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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여행하면서 술을 즐기는 레디꼬. 하지만 과음은 하지 않는 편입니다. 특히나 취재로 가는 경우는 평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맥주 한두 캔 이상은 마시지 않으려고 하는데요, 지난 나가노 현의 취재 때는 관광청 직원과 호텔 관계자분들이 너무 재밌으신 분들이라 술자리가 꽤 길게 이어지는 바람에 결국 살짝 과음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저녁을 먹으며 시작한 간단한 반주가 길게 이어져 결국 자리를 옮기기까지 했습니다. 호텔에서 나와 카루이자와역의 작은 선술집 산키(三喜)로 들어갔습니다.

일반적인 일본의 음주문화는 술을 강요하지도 않고, 각자 마시고 싶은 술을 주문하고,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음료를 주문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날은 특이하게 모두 같은 술로 통일해서 마시고, 다 마시면 다른 술을 주문하고... ㅠ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ㅋ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처음 주문했던 미야사카 준마이 모로미 소주(純米もろみ焼酎). 나가노 현에서 만들어진 쌀로 만드는 본격적인 소주입니다. 25도나 되는 제법 높은 알콜 도수이지만 풍부한 향 때문에 믿기지 않을 만큼 술술 들어가더군요  -_-;;;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다음은 마스미 아라바시리(真澄 あらばしり). 미야사카와 마찬가지로 마스미(真澄)에서 만들어지는 소주인데, 마스미의 소주 브랜드 중 중간 정도의 레벨로 나가노 현의 애주가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라고 합니다.

위의 두병의 소주를 만들고 있는 주조회사 마스미는 1660년대에 창업한 곳으로 오랜 역사와 함께 전국 소주 배틀에서 수차례 1위를 지키기도 한 일본 소주의 명가입니다.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다음은 미야자키 현의 쿠로키혼텐(黒木本店)에서 생산하는 백년의 고독(百年の孤独)이라는 술입니다. 일본의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서 백년 '百年'을 입력하면 자동완성 1순위로 나오는게 바로 이 백년의 고독이죠. 얼마나 유명한 술인지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일본의 소주는 쌀, 보리, 고구마 등으로 만들며 각각의 특색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보리로 만든 무기소주(麦焼酎)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백년의 고독은 마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마지막으로 미야자키와 함께 최고의 소주 산지 중 하나인 가고시마의 소주, 천사의 유혹(天使の誘惑)입니다.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소주이지만 도수가 무려 40도에 이르는 장기 숙성용 소주인데, 마시는 느낌은 브랜디 같았습니다.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상당히 많은 술을 마셔 다음날 숙취가 조금 걱정되기는 했지만, 꼭 마셔 보고 싶은 술이 있었으니 나가노 현의 치비루였습니다. 지난번에도 소개했듯이 치비루는 지방의 작은 주조회사에서 소량 생산되는 지역 특산 맥주입니다. 나가노현의 치비루는 여느 치비루와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요. 그 이유는 일본 최고급 리조트들을 운영하는 호시노야 그룹에서 만드는 맥주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주 매니아와 함께 산키(三喜)에서 즐긴 소주와 맥주

호시노야 리조트에서 만드는 치비루 카루이자와 고원맥주(軽井沢高原ビール). 두가지 종류 중 저는 스타우트와 같은 흑맥주를 시도했습니다. 도수는 높지만 흑맥주만이 갖고 있는 부드러운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선술집 산키에서 즐긴 다양한 일본주와의 향연. 다음 날 몸은 살짝 피곤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많은 술을 맛 볼 수 있어 참 즐거웠던 경험이었습니다.

상호: 산키(三喜)
영업시간 : 11:00~23:00
주소 : 長野県北佐久郡軽井沢町軽井沢東11-2 (카루이자와역 도보 3분)
전화 : 0267-45-3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