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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으로 쇠고기를 푸짐하게! '미도식당'

옛날 어르신들이 특히 ‘흰 쌀밥을 쇠고깃국에 말아 배 터지도록 먹어보고 싶다’는 말씀 자주 하곤 했죠. 요즘에야 흰 쌀밥이 건강에 안 좋다고 잡곡을 섞어 먹는 게 더 ‘웰빙스러운’ 일이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어머니들은 특별한 날이면 흰 쌀밥에 쇠고기로 끓인 국을 정성스레 준비해 아침상에 내어놓으십니다.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 뭘 대접할까 고민하다 늘 제 생일상에 쇠고기 미역국과 흰 쌀밥을 내놓으시던 어머니가 생각나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근처의 ‘미도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낙성대역 근처의 원당시장 골목을 깊숙이 들어가면 왼쪽에 ‘미도축산 축산물 시범판매장’이라는 간판과 함께 미도식당의 간판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미도식당은 옛날식으로 말하면 ‘식육점’이라는, 정육점과 식당이 함께 있는 형태라 할 수 있어요. 아까 보았던 간판에서도 ‘축산물 시범판매장’이라는 말이 있었죠? 일반 정육점처럼 고기를 사갈 수도 있답니다.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지하 1층이나 2층 식당에 자리를 잡으신 후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서 올라오시면 된답니다. 채소와 양념값은 1인당 3천 원씩 받습니다. 아이들은 천 원이고요.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지하는 테이블이고 2층은 양반다리로 앉아서 먹는 평상이에요. 부모님을 모시고 갔으니 기왕이면 평상에 편히 앉아 먹는 게 낫겠죠? 1층에 올라가는 길에는 그림처럼 칠판에 그날의 추천 메뉴가 있습니다. 오늘은 차돌박이와 꽃등심이 특히 물이 좋은가 봐요.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저는 어머님과 자리를 잡고, 동생은 아버지와 고기를 사러 내려간 사이 기본 채소가 세팅됐습니다. 파절이와 김치, 초무쌈에 샐러드... 평범한 수준입니다. 1층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오면 버섯을 얹어 세팅해 줍니다. 오늘은 꽃등심과 살치살을 골랐어요. 차돌박이는 1인당 한 장씩 서비스로 주셨답니다.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살치살의 마블링이 제대로죠? 200g에 3만 원이라는 무시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이 정도의 좋은 쇠고기를 이 가격에 먹기는 쉽지 않죠.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오늘 특히 질이 좋다는 꽃등심도 400g 샀습니다. 떡심 주의의 기름과 살코기가 아주 적절합니다. A++ 등급 꽃등심이 1만 9천400원이면 이것도 매우 싼 가격입니다. 아무래도 정육점과 함께 운영하다 보니 이 정도 가격에 좋은 고기를 공급할 수 있나 봅니다.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달궈진 돌판에 살치살과 버섯 먼저 올려봅니다. 육즙이 살포시 흘러나오는 살치살이 꽤 먹음직스럽죠? 일단, 맥스로 목을 축이고 고기 먹을 준비를...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겉은 노릇하니 잘 익고 안은 살짝 빨갛게 육즙을 머금은 살치살입니다.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지만, 저는 소금을 살짝 찍어 먹은 후 마늘을 쌈장에 찍어 따로 드시길 권합니다. 그래야 고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거든요. 처음에 소금을 주지는 않고 따로 달래야 해요.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그래도, 부모님께 드릴 때는 이렇게 정성스레 쌈을 싸 드려야 좋아하십니다. 그렇죠? ;-)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다들 배가 고팠는지, 한 근이나 되는 살치살과 꽃등심을 순식간에 먹어치웠습니다. 이제는 보너스로 나온 차돌박이를 구울 차례. 다들 아시다시피 차돌박이는 뜨거운 불판에 ’칙~’ ‘칙~’ 살짝만 구워 바로 먹어야 한다는 것쯤은 아시죠? 가끔은 밥을 시키면 나오는 된장찌개에 차돌박이를 넣어 드시는 호사가들도 보입니다만... 애초에 차돌박이를 넣은 된장찌개도 메뉴에 있긴 해요.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약간 양이 모자란 것 같아 돼지고기도 조금 사왔습니다. 항정살과 가브리살 각각 200g씩...

돼지고기의 질도 정말 괜찮네요. 판 아래로 흐르는 기름에 김치도 구워 먹고... 콜레스테롤이 살짝 걱정이지만 이런 날 만큼은 잠시 잊어주기로 해요. 고기가 사라지는 동시에 맥스 병도 하나씩 늘어가고... 마지막으로 냉면도 맛보았습니다. 미도식당 냉면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한 그릇 하시려면 비빔냉면이 좀 낫더군요. 물냉면 육수 살짝 부어달라는거 잊지 마시고요.

원래 미도식당에서는 공깃밥에 된장찌개를 먹는 사람들보다는 4,500원짜리 선지 해장국을 시켜먹는 게 정석. 정육점에서 신선한 선지를 공급해서 그런지 국물이 정말 시원해요. 하지만, 이 메뉴는 점심식사용으로만 준비해서 6~7시면 보통 동이 난다는 게 조금 아쉽네요. 설렁탕이나 김치전골 같은 메뉴들도 좋은 고기가 들어가서 그런지 맛이 괜찮다고 해요. 

[낙성대 맛집] 저렴한 가격에 쇠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 미도식당

아무래도 쇠고기가 전문인지라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이 정도 질 좋은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네 식구가 10만 원대 초반이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건 굉장한 혜택이랍니다. 약간 부실한 밑반찬들도, 고기 질이 워낙 괜찮다 보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여러분도 부모님이나 소중한 분들 모시고 쇠고기 한 번 대접하실 때 꼭 한 번 들러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상호: 미도식당
전화번호: 02-877-6906
주소: 서울특별시 관악구 인헌동 1636-20 (원당시장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