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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일품맛집7]고정 메뉴 없는 착한 맛집! 박성희의 요리하는 집



요즘 워낙 믿을 수 없는 먹거리들이 많다 보니 밖에서 사먹는 음식들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가 없습니다. 각종 조미료와 방부제, 인공색소 등을 사용하는지 안 하는지 주방에 들어가 하나하나 검수하고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죠. 그러나 분당선 선정릉역에 위치한 ‘박성희가 요리하는 집’은 믿고 가볼 만한 착한 맛집입니다. 첫 방문 시, 무뚝뚝한 여사장님의 응대에 살짝 당황할 지 모르지만 이곳의 음식을 맛보며 사람들이 왜 이곳을 다시 찾게 되는지 무릎을 치게 됩니다. “내가 못 먹는 음식 남한테도 안 준다.”라는 뚝심 있는 사장님의 요리철학이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 지금부터 ‘박성희의 요리하는 집’을 소개합니다. 


고정메뉴 없는 ‘알아서 코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작은 식당 내부에 살짝 놀랄 수도 있습니다.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음식점이니 고급스럽고 화려하리라 기대했다면 말이지요. 하지만 가게는 아담한 복층 구조로 20명 안쪽의 인원이라면 회식을 진행하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곳 여사장님은 요리와 함께 모자에도 꽂히신 듯 하네요. 가게에 진열된 모자들은 모두 이곳 여사장님의 소장품이라고 하네요. 


 

이곳 추천 메뉴는 일명 ‘알아서 코스’! 확실하게 정해진 메뉴가 없고 5만5,000원과 3만9,000원으로 가격이 나뉘어져 가격에 따라 1++ 등급의 안동한우와 제철음식, 초회요리, 구이, 폰즈 삼겹살, 찌개 등이 나옵니다. 김치 맛을 보면 그 집 음식 맛이 어느 정도 판단된다고 하죠? 정갈하게 나온 오이소박이, 배추김치, 총각김치 등은 새콤하게 맛이 들어 아삭아삭한 식감이 최고조에 오른 상태로 정말 맛있었습니다. 



초반에 나오는 골뱅이 초무침은 식욕을 자극하는 새콤한 맛입니다. 민들레 잎사귀가 소복하게 깔린 위로 매콤 새콤하게 버무려진 골뱅이는 겨우내 잠들어 있던 오감을 깨우는 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 골뱅이 초무침이 특별한 이유는 사장님이 수산시장에서 생 골뱅이를 사다가 삶아서 직접 손질해서 무치기 때문입니다. 골뱅이의 식감이 남다른 이유이지요. 식전 에피타이저로서 최적의 맛입니다.


건강한 식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음식들


이곳에서 밥을 먹을 때 돈이 아깝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나물들입니다. 나물의 종류는 그 때 그 때 조금씩 바뀌지만 나물양념이 강하지 않고 나물 고유의 향이 각각 살아 있어 나물 반찬 한 가지로 밥을 먹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느낌입니다. 주로 도라지, 우엉, 시래기 등 묵은 나물이 나오지만 요즘 같은 봄철에는 이 계절에만 만날 수 있는 봄나물을 지나칠 이유가 없겠죠? 달래, 씀바귀, 머위, 취나물, 미나리 등 밥상 한 가득 향긋한 봄의 향취를 담고 있으니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그릇에 계란을 찰찰찰~ 푸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따끈한 전이 한 가득 나옵니다. 전을 내려 놓으며 100% 국산 녹두 외에는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하시는 사장님의 말처럼 확실히 담백하고 깔끔한 맛입니다. 호박과 연근도 보이고 육전에 동태전까지 다양한 전이 먹음직스럽습니다. 



뜨끈한 전에는 상 위에 있던 시원한 동치미가 딱 어울립니다. 이곳 동치미는 옛날 시골집 동치미의 맛이 느껴집니다. 국물 속에 각 재료들이 은근하니 속 깊게 배어 들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정감 가는 맛을 냅니다. 어르신들이 맛보면 옛이야기 줄줄이 엮어 나올 고향집 동치미, 딱 그 맛이네요!



얼추 배가 불러오는데 1++등급 안동한우가 등장했습니다. 표고버섯과 키조개, 한우를 함께 먹는 장흥삼합입니다. 오늘은 여기에 산낙지까지 올려주시네요. 불판 위에서 현란한 움직임으로 최후를 맞이하는 낙지를 바라보며 민망하게 침을 꼴깍 삼킵니다. 적당히 구워진 한우와 관자, 표고버섯을 정성껏 포개어 달래무침과 함께 한 입에~! 바다와 육지의 맛이 이렇게 조화로울 수 있을까 감동하며 이 맛에 적절한 단어를 찾아봅니다. ‘일품진로 한 잔 아니할 수 없는 바로 그 맛!’ 이것이 장흥삼합의 맛의 정의라고 할 수 있겠네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품진로와의 고급스러운 조화


이렇게 좋은 음식들을 귀한 분들과 함께 나눌 때는 일품진로만한 술이 또 없을 듯합니다. 도수가 그리 낮지 않음에도 입 안에 퍼지는 향과 목 넘김이 부드러운 일품진로는 나를 조금 더 챙겨주는 느낌이랄까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요즘의 음식들과는 다른 이곳의 음식들과 더 없이 잘 어우러집니다. 



이제 마지막 코스, 남은 나물들을 모두 집어 넣고 청국장과 쓱쓱 비벼 먹을 차례입니다. ‘박성희의 요리하는 집’의 인기 단품 메뉴이기도 한 청국장은 코스의 마지막까지 기대감을 떨어뜨리지 않게 하는 막강 메뉴입니다. 담백한 집밥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을 찾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하는데요. 어떤 요리가 나올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늘 상상 이상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니 다시 찾을 수 밖에 없겠죠? 




[박성희의 요리하는 집]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37-12번지

문의: 02-543-9091

휴무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