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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국내 혼여하기 좋은 곳! 책 향기 가득한 북스테이, 파주 지혜의 숲 & 지지향 게스트하우스

친구들과 여행 일정을 맞추기 힘들 때, 왠지 혼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죠? ‘혼여’ 또는 '혼행', 즉 혼자 하는 여행이 요즘 부쩍 트렌드처럼 떠오르는데요. 특히 겨울에는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보다, 아늑한 공간에서 조용히 휴식을 보내고 싶은 계절이죠. 정신 없이 북적이던 연말이 지나고 나니 더더욱 마음이 차분해지는 요즘. 멀리 떠날 필요 없이 서울 근교에서도 여행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책으로 둘러싸인 숲 속 비밀창고, ‘지혜의 숲’

‘지지향’은 출판도시 문화재단에서 설립한 독서 복합문화공간 ‘지혜의 숲’ 안에 있는 북스테이 공간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거대한 서재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이곳, 지혜의 숲은 파주출판도시 내에서도 방문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독서 명소이죠. 총 3관으로 이루어져 있는 지혜의 숲.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은 이 중 지혜의 숲 3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혜의 숲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뤄두고,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으로 먼저 향해볼까요? 


지혜의 숲 3관인 ‘지지향 라운지’에서 간단한 체크인을 합니다. 다른 관과는 달리, 3관은 24시간 잠들지 않는 공간이라는 사실.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책을 벗 삼아 밤을 지새워보는 경험은 지지향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죠. 마치 커다란 책방 안에 나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이 생긴 것 같아 묘한 안락감이 밀려옵니다.


TV 대신 책과 함께하는 아늑한 공간

▲ 객실 내부

지지향은 방마다 조금씩 테마가 다르며, 한실과 트윈룸, 트리플 룸 등 인원에 맞춰 다양한 방들이 있습니다. 


지지향의 또 하나의 특징! 바로 TV가 없습니다. 습관적으로 켜게 되는 TV 대신, 방 구석구석 읽기 좋은 책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우드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 특유의 편안함, 책을 읽으며 맛있는 맥주 한 잔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공간이죠.


한쪽 벽이 통유리로 된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오후의 빛이 무척이나 따스합니다. 해 질 녘이 되면 저 멀리 분홍빛으로 물드는 하늘을 감상하기에도 좋습니다.


맛있는 맥주 맥스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 딱 좋은 근사한 풍경이겠죠? 


지지향의 객실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게스트하우스 라기 보다는 단정하고 깔끔한 느낌이 호텔에 더욱 가깝습니다. 객실마다 미니 냉장고가 비치되어 있고, 포근한 침대는 여느 호텔 부럽지 않죠.  

  

또 방마다 샤워실 겸 화장실이 함께 있는 욕실과 넉넉한 옷걸이가 있는 붙박이장까지 있어, 혼자 또는 여럿이 천천히 파주와 책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 맥스는 나를 위한 맛있는 양식!

출출해지면 근처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거나 혹은 미리 사 온 음식을 꺼내놓고 가볍게 즐겨보세요. 지지향 정문 바로 맞은편에 편의점이 있어, 언제든지 편리하게 맥주와 음식을 즐길 수 있답니다. 비록 편의점 음식이긴 하나 이 겨울, 이 공간에서 맛있는 맥주 맥스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마음이 듭니다. 


책이 숲을 이루는 공간 ‘지혜의 숲’

▲ 지혜의 숲 내부 전경

책이 숲이 된 자치공간, ‘지혜의 숲’. 앞에서 말했듯이 지혜의 숲은 총 1,2,3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관에는 학자와 지식인들이 기증한 책들이 비치되어 있으며, 2관엔 출판사별로 책들이 구분되어 있죠. 마지막 3관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이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기증한 책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숙소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다가, 1층에선 총 13만 권의 책이 숲을 이룬 공간을 만나볼 수 있죠. 작은 카페도 운영하고 있어 책과 함께 간단한 음료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지지향에 머무는 게스트들은 다음날 아침 1층 카페에서 간단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파니니와 커피 한잔, 그리고 고요한 아침 풍경을 보면서 책 한 권과 함께 아침을 시작할 수 있죠. 비록 창밖의 풍경은 시린 겨울이지만, 포근한 지혜의 숲의 온기 덕에 이 마저도 아늑하게 느껴집니다.


종이 향기 가득한 파주출판단지 산책길

지지향은 파주출판단지 안에 있어서 자유롭게 이곳 저곳을 둘러보기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갈대샛강과 맞은편 쭉 뻗은 문발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건물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그래서 이 주변에는 크고 작은 출판사를 비롯해 책방과 카페, 레스토랑 등을 둘러볼 수 있죠. 

 

흔히들 파주는 봄이 전성기라고 하지요. 하지만 겨울에도 그 계절만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바로 파주출판단지입니다. 천천히 걷다 보면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지요. 가벼운 발걸음으로 맥스 한 캔 들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산책코스입니다.


파주출판단지 주변을 제대로 걷고 싶다면 ‘책울림길’도 놓치지 마세요. 책울림길은 약 6.5km 길이의 산책로로 출판도시를 관통하는 갈대 샛강을 따라 만들어진 길입니다. 갈대숲 길을 걷다, 중간중간 개성 있고 재미있는 건물들을 구경하거나, 흥미로운 장소에 잠깐 들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갈대 너머로 호수를 바라보며, 책과 함께 맥스 한 모금을 마시는 여유도 누릴 수 있죠.


낡고 오래된 책 내음 : 문발리 헌책방 골목 블루박스

산책을 하다 보면 지지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북 카페 ‘문발리 헌책방 골목’을 만날 수 있습니다. 책방 안이 마치 옛날 서점 골목처럼 꾸며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지요. 


▲ 문발리 헌책방 골목 내부 전경

이 곳 안에는 이름처럼 헌책을 파는 서점과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카페 그리고 작은 소극장이 함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부로 여러 장르의 서적이 모여서 인지, 다양한 정취가 묻어 있죠. 


헌책방의 매력은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헌책에는 세련된 책 표지, 빳빳한 새 종이가 아닌, 세월과 함께 손때가 묻은 특유의 오래된 향기가 있는데요. 그 향기에 이끌려 많은 여행객이 이곳을 방문하나 봅니다. 문발리 헌책방 골목 책장 속, 다채로운 향수를 당은 여러분의 책 한 권을 발견해보세요. 


어느덧 새해를 맞이한지도 여러 날이 지났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것을 계획하고 있으신가요? 뭔가 새로운 날들을 준비한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한 고민이죠. 어디론가 떠날 계획이 있다면, 많은 생각과 고민 없이 혼자 훌훌 떠나는 여행, ‘혼여’는 어떨까요? 맛있는 맥주 맥스와 함께라면, 조용하지만 외롭지 않은 근사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