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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일본탐험] 케센누마 気仙沼 여행기 - 아침을 여는 시장에 가다

차를 타고 기나긴 시간을 달려 여행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케센누마 気仙沼로 일본여행을 좀 해 봤다 싶은 분들도 잘 모를, 작은 어촌 마을입니다. 미야기현과 이와테현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이 곳은 예로부터 산과 바다에 둘러싸여 풍부한 식량자원 많기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야기현을 다스리던 옛 높은 분이 케센누마까지 미야기현으로 만들어 지도의 경계선을 보면 케센누마 지역만 삐쭉하고 솟아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케센누마 지역은 이렇게 삐쭉 튀어나와 있어요

케센누마 지역은 이렇게 삐쭉 튀어나와 있어요

도쿄에서 차로 6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한 그날은 이미 한밤중이었기에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웃는 얼굴로 맞이해 주었던 지인의 부모님은 저에게 朝市 아사이치를 가겠냐고 물었습니다. 전 당연히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지요. ^^
아침부터 많은 분들이 모여 있어요

아침부터 많은 분들이 모여 있어요

케센누마
아사이치朝市는 말 그대로 아침 시장을 뜻하는 의미랍니다. 자신이 키운 야채나 과일, 바다에서 잡아 온 생선들을 신선할 때 판매하는 매우 작은 시장인데요, 큰 슈퍼마켓에만 길들여 있던 저에게는 이 작은 시장이 참 즐거웠습니다.
정갈한 포장팩에 들어 있지 않아도 충분히 신선한 물고기들

정갈한 포장팩에 들어 있지 않아도 충분히 신선한 물고기들

시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덤’

시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덤’

이른 아침 나와서 장을 보는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 주는 건 무엇일까요? 케센누마 아침 시장에서는 바로 붕어빵이랍니다. 아침부터 붕어빵을 받아 들고는 야금야금 먹는데, 역시 갓 구어 낸 붕어빵은 속 안에 꽉 찬 팥 앙금만큼이나 제 기분도 즐거움으로 꽈악 채워 주었습니다.
붕어빵 장수와 기다리는 사람들

붕어빵 장수와 기다리는 사람들

붕어빵에 노란 크림이 들어간 크림 붕어빵도 있어요

붕어빵에 노란 크림이 들어간 크림 붕어빵도 있어요

한편, 이 작은 어촌 마을에도 김치를 만날 수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 분이 여기에서 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거든요. 요즘엔 정말 한국 음식이 또 하나의 한류가 아닌가 란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반가워요, 김치!

반가워요, 김치!

마지막으로 아침시장에서 발견한 재미있는 것들을 보여 드릴게요. 하나는 자판을 가득하게 채우고 있는 칼과 낫, 가위들입니다. 아침 햇살에 반짝반짝 빛이 나서 꽤 잘 들 것(?) 같아서 사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네요.
또 하나는 이름 모를 못생긴 생선입니다. 혹시나 이 생선 이름을 아는 분이 있다면 꼭 알려 주세요. 맛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생긴 것은 지나가면서 슬쩍 봤는데도 발길을 멈추게 할 만큼 인상적이더라고요.

아침 시장 구경을 잘하고, 이곳에서 산 재료들로 만든 날 아침밥은 정말 꿀맛이었답니다. 재료들의 신선함이 정말 씹는 순간부터 행복하게 만들었거든요. 도쿄에서 바쁜 생활을 하면서 아침 제대로 챙겨 먹은 것도, ‘집 밥’ 다운 밥을 챙겨 먹은 것도 굉장히 오랜만이어서 더욱 좋았어요. 아, 이게 여행의 즐거움인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