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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명동 하면 떠오르는 랜드마크, 명동 돈까스

사람의 추억은 장소와 함께 있던 사람, 그곳에서 뭘 했느냐가 가장 큰 것을 차지한다고 해요. 연말이건 연초건, 사시사철 사람으로 붐비는 명동... 모래알처럼 많은 추억 만큼 다양한 추억이 명동 곳곳에 아로새겨져 있겠죠?
비투걸의 명동에 대한 기억은, 조금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바로 '돈까스'입니다. 어린이날 아빠가 손수 썰어 새콤달콤한 소스를 콕 찍어 입에 넣어주시던 바삭하고 고소한 돈까스의 그 맛. 그 집이 바로 '명동 돈까스'였어요. 

눈이 한바탕 옴팡지게 온 후라 길이 질척질척거리던 어느날, 명동에 볼 일이 있던 비투걸... 문득 어렸을 때 그 맛이 그리워 타박타박 걸음을 옮겼습니다. 

 
붉은 색은 식욕을 돋군다고 하나요? 빨간 간판에 하얀 글씨 뒤로 보이는 스테인드 글라스. 그 위에 소복히 쌓여있는 눈. 어렸을 적 그 간판과 같지는 않겠지만, 벌써부터 고소한 냄새가 콧구멍을 간지르는 듯 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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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옆의 간판들을 보셨나요? 왼쪽에는 '돈가스 달인의 집'이라는 문구의 간판, 오른쪽에는 명동돈까스의 주력 메뉴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걸려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진동하는 튀김의 고소한 기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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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돈까스는 1층은 바 형태, 2층은 테이블로 되어있어 혼자 가서 식사하기에도 그만입니다. 비투걸은 친구와 둘이 갔지만, 옛날 아버지와 갔던 그 기분을 만끽해보려고 바에 앉았어요. 눈 앞에서 고기를 빵가루에 묻히고 튀겨내는 모습, 튀겨진 고기를 슥슥 잘라 데코레이션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믿음직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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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아주머니에게 히레까스 하나와 생선까스 하나를 주문합니다. 아참, 돈까스에 맥주 한잔 빠질 수 없죠? 아주머니, 하이트도 한 병 주세요!!! 
맥주를 주문하니, 맥주와함께 잘게 썰어진 양배추 한 접시를 내주시는 아주머니. 술을 주문한 사람들에게만 준다고 하네요? 하지만, 맛있게 먹기 위해 맥주 개봉을 꾸욱 참고 제사만 지내는 비투걸... 흠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나봅니다. 일단 바 위에 양념통을 집어 양배추에 뿌린 후 전채요리 겸해서 워밍업을 하고 있으니 이윽고 저희가 시킨 히레까스와 생선까스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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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이 돈까스이니, 일단 생선까스 먼저 맛을 볼까요? 오호! 여차하면 비려서 남기게 되는 생선까스... 명동돈까스의 생선까스는 일단 '합격!'입니다. 생선살이 엄청 부드럽고 고소하네요. 소스가 약간 느끼한데, 돈까스 소스를 조금 옆에 놓고 함께 찍어먹으니 딱 좋네요!!! 일단 맥주 한 모금 꼴깍~ 
생선까스나 돈까스나, 모두 밥 반공기 정도와 미소 된장국이 함께 나옵니다. 밥은 적당히 고슬고슬하고, 국도 맛이 너무 세지 않아 생선까스와 돈까스의 맛을 가리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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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킹 등장! 오늘의 메인요리인 히레까스입니다. 두툼한 고기살에 알맞게 튀겨진 고기를 한 입 베어무니... 아 맛이 변하지 않았어요. 달달한 소스 맛도 다른 집과는 다른 것 같아요. 20년 넘게 맛을 이어가는 비결이 뭘까요? 쌀쌀한 겨울이지만, 쫄깃한 고기와 튀김옷과 함께 목구멍을 적시는 맥주가 눈물나게 맛있습니다. 

밥이 반공기 밖에 안나와서 아쉽다고 생각했었는데, 푸짐한 고기를 다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합니다. 약간의 취기까지 더해지니 바깥의 바람이 하나도 춥지 않네요. 다음 어버이날에는 아빠 엄마 한 번 모시고 와서 예전 비투걸 어릴적에 그랬던 것 처럼, 돈까스를 잘라 아빠 엄마 입에 하나씩 넣어드리고 맥주도 한 잔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추억의 랜드마크는 어디신가요? 지금부터라도 추억 창고에 랜드마크를 하나씩 새겨넣어 보세요. 언제든지 꺼내어 볼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이 될테니까요. 추운 겨울이지만, 여러분들 모두 Stay Cooo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