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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선선한 가을밤, 데이트 코스 추천!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깊어지고 있는 요즘, 점점 더 푸르고 높아지는 하늘과 기분 좋은 서늘한 바람에 야외 나들이를 떠나기에 지금만큼 좋은 시기가 없을 텐데요. 하루하루 스치듯 떠나가는 계절이 아쉽게 느껴진다면, 평일 밤에도 즐길 수 있는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으로 운치 있는 가을밤을 한껏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낮보다 더 아름다운 고궁의 밤을 거닐러 함께 떠나 보시죠!

조선 500년의 숨결을 담은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 Tip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경복궁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 또는,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로 나가서 조금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경복궁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승용차는 기본 2시간에 3,000원, 10분 초과 시 8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올해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은 11월 6일까지 진행합니다. 야간 특별관람 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인데요. 입장 마감 시간은 오후 8시 30분이이고, 화요일은 휴궁일이라고 하니, 방문 예정이라면 미리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경복궁 야간개장 관람 요금은 대인 3,000원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옥션을 통해 미리 예매해야 합니다. 한복을 착용할 경우 무료입장이 가능하지만, 이 또한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필요합니다.  예매를 완료했다면 신분증을 지참 후 현장 창구에서 방문하면 실물 티켓을 받을 수 있는데요. 만 65세 이상 및 외국인들은 현장에서 바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경복궁에서는 한복을 입은 방문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복을 입고 산책하는 고궁은 일상 속 특별한 기분을 느끼기에도, 외국인이라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기에도 참 좋은 기회인데요. 경복궁 근처에는 한복 대여점들이 많고, 대여료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라 기념 삼아 한 번씩 체험해보기 좋습니다. 스타일이나 디자인도 다양하니 운치 있는 경복궁을 배경 삼아 특별한 인생 사진을 남겨보세요!

 

경복궁 야간개장은 오후 7시부터 입장이 가능하지만, 조금 일찍 도착해 입장권 교환도 하고 여유롭게 주변을 돌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 노을 진 풍경과 푸른 밤이 되어 가는 과정도 놓치지 말고 눈에 꼭 담아보시기 바랍니다!


볼거리도 가득!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의 요모조모

야간 개장이 시작되고 근정문을 들어가면 경복궁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물인 근정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조선왕조 최고의 법궁(法宮, 임금이 거처하는 궁)이자 궁궐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는 근정전으로 향하는 길에는 양쪽으로 정승들의 지위를 나타내는 품계석이 자리하는데요. 평소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본 경험이 있다면 익숙하게 느껴지겠죠? 

 

근정전의 '근정'은 천하의 일을 부지런히 하여 잘 다스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왕의 즉위식이나 과거 시험, 외국 사절의 접견 등 국가의 공식 행사 등이 모두 이곳에서 진행되었다고 하는데요. 빌딩 숲 사이에 있는 근정전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계단을 오르면 근정전의 내부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위아래로 트인 형태로 웅장함을 느낄 수 있고, 단상에 있는 옥좌를 비롯해 단청과 천장의 금색 쌍룡 등이 조화되어 화려한 장식적 효과를 내는데요. 당시 건축술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표본적 건물로 국보 제223호로도 지정되기도 한 근정전은 글로는 미처 다 담지 못하는 위용이 느껴집니다. 

 

근정전을 나와 조금 더 걷다 보면 경복궁 내에서도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경회루를 만나게 됩니다. 북악산과 인왕산을 병풍 삼아 연못 위에 우뚝 서 있는 경회루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예로부터 경회루에서 바라보는 북악산 일대의 모습이 최고의 풍경으로 평가받았다고 합니다.


어둠 속 밝게 빛나는 경회루가 마치 거울 위에 지어진 듯 연못에 비치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장관인데요. 경회루는 1412년 태종 때 본격적으로 조성되어 조선 시대 사신의 접대와 궁중 연회가 베풀어졌던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답고 내세울 만한 곳이었단 뜻이지만 연산군 때에는 경회루에서 국가 재정을 물 쓰듯이 쓰며 방탕한 생활을 해서 "흥청망청"이란 고사가 유래되었다고 하니, 조선왕조 흥망성쇠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죠.

 

경회루는 건축물 자체만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이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 풍광, 연못 위로 비치는 반영이 더욱 큰 시너지를 냅니다.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과거를 살았던 역사적 인물들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경복궁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 아닐까요?

앞서 소개한 근정전, 경회루 외에도 경복궁 내부에는 볼거리가 꽤 많습니다. 강녕전과 교태전, 흠경각과 함원전 등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건축 기술이 담긴 유적들을 두루두루 만나볼 수 있는데요. 건물 입구마다 놓인 안내문에는 건물의 정보뿐만 아니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도 담겨있으니 놓치지 말고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어둠이 내린 경복궁에는 곳곳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밤에도 고궁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엔 충분하지만, 사진으로 담기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노이즈와 흔들림 없는 사진을 담고 싶다면 삼각대를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름다운 우리 음악, 고궁 음악회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을 더욱더 특별하게 해주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수정전 앞에서 진행되는 고궁 음악회인데요. 야간 특별관람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오후 8시부터 50분 동안 우리 음악과 춤을 주제로 오픈 음악회가 진행됩니다. 

 

고궁 음악회에서는 전통 악기 연주와 판소리, 사물놀이, 부채춤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대 앞쪽에는 의자가 준비되어 있어 편하게 앉아 공연을 즐길 수 있지만, 좌석이 한정되어 있으니 자리에 앉아서 관람하고 싶다면 공연 시작 전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궁에서 울려 퍼지는 삼고무 연주 소리와 판소리들은 가을밤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어줍니다. 경복궁을 방문한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여행자도 전통 공연에 푹 빠진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밤에는 꽤 쌀쌀하니 외투나 무릎 담요를 준비해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야외무대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라 원하는 만큼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고궁 음악회의 장점이죠. 경복궁 관람에 고궁 음악회까지 감상하다 보면 2시간 정도는 순식간에 지나가니 방문 계획 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경복궁>

-위치: 서울 종로구 사직로 161 경복궁

-번호: 02-3700-3900

-운영: 매일 09:00 ~18:00 (입장마감 17:00)

        야간 특별관람19:00 ~ 21:30 (입장마감 20:30) 화요일 휴궁

-홈페이지: http://www.royalpalace.go.kr/


바다 향 가득! 신선한 해산물과 시원한 테라 한 잔, 서촌 계단집

오후 7시에 경복궁에 입장해 약 1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전통 공연까지 보고 나니 9시가 되어갑니다. 아름다운 고궁의 야경에 빠져 잊고 있었던 허기가 밀려오기 시작하는데요. 경복궁은 삼청동과 서촌, 종로 등이 모두 가까워 어디로든 저녁 식사나 술 한잔하러 가기도 참 좋습니다. 고민 끝에 맛집이 즐비한 서촌으로 발걸음을 향해봅니다. 경복궁에서 도보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데, 3호선 경복궁역 지하 통로 1번이나 2번 출구로 나가면 음식점, 술집들이 밀집해 있는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가 근방입니다.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에 들어서면 골목길 양쪽으로 맛집이 늘어서 있습니다. 건물 높이도 나지막하고 오랜 시간 동안 장사를 해온 곳들이 많아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데요!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는 이곳은 중년층에겐 향수를, 청년들에겐 "레트로"라는 트렌디함을 주는 곳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에는 수요 미식회뿐만 아니라 웬만한 맛집 소개 프로그램엔 모두 소개가 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해산물 전문점 서촌 계단집이 있습니다. 산지 직송,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언제나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곳이죠. 서촌 계단집은 마주 보는 두 개의 점포를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다림 끝에 들어선 서촌 계단집은 내부가 좁고 테이블도, 손님도 많아 처음엔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게 바로 선술집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가게 내부의 모든 것들은 세월의 때가 묻어 정겨운 느낌이 듭니다. 손글씨로 쓴 메뉴와 여기저기 헤진 벽걸이 발, 곳곳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소주 뚜껑들, 창밖으로 보이는 골목길의 풍경들은 좋은 술안주가 되어줍니다.

 

경복궁 야경을 보고 서촌까지 걸어왔더니 갈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시원하고 청정한 테라 한 잔이 간절한 시간이죠. 호주의 청정 맥아를 사용해 만드는 테라는 거품이 조밀하여 탄산이 오래 유지되기에 음식들과 함께 천천히 음미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습니다.


해산물 전문점답게 기본 안주로는 뜨끈한 홍합탕이 나옵니다. 깔끔한 홍합 육수에 매콤한 고추만 살짝 넣어 끓인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은 하루의 피로를 위로해주는 맛입니다. 

 

서촌 계단집에는 매일 산지 직송을 받기 때문에 신선한 제철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데요. 가을 전어, 병어회, 대하까지 메뉴가 다양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고민 끝에 여러 메뉴 중 주변 테이블마다 하나씩 놓여있는 인기 메뉴 참소라를 주문해봅니다. 


참소라는 삶아서 먹기 좋은 크기로 손질되어 나오기 때문에 손에 묻히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초장을 듬뿍 찍어 한 점을 입에 넣으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에 입이 즐거워지는데요. 참소라는 조리가 쉬운 것 같아 보여도 과하게 삶으면 질겨지고, 조금 덜하면 비릿해서 적절한 식감과 맛을 내기가 어렵다고 하죠. 하지만 서촌 계단집에서는 씹을수록 고소하고 바다의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완벽한 참소라를 맛볼 수 있습니다.  


추가로 주문한 바다라면은 찌그러진 양푼 그릇에 담겨 서빙됩니다. 다양한 조개류와 콩나물이 푸짐하게 들어가 마치 바다를 담은 듯 진한 해물의 맛을 느낄 수 있는데요. 시원하고 깔끔한 맛에 술과 함께 마셔도 좋지만, 해장용으로도 손색없는 메뉴입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시원한 테라도 한 잔! 탄산이 오래 지속되고 청량감이 좋아 자칫 비릴 수 있는 해산물의 끝 맛을 깔끔하게 잡아줍니다. 


테라를 머금고 옆을 바라보니 오래된 기와, 운치를 더해주는 종이 등까지 창밖으로 펼쳐지는 골목길 풍경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에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까지 더해지니 딱 술 맛나는 순간인데요. 경복궁부터 서촌까지, 가을밤을 즐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코스가 있을까요? 경복궁 야간 특별관람은 11월 6일까지 진행되니 밤의 고궁을 산책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촌 계단집>

-위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길 15

-번호: 02-737-8412

-운영: 평일 15:00 ~ 01:00 / 주말 13:30 ~ 01:00

-메뉴: 벌교왕꼬막, 통영생굴회, 참소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