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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서울 데이트 운치있게 즐기기! 경복궁~덕수궁 고궁 데이트 코스

서울 데이트 운치있게 즐기기! 경복궁~덕수궁 고궁 데이트 코스


‘어디서 무슨 데이트를 할까?’ 연인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이겠지요. 이색적이면서도 낭만적이고, 한적하면서도 그리 멀지 않은 데이트 코스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운을 떼는 이유, 바로 이에 딱 맞는 데이트 코스를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궁’

두둥~. 이름하야 고궁 데이트! 고루하다고 고개를 저으시는 분들, 고궁 데이트 안 해봤으면 말을 말아주세요~. 경복궁-광화문-청계천-시청-덕수궁-을지로까지 이어지는 알토란 같은 데이트, 이제부터 출발~입니다. 

조선 제일의 궁궐, 내가 경복궁이다

 

공기는 차분하고 마음은 촉촉히 가라앉는 보슬비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오후, 경복궁을 찾았습니다. 비오는 날은 귀찮다고요? 시작하는 연인들에게 이 정도의 보슬비는 하늘의 축복이라는 거 모르시나요? 함께 우산을 쓰고 걷는 가슴 뛰는 데이트를 만들 수 있는데 포기하시다니요. 폭우가 아니니 우산 하나를 나눠 쓰고  광화문을 지나 경복궁으로 들어섭니다.

 

비오는 날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경복궁은 태조 4년(1395)에 창건되어 임진왜란으로 소실, 이후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중건되었으니 조선 제일의 궁궐이라 할 수 있지요. 그래서일까요? 드라마나 영화 속 사극으로 눈에 익은 근정전의 웅장한 모습이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습니다. 
 

근정전 내부

 

근정전의 석상들

오늘 하루는 왕과 왕비로 빙의해도 좋아라


화강암으로 반듯하게 닦인 근정전의 넓은 마당, 그곳을 걸으며 조선 왕조의 기운을 느껴볼까요? 이곳에 깔려있는 화강암은 햇빛으로 인한 눈부심을 줄이기 위해 일부 거칠게 다듬어져 있답니다. 때문에 아무리 데이트라지만 여성분들, 하이힐은 곤란해요. 걷고 또 걷는 묘미가 있는 고궁데이트는 운동화로 맞춤하는 센스가 필수랍니다.

교태전의 굴뚝들


경복궁의 중심인 근정전은 ‘천하의 일을 부지런히 잘 다스리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요. 이곳에서 왕은 궁궐너머의 세상을 어떻게 바라 봤을까요? 저 멀리 도심의 고층빌딩이 보이지만 궁의 기운 때문인지 천하를 호령하는 기분이 듭니다. 근정전을 뒤에 있는 강녕전은 왕과 왕비가 일상생활을 하던 곳. 이곳에서는 금슬 좋은 왕과 왕비로 빙의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교태전 뒤에는 아미산이라는 왕비의 후원이 있는데요. 이곳에는 조상들의 높은 심미안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굴뚝이 있지요.

경회루와 향원정, 풍류를 함께 느껴봐요 

 

연인들의 필수 인증샷 코스


경복궁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경회루이지요. 왕이 대규모 연회를 즐기거나 사신을 대접하던 곳인데요. 연못에서는 뱃놀이를 즐겼다고 하니 옛 궁궐의 풍류가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인왕산이 연못에 그대로 비추는 장엄한 풍경을 자랑하는 경회루, 이곳에서는 연인 인증샷을 빼놓지 마세요.


경회루가 남성적이라면 북쪽 후원에 있는 향원정은 아늑하고 여성적이랍니다. 특히 연못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참 낭만적이지요. 근정전 일원과 달리 북쪽 후원은 단체 관광객이 적어 한적하고, 나무도 많으니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딱입니다.

광화문 광장, 걸음걸음 예술이 묻어나네

광화문 거리의 당당한 이순신 장군상


경복궁을 한 바퀴 둘러봤으면 광화문으로 나와 광화문 광장으로 향해볼까요? 이순신 장군만 있던 광화문에 세종대왕까지 등장해 더욱 볼거리가 많아졌지요. 아무리 ‘강남스타일’이 휩쓰는 요즘이지만 문화의 중심은 역시 세종로 아니던가요. 특히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10월 31일까지 임옥상 작가의 ‘이제는 농사다’ 야외 전시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무작정 직진하지 말고 연인과 함께 하나씩 보물찾기를 하듯 주위를 둘러보며 걸어보세요.

세종대왕님도 자리하셨습니다.

청계천 인증샷, 포토메일로 추억을~ 

청계천의 또 다른 즐길거리 포토엽서 부스


그렇게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데이트 포인트가 청계천입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가 가슴 속까지 뻥 뚫어주지요. 그런데 참 알 수 없는 것 하나, 왜 물이 있는 곳은 더 로맨틱하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육감으로 감지되는 그 알 수 없는 신비를 체험하며 사뿐히 청계천을 걸어도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청계천에서의 추억을 재미나게 남길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문구를 넣어 이메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는 포토엽서 보내기 부스입니다. 애인과 함께 찰칵! 이런 곳에서의 애정행각은 잠시 눈감아 드리겠습니다. 단, 1초간인 거 아시죠?

덕수궁 돌담길, 낙엽지면 다시 올 거지?

 

그 유명한 덕수궁 돌담길


청계천을 지나 조금만 더 걸으면 덕수궁이 나오지요. 하지만 덕수궁으로 직행하기 전, 왼편으로 난 덕수궁 돌담길부터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젠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갔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가 자연스럽게 흥얼거려지지요.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교회, 정동극장 등 근대 건축물들이 이어져있어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도 듭니다.


트렌치코트 깃을 세워야 할 것 같은 이곳은 낙엽 지는 가을이 진리인데요. 10월이 되면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 낙엽이 푹신하게 깔리며 감탄스러울 정도로 멋진 길이 탄생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낙엽이 한창일 때 꼭 다시 오자고 연인과 손가락을 걸어주세요. 그때까지 헤어지는 거 있기, 없기? 물론 없기! 도장 꾹!!


덕수궁의 밤, 치명적 매력의 자태여

경복궁과 달리 야간개장을 하는 덕수궁에 7시가 조금 못되어 들어서니 최소한의 불만 밝히는 은은한 조명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습니다. 연인들이 좋아하는(?) 으슥한 분위기가 바로 연출되는데요. 어머! 응큼한 상상은 마세요. 어둠이 진하게 내릴수록 순찰하시는 분들도 급 강화된답니다. 대신 좀 더욱 꼬옥 안고 걸을 수 있는 특권은(제맘대로) 선사해드리겠습니다.

덕수궁 야간 개장은 꼭! 놓치지 마세요


하지만 머지않아 옆에 있는 연인보다 더 멋지고 화려한 모습으로 시선을 빼앗는 주인공이 등장하니, 바로 중화전과 석어당 등의 야경입니다. 창호지로 새어나오는 은은한 불빛, 그것이 창살의 다채로운 무늬와 어우러지며 더욱 화려한 모습을 뽐냅니다. 낮에는 꼭꼭 숨겨둔 덕수궁의 밤의 매력, 꼭 놓치지 마세요.

 

밤이 되니 낮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네요


9월까지 목요 공연, 뜻밖의 행운이에요

 

뜻밖의 행운도 만나실 수 있어요.
 

이 길을 걷고 나면 연인사이가 한 뼘은 더 가까워질 것 같은 느낌


더 안쪽에 있는 정관헌의 불빛은 더욱 눈부십니다. 사람들도 북적이고 전통 음악도 흐릅니다. 가까이 가보니 무대가 꾸려진 것인데요. 아~ 이런 횡재가 있을까요? 덕수궁에서는 5월부터 9월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풍류’라는 상설 전통공연을 펼치는데 이제야 알았습니다. 해 저문 고궁에서 만나는 야외 전통 공연에 괜히 울컥해진 건 저 뿐일까요? 9월 20일, 27일 공연이 남았으니 놓치지 마세요. 별도의 관람료도 없으니까요.

을지로골뱅이와 참이슬로 100% 완벽한 마무리 

 

식도락으로 고궁데이트 마무리~


경복궁에서부터 덕수궁까지 쭉 돌아보는 동안 감성이 꽉 찬 느낌입니다. 발 길 닿는 곳마다 멋과 풍류가 짜릿하게 전해졌달까요. 그런데 마음은 풍성해졌지만 배고픔까지 억누를 수는 없는 것이 범인의 자연스런 신체 반응이죠. 비오는 날의 쌀쌀한 기운을 털기 위해 일단 참이슬을 찜하고 보니 ‘을지로골뱅이’가 섬광처럼 스칩니다. 알싸한 파채에 황태포, 그리고 도동통한 골뱅이가 매콤하게 어우러진 골뱅이 무침을 찾아 을지로로 고고씽~. 참이슬 한잔으로 마무리하는 데이트, 연인이 얼굴이 더욱 예쁘고 멋있어 보이는 마법의 묘약이 아닐까 싶습니다. 

* 경복궁-덕수궁 데이트를 위한 사소한 팁!

1. 덕수궁은 월요일, 경복궁은 화요일이 휴관입니다. 목요 상설공연이 탐나시면 목요일에 데이트 신청을 하세요.
2. 덕수궁 야간 개장은 밤 9시까지로 8시까지는 입장하셔야 합니다.
3. 계속 걸어야하는 만큼 편한 신발은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