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비롯한 중국 광동 지역 사람들은 꽃으로 집안을 장식하면 운이 좋다고 믿습니다. 홍콩에서는 음력설 바로 직전 며칠간 이곳저곳에서 꽃시장이 열립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코즈웨이 빅토리아 파크의 꽃시장과 몽콕 파후이(Fai Hui) 공원입니다. 퇴근 후 7시경, 코즈웨이 베이 역에서 꽃시장 입구까지 가는 길은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혼잡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과 원활한 흐름을 위해 근처 횡단보도는 경찰들이 인파를 통제하고 있습니다.
입구를 통해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추억의 먹을거리들. 떡과 젤리, 과자 등 홍콩사람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각종 간식이 불티나게 팔립니다. 저도 우리나라 술떡과 비슷한 떡을 HK$12에 한 팩 샀습니다. 나무 도마 위에 올려놓고 아주머니가 잘라서 바로 포장하는 걸 보니 식욕이 동합니다. 이런 풍경은 마치 우리나라 시골 장터를 보는 듯 정겹습니다.
엄청난 인파에 이끌려 저절로 몸이 움직입니다. 낮에는 자유롭게 시장을 누빌 수 있지만, 사람이 몰리는 저녁 시간엔 일방통행으로 입구에서 출구를 향해서만 움직이게 되어 있습니다. 인형, 쿠션, 풍선, 바람개비 등 형형색색 화려한 모양과 색의 물건을 파는 사람들의 호객 경쟁이 치열합니다. 확성기를 들고 큰 소리로 손님을 부르는 사람, 예쁘게 입은 손님을 잡아끄는 아가씨들, 높은 곳에 올라가 눈에 띄는 물건을 흔들어 대면서 시선을 끄는 사람, 별별 호객행위가 총동원됩니다. 무질서하면서도 위협적이지는 않습니다. 마치 애니메이션 ‘천녀유혼’이나 일본 애니메이션에 가끔 배경으로 나오는 시장 같은 풍경입니다. 사람과 귀신이 섞여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무질서하고, 붐비지만 나름의 질서가 있는 곳. 물건을 사고파는 것보다는 들뜬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축제이고, 흥정의 게임이 있는 곳. 다른 사람들과 몸을 부대끼고, 정신없지만 인간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꽃시장이라면서 꽃은 어디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주변 구경을 하다 보면 드디어 꽃가게가 밀집된 곳에 도착합니다. 코즈웨이 베이 역 근처는 꽃보다는 다른 노점이 모여 있습니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각종 기념품, 장신구를 팔고, 정치집단과 영화사 등 홍보를 하려는 단체의 부스도 있습니다. 틴하우역 근처에는 꽃가게들이 모여 있습니다. 각 가게는 자신들의 주종목이 정해져 있는데,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수선화, 복숭아꽃, 서양란, 모란, 작은 귤이 달린 나무 등입니다.
중국인들이 새해를 맞이하며 꽃으로 집안을 장식하는 것은 단순히 꽃이 아름다워서만은 아닙니다. 꽃마다 그 의미가 있고, 꽃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랍니다. 귤나무는 새해에 복을 빌면서 선물하는 가장 전통적인 선물입니다. 가정의 풍요와 부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빌어주는 의미라고 합니다. 한 송이만으로도 풍성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란은 풍요를, 복숭아 꽃은 좋은 상대를 만나 행복하게 살라는 애정운 향상을, 갯버들은 순조롭고 풍요로운 인생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의미에 구애받지 않고 아름다운 색과 향기를 지닌 꽃과 과일을 집에 들이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중국 전통과 크게 상관없지만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서양란이 선물로 인기가 많습니다.
올해는 유독 한국 음식이 눈에 많이 띄네요. 직접 담근 아줌마 김치라면서 시식을 권하기도 하고 우동, 버터구이 오징어 (이건 홍콩에서 이미 인기가 많구요!), 닭튀김에 호두과자까지. 한류를 꿈꾸는 한국 먹을거리들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홍콩에서 호두과자를 보니 너무 반가워서 덥석 샀는데, 판매하는 친구들이 무척 유쾌합니다.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안녕하세요!”부터 시작해서 “사랑합니다”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한국과 슈퍼주니어를 사랑한다는 젊은 친구들을 만나서 매우 반가웠지만, 호두과자 맛은 영 이상합니다. 술을 넣어 반죽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씁쓸한 맛에 홍콩에선 두 번 다시 호두과자를 먹지 않을 것 같아요. 한국 호두과자가 너무 그립네요. 2011년 설 연휴, 즐겁게 보내셨나요? 올 한해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코즈웨이 베이 역에서 행사장으로 가는 길에 몰린 인파
홍콩 추억의 간식거리들
‘꽃시장이라면서 꽃은 어디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주변 구경을 하다 보면 드디어 꽃가게가 밀집된 곳에 도착합니다. 코즈웨이 베이 역 근처는 꽃보다는 다른 노점이 모여 있습니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각종 기념품, 장신구를 팔고, 정치집단과 영화사 등 홍보를 하려는 단체의 부스도 있습니다. 틴하우역 근처에는 꽃가게들이 모여 있습니다. 각 가게는 자신들의 주종목이 정해져 있는데,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수선화, 복숭아꽃, 서양란, 모란, 작은 귤이 달린 나무 등입니다.
중국인들이 새해를 맞이하며 꽃으로 집안을 장식하는 것은 단순히 꽃이 아름다워서만은 아닙니다. 꽃마다 그 의미가 있고, 꽃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랍니다. 귤나무는 새해에 복을 빌면서 선물하는 가장 전통적인 선물입니다. 가정의 풍요와 부부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빌어주는 의미라고 합니다. 한 송이만으로도 풍성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란은 풍요를, 복숭아 꽃은 좋은 상대를 만나 행복하게 살라는 애정운 향상을, 갯버들은 순조롭고 풍요로운 인생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이런 의미에 구애받지 않고 아름다운 색과 향기를 지닌 꽃과 과일을 집에 들이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중국 전통과 크게 상관없지만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서양란이 선물로 인기가 많습니다.
홍콩의 길거리 음식, 취두부
꽃시장에서 판매중인 한국음식들, 호두과자도 팔고 있다.
홍콩 꽃시장 TIP
음력설 5-6일 전부터 설 전날까지 열리는 임시 시장으로 밤 9시까지 오픈한다. 마지막 날만 자정을 넘겨서까지 영업한다. 아름다운 꽃을 구경하거나 사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람이 없는 한적한 낮시간을 이용하고, 인파 속에서 소란한 축제분위기를 즐기려면 저녁 7시 이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사람이 많은 시간에 방문한다면 짐은 최대한 줄이고, 소지품에 주의할 것!
음력설 5-6일 전부터 설 전날까지 열리는 임시 시장으로 밤 9시까지 오픈한다. 마지막 날만 자정을 넘겨서까지 영업한다. 아름다운 꽃을 구경하거나 사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람이 없는 한적한 낮시간을 이용하고, 인파 속에서 소란한 축제분위기를 즐기려면 저녁 7시 이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사람이 많은 시간에 방문한다면 짐은 최대한 줄이고, 소지품에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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