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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상수역 맛집] 프랑스식 비스트로 펍, '메르삐꽁'에서 크림생맥주 한 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남녀 불문, 나이 불문하고 분위기를 먼저 찾게 되는 법. 상수동 골목에 자리 잡은 편안한 비스트로 펍 ‘메르삐꽁’이라면 이 가을의 낭만을 여유롭게 즐기기에 적당하다. 메르삐꽁(MERE PICON), 그 이름부터가 ‘삐꽁네 엄마’라고 하니 더욱 푸근하고 넉넉지 않은가.


프랑스식 비스트로 펍, 상수동에서 만나다  



홍대의 소란함이 잦아드는 상수역 4번 출구 앞, 그 오른쪽 골목에 메르삐꽁이 자리 잡고 있다. 꾸민 듯 안 꾸민 듯 페인트 자국이 아무렇게나 흩뿌려진 바닥, 빛바랜 색감이 더욱 분위기를 살리는 푸른빛 외벽, 빈티지한 간판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메르삐꽁은 번화한 대로보다는 이처럼 한적한 골목에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흔히 ‘비스트로 펍’이라고 하면 그 낯선 어감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는 말씀. Bistro는 수수한 레스토랑, 편안한 카페를 의미하기 때문에 편안하게 맥주 한 잔과 함께 음식을 즐기는 곳 되겠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메르삐꽁. 본격적으로 안으로 들어가면 프랑스의 오래된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빈티지한 분위기가 멋스럽다. 거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벽과 천장, 페인트가 벗겨진 의자, 프랑스의 오랜 가게에서 직접 떼 온 간판까지…. 결정적으로 냄비, 프라이팬, 밀대 등 주방기구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는 주방은 제이미 올리버(비록 영국 요리사이지만)가 불쑥 고개를 내밀 것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 곳곳의 소품 하나까지 빈티지풍으로 제대로 갖추고 있으니 공간 곳곳을 살펴보는 재미도 놓치지 말아야겠다. 



이 분위기에 맞는 메뉴로는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피자, 샐러드와 같이 반가운 이름도 있지만 유럽식의 낯선 이름도 툭툭 튀어나온다. 이때는 당황하지 말고 재료와 요리법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적혀있는 아랫줄을 정독하면 된다. 여기서 잠깐, 비스트로 펍의 단골 메뉴이지만 자꾸 잊게 되는 낯선 명칭들, 이번 참에 깔끔하게 정리해보자. 


[ 메르삐꽁 메뉴 알고 가기! ]


* 프리타타(Frittata) : 이탈리아식 오믈렛으로 달걀 푼 것에 채소, 육류, 치즈, 파스타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팬에 천천히 구워 완성하는 요리. 달걀찜과 비슷한 모양새다. 매우 담백하다.  

* 빠에야(Paella) : 스페인식 볶음밥이라 할 수 있다. 쌀에 고기, 새우, 야채 등을 놓고 함께 볶다 약간 걸쭉하게 끓여내는 것이 특징이다. 죽 같은 질감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 리소토(Risotto)는 쌀을 버터나 올리브유에 살짝 볶은 뒤 육수를 붓고 채소, 향신료, 고기, 해산물 등의 부재료를 넣고 함께 졸여낸 부드러운 식감의 이탈리아 쌀요리이다.

*그라탕(Gratin) : 고기, 생선, 채소, 면 등 다양한 재료로 응용 가능한 요리로, 재료에 소스로 맛을 더한 후 가루 치즈와 빵가루를 더해 그릇째 오븐에 구워낸다. 재료와 소스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맥스크림생맥주와 함께 담백하고 깔끔하게 즐기는 맛과 멋 

 


맥스크림생맥주와 어울리는 안주로 오너 셰프가 직접 추천한 메뉴는 피자, 피시앤칩스 그리고 낯선 이름의 라따투이 그라탕. 



추천 안주 1번 주자인 메르피자는 오징어 먹물로 반죽한 까만 도우가 특징으로 루꼴라, 고르곤졸라, 초리조 세 가지 중 고를 수 있다. 처음 들어보는 ‘초리조’에 도전정신이 발휘되어 선택. 

초리조(Chorizo)는 스페인의 전통 햄으로 돼지고기에 소금, 파프리카, 마늘 등을 더해 만든 것으로, LTE급 폭풍 지식검색으로 오늘의 상식 하나가 더해진다. 

 


까만 도우에 붉은 초리조가 색감을 더하는 메르피자. 그 맛은 정말 담백하다. 대부분의 피자는 간이 세게 되어 너무 짜거나 치즈나 소스가 다른 맛을 덮어버리기 마련인데 메르피자는 고유 재료의 맛을 모두 살려내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은 집 밥 같은 느낌의 피자랄까. 특히 총총 썰어진 파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풍미를 더한다. 피자의 짠맛을 헹구기 위해 마시는 맥주가 아니라 진정 맥주 맛을 음미할 수 있게 해주는 피자, 요거 참 담담하니 끌리는 맛이다. 



맥주에 바삭한 튀김이 빠지면 섭섭할 터, 두 번째 주자는 비스트로 펍의 단골 메뉴인 영국 출신 피시앤칩스다. 유럽의 펍에서 가장 대중적인 맥주 안주 통하는 피시앤칩스는 생선튀김과 감자튀김(웬만해선 실패할 확률이 없는 메뉴이기도 하다)이 함께 하는데 생선은 보통 대구가 쓰인다. 



튀김의 생명은 뭐니뭐니해도 바삭함. 도톰한 살이 푸짐해 보이는 뉴질랜드 출신 대구살을 한입 크기로 자를 때마다 ‘바삭’ 소리가 맛있게 난다. 불변의 맥주 친구 감자튀김은 도톰하니 포슬한 느낌이 살아있다. 둘 다 과하게 짜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게 손이 간다.

 


마지막 주자는 이름부터 독특한 라타투이 그라탕. 메뉴판에 따르면 ‘호박, 가지, 버섯, 토마토와 여름 야채를 치즈와 함께 구운 야채 그라탕’으로 소개되어 있다. 쉽사리 상상이 되지 않아서 더욱 기대가 컸던 메뉴. 그런데 상당히 큰 접시에 상당히 아담하게(!) 담긴 요리가 등장하니 잠시 실망의 빛이 오고 갈 수밖에 없는데…. 하지만 실망은 이른 법! 



겹겹이 쌓인 야채를 먹기 좋게 3등분 해 토마토소스와 곁들여 한 입 먹으니 역시 이름값을 한다. 토마토소스의 새콤함과 치즈의 고소함과 야채의 쫄깃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입맛을 돋우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단, 많은 양을 생각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메르삐꽁은 가볍게 한 잔하고 싶지만 복잡하고 시끄러운 곳은 피하고 싶을 때, 어디든 훌쩍 떠나 일상탈출을 하고 싶지만 유럽행 비행기는 당장 탈 수 없을 때, 짜고 자극적인 요리 대신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요리에 맥주 한 잔을 더하고 싶을 때, 이럴 때 찾으면 절대 후회 없을 곳이다. 깊어가는 가을밤, 낭만을 찾고 싶다면 상수동의 파란 집, 삐꽁네 엄마 집으로 들어가보자.


 




 

[메르삐꽁]

- 주소: 서울 마포구 상수동 324-10

- 연락처: 02-3144-7096

- 운영시간 : 월~목 17:00~02:00, 금/토 17:00~03:00(일요일 휴무)

- 주요 메뉴 : 메르피자 9인치 11,000원/12인치 15,000원, 피시앤칩스 14,000원, 라타투이 그라탕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