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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서울 데이트 코스 추천] 애매한 우리 사이를 연인 사이로~♥ 방배동 사이길! (42길)



내꺼 인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

흔히 말하는 ‘썸 타는’ 관계에서는 아주 작은 신호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이 요동친다. 하지만 만남 역시 자칫 ‘데이트 인듯, 데이트 아닌, 데이트 같은’이 되기 마련. 부담되는 장소는 아니지만 ‘찌릿’한 감정은 충분히 전할 수 있는 데이트 코스로 ‘방배동 사이길’은 어떨까? ‘사이’가 전하는 신호를 제대로 간파하는 상대라면 이제 ‘썸’은 끝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덕수궁 돌담길은 연인이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고 하지만 이곳 사이길은 썸 타는 남녀도 연인이 되게 해준다는 믿거나 말거나 풍문이 전해진다고.  



[방배동 사이길(42길) 가는 법]

- 7호선 내방역 7번 출구에서 10분정도 쭈욱 직진

- 함지박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들어가면 ‘방배로42길’ 도착


거리는 500 m, 볼 거리는 500만 개!

▲ 가게마다 사이길이 한눈에 보이는 지도가 비치되어 있으니 입구에서 하나 얻어 들고 다니면 좋다. 



문화예술거리 활성화 노력을 통해 아기자기한 공방, 갤러리, 인테리어 소품점 등이 들어선 사이길. 

500m 남짓의 일직선으로 쭉 뻗은 길이 전부다. 우사인 볼트의 전력질주라면 1분 만에도 주파할 수도 있는 거리. 하지만 어느 거리에서도 볼 수 없었던 30여 개 개성 있는 가게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어 아담하지만 볼거리가 다양한 곳이다. 


▲ 낮고 오래된 건물들이 운치를 더한다. 소박하게 여유를 나누기에 좋은 사이길 데이트


가로수길, 로데오 거리, 카페거리 등 데이트 코스로 이름난 거리들은 충분히 많다. 하지만 방배동 사이길은 이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남다른 감성이 있다. ‘핸드메이드’ ‘빈티지’ ‘아날로그’가 이를 대표하는 키워드. 우리말로 요약한다면 ‘느림’ ‘여유’ 정도가 될 것 같다. 


사람 냄새 나는 핸드메이드 감성 만나기, ‘공방’구경


오밀조밀한 공방들. 이것이 방배동 사이길이 다른 트렌디한 골목과 다른 이유이다. 앙증맞은 손뜨개 소품이 눈에 띄어 가게 ‘꽁뜨’ 안을 들여다보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손뜨개를 배우는 이들이 모여 있다. 여성의류와 핸드메이드 소품을 만드는 ‘into’ 앞에도 ‘knitting class’ 안내가 되어 있다. 범상치 않은 포스의 가죽 가방이 진열된 매장 ‘알라맹’을 들여다보니 기성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핸드 그래프트 가죽 공방이다. 이곳 역시 진지하게 가죽 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체험으로 이색 추억 쌓기. – 베이킹 체험, 일일 도자기 페인팅 체험 


정식으로 수강을 받지 않고 하루 특별할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아기자기한 마카롱이 눈길을 끄는 ‘도나. 리’에서는 일일 베이킹 수업을 할 수 있고, 둘만의 특별한 추억을 도자기에 새길 수 있는 이색 데이트를 즐기고 싶다면 도자기 핸드페인팅 공방인 ‘세라워크’를 찾으면 된다. 



향수든 액세서리든 꽃다발이든, 사이길에서는 직접 배우고 만드는 것이 대세. 그 밖에도 향수, 꽃, 쥬얼리, 인형, 갖가지 소품 등을 직접 만드는 핸드메이드 공방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으니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성 있는 아이템이 가득, 보물을 찾아라! 겉보기에는 평범했지만 안에는 갖가지 세계 빈티지 아이템이 다 모인 ‘월스타일’이다. 평일에 찾은 사이길은 번잡하지 않아서 좋다. 으리으리한 매장이 아니라 사이좋게 딱 한 칸씩을 차지하고 있는 작은 매장을 둘러보는 재미가 특별하다. 보통의 매장들은 쇼윈도에 다 보여준 탓에 막상 가게 안을 둘러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이길의 가게들은 수줍게 자신을 보여주고 있는 탓에 더욱 호기심이 생기고, 그렇게 내부로 들어서면 보물상자가 열린 듯 신기한 것들이 가득하다. 



뻔하지 않은 제품을 보는 재미만으로 설레는 데이트가 된다. 물론 생활소품, 여성의류, 그릇 등 다분히 여성 취향적인 매장들이 대다수이지만 막상 예쁘고 고운 것 앞에 서면 무뚝뚝하던 남성들의 눈빛도 달라진다. 특히 빤한 것만 보다 개성 넘치는 소품들을 보면 신선한 자극이 되어 데이트가 지루할 줄 모른다. 


정통 프랑스빵을 고집하는 리블랑제 베이커리


사이길의 특이한 점이라면 한집 건너 공방은 있으나 보통의 번화가처럼 카페나 먹거리 가게는 흔치 않다. 하지만 그중에 맛있는 곳이 있다. 사이길 입구에 위치한 ‘리블랑제 베이커리’는 정통 프랑스식 빵을 굽는 곳이다.


진열장은 소박하고 대신 빵 굽는 공간이 매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첨가제를 뺀 건강한 빵이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화려한 꾸밈없이 철제 트레이에 무심하게 놓인 빵들. 하지만 그 맛은 일품이니 간식으로 먹어 볼만하다. 


부드러운 밀크 아이스크림, 방배목장


골목 끄트머리에 있는 ‘방배목장’은 골목 탐험을 끝낸 기념으로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나누기에 좋다. 진득하고 고소한, 제대로 되 밀크 아이스크림을 고집하는 곳으로 우유갑 모양의 앙증맞은 매장이 인상적이다. 


방배동 사이길 데이트의 마무리는 튀김과 맥주 한잔


방배동 사이길을 구석구석 돌다 보니 어느덧 출출해진 배. 출출해진 배를 달랠 수 있는 맛있는 떡볶이가 있는 곳. 방배동 사이길 초입에 위치한 ‘is 바삭’은 맥주와 함께 분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튀김에 맥주 한 잔, 역시나 환상궁합이다. ‘떡튀순’은 떡볶이집의 환상 트리오! 여기에 하이트 맥주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약간 달달한 국물 떡볶이에 냄새 없이 고소한 순대를 찍어 먹어야 진리. 하지만 ‘is 바삭’의 주인공은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실하고 바삭한 튀김이다. 그리고 튀김에는 역시 맥주! 소박하지만 개성 있는 데이트의 마무리로, 이보다 더 좋은 맥주 한 잔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