박지 않을 곳이네요! 떡볶이의 마무리는 볶음밥으로 해줘야죠! 2명이서 가면 낙지떡볶이(6000원)에 볶음밥 1인분(3000원), 참이슬이나 드라이d(각 4000원)을 곁들이면 완벽한 저렴이 궁합입니다~!
<다시 열린 하얀집>
위치 : 서울 중구 서애로 12-20
메뉴 : 낙지떡볶이 6천원, 닭똥집 6천원, 뼈없는닭발 7천원, 곱창볶음 8천원
영업시간 : 오후 4시부터 새벽 5시
낭만 가득 산책로! 남산골한옥마을
두둑이 배를 채웠으니 풀코스 데이트의 마무리로 산책을 해봅니다~ 고층건물과 대로가 뻗어있는 충무로에서 산책할 곳이 있냐고요 충무로역 3,4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남산한옥마을’이 있답니다~! 무료로 들어갈 수 있을뿐더러 남산자락에서 이어져있기에 한옥과 어우러진 남산 풍경과 산책로가 힐링의 최 적합 장소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입구에서 반기는 전통의상 패널! 유치하긴 하지만 여기에 얼굴 넣고 인증샷을 찍어줘야 공식 커플 아니겠어요? 연못도 있고, 냇물도 흐르고, 소나무 숲길도 있고, 거기다 한옥의 운치까지! 느긋하게 거닐면 너무나 여유롭답니다!
짚신을 만드시는 어르신이나, 투호놀이를 하는 외국인도 볼 수 있답니다~!
그럼 문화 감성 가득 채운 특급 데이트. 오늘의 예산을 한번 정리해볼까요?
영화관람료 : 0원
한옥마을 : 0원
낙지떡볶이 : 6,000원
볶음밥 : 3,000원
닭똥집 : 6,000원
참이슬 or d :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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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 19,000원
또한 운이 좋으면 수준급 전통 공연도 볼 수 있어요~! 5월 3일부터 11월 1일까지(8월 제외) 매주 3시 전통무예 시법공연 및 체험행사가 있다고 하니 맞춰가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이 점 참고해주세요~! 단, 한옥마을은 화요일이 휴관입니다. 무료 영화에 착한 가격의 맛집에 상쾌한 산책까지 더한 오늘의 풀코스 데이트, 어떠셨나요? 오늘 하루도 단돈 만원으로 사랑 지수를 한 단계 높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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