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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신촌 기찻길 옆, 매혹의 서커스가 기다린다 ‘서커스걸(Circus Girl)’

기찻길 옆 골목 끝의 매혹, ‘서커스걸’

 

길을 걷다 우연히 접어든 한적한 골목길. 발길 닿는 대로 타박타박 기웃거리다 묘한 불빛에 끌려 자연스레 걸음이 멈춰집니다. 어릴 적 동네어귀에서 만났던 회전목마, 그 어렴풋한 추억 속 말 세 마리가 입구의 근사한 아치가 되어줍니다.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곳, 문을 여는 순간 전혀 다른 세상으로 빠져들 것만 같은 곳, 이름마저도 ‘서커스걸’인 이곳이 겨울 밤, 낯선 이의 발걸음을 유혹합니다. 맥주 한잔을 청하며 말이죠.

 

 

홍대입구역과 신촌역 사이 기찻길 옆. 젊음이 잔뜩 팽창해 있는 중심의 열기에서 적당히 멀어져 있는 노고산동 골목에서 아직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이 나있는 ‘서커스걸’을 만났습니다. 묘한 이름에 걸맞게 개성 있는 주인장과 독특한 소품들이 먼저 시선을 끄는 곳인데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장님이 밴드 이름으로 아껴두던 이름을 가게 이름으로 양보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주인장은 ‘Girl’이 아니라 ‘Man’이십니다^^ 가게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이름이죠?

 

 

오~ 이토록 황홀한 피규어의 향연이라니

 


‘서커스걸’은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서봐야 합니다. 처음 방문하는 분이라면 첫째로 함성이 터지고, 둘째로 눈이 커지며, 셋째로 자리에 쉬이 앉지 못하는 공통적인 반응이 포착되는데요. 이유는 사장님이 수년간 모은 가지각색 피규어 때문입니다. 손톱만한 크기의 앙증맞은 피규어 시리즈부터 품에 포근히 안기는 E.T 인형, 추억 속 아톰의 다양한 변신, 슈퍼맨과 배트맨의 늠름한 자태, 그리고 누가 봐도 고퀄리티의 포스를 팍팍 뿜어내는 마이클잭슨 피규어 모음까지! 보면 볼수록 귀엽고 신기하고 재미난 소품들이 가득합니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거나 피규어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아지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 ‘서커스걸’의 독특함을 한층 더해주는 결정적 열기가 있었으니 바로 테이블 가운데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연탄난로입니다. 가게 오픈과 함께 천천히 달궈지는 난로는, 오며 가며 손을 녹이기도 좋고, 옛 추억을 되새기기도 좋은데요. 난로가 뜨겁게 달궈지면 특별 서비스로 군밤이 타닥타닥 구워지기도 한답니다. 그 냄새도 구수하고, 손가락이 까매지는 것도 모른 채 뜨거운 껍질을 까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건강한 샐러드 한입, Max生의 상쾌함을 더하다

 

 

내부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해도 ‘서커스걸’이 Max生 인증 업소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겠죠. 풍부한 거품의 부드러운 Max生과 어울리는 안주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요. 크래커나 마른안주 중심의 ‘간단한 먹거리’, 상큼하게 입맛을 돋우는 ‘샐러드’, 식사까지 겸할 수 있는 ‘배부른 먹거리’로 나뉘어 있어 컨디션에 따라 맞춤 안주를 선택할 수 있지요.

 

 

일단 시작은 가볍게. 사장님 추천 메뉴 중 하나인 ‘토마토 치즈 샐러드’를 만나보실까요? 신선한 야채와 토마토가 아삭아삭~ 신선함이 가득합니다. 여기에 스트링치즈와 페타치즈를 듬뿍 올리고,   쌉살하면서도 짭쪼롬한 올리브까지 더하면 깔끔하면서도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 샐러드 한 접시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야채와 토마토의 신선함 때문인지 Max生도 유독 상쾌하게 넘어갑니다. 늦은 밤 기름진 안주가 부담스러운 여성분들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강추 메뉴 되겠습니다.

 

 

출출함까지 책임지는 듬직한 안주 퍼레이드

 

 

배가 좀 출출하다면 영원한 맥주 친구 나쵸와 감자의 스위트한 콜라보레이션, ‘칠리치즈감자&나쵸’를 만나 보세요. 나쵸로 가장자리를 두르고 그 안에 칠리소스와 치즈를 덮은 감자를 숨겨두었습니다. 바삭한 나쵸 위에 미트 칠리소스, 콩, 블랙 올리브까지 더해 한입 야무지게 먹으면 이것만으로도 근사한 요리가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씀. 나쵸의 바삭함을 어느 정도 즐겼다면 이제 소스에 푹 파묻힌 감자를 공략할 차례입니다. 두툼한 웨지 감자 한쪽을 들어 올리면 노곤하게 늘어진 치즈가 서둘러 따라 올라옵니다. 포슬한 감자의 담백함에 치즈의 쫄깃함이 어우러지니 이 역시 별도의 메뉴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나쵸, 감자, 치즈가 한데 어우러져 있기에 보기보다 배가 든든한데요. 배부른 안주에 곁들이는 맥주 한 모금은 더욱 시원하게 넘어갑니다. 나쵸와 감자 폭풍 흡입 후 Max生 한잔을 단숨에 들이키니 묵은 스트레스까지 쑤욱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사장님이 강추하는 또 하나의 배부른 메뉴는 바로 ‘송마담 돈까스’입니다.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 튀겨낸 돈가스는 풍성한 샐러드와 함께 등장하는데요. 친절하게 한입 크기로 잘라 나옵니다. 느끼하지 않은 바삭함에 부드러운 육질이 일품인데, 하이라이트는 역시 소스입니다. 일반 돈까스 소스와는 미묘하게 다른 맛, 그래서 더욱 당기는 맛이라고 할까요. 듬뿍 찍어 먹어도 짜지 않고 감칠맛이 납니다. 샐러드까지 곁들여 먹으면 정말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은 듯한 뿌듯한 포만감이 찾아오지요.. Max生 500cc를 주문하면 비커 잔에 나오는 것도 이색적입니다.

 

 

맛있는 안주와 부드러운 생맥주, 샹들리에 하나까지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서커스걸’. 신촌과 홍대의 분주함을 절묘하게 빗겨난, 하지만 그 안에 숨겨 놓은 이야기는 그 어는 곳보다 뜨겁게 가득한 공간, 숨겨진 보석 같은 ‘서커스걸’을 자신 있게 소개해봅니다. 조금한 특별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기찻길 옆 골목길을 거닐어보세요. 어릴 적 보물찾기를 하듯, 그 골목 깊은 곳에서 ‘서커스걸’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서커스걸>
주소: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56-45 1층

전화번호: 02-6497-6762

이용시간: 평일 오후 7시 ~ 오전 3시 (주말 4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