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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춘천 맛집] 대학 시절 추억의 맛, 춘천중앙닭갈비

'춘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추억과 낭만입니다. 대학 시절 즐거웠던 강촌으로의 MT, 오래된 노래 '춘천 가는 기차'를 들으며 연인과 함께 몸을 실었던 경춘선 열차, 그리고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선 남이섬의 풍경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가슴 설레는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굳이 춘천에 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춘천의 향기,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이 대학가 근처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춘천 닭갈비는 아련한 춘천의 추억과 함께 떠오르는 즐거운 기억 중 하나입니다.
추억의 맛이 있는 춘천 닭갈비. 오랜만에 대학 동기와 함께 떠난 여행길에 닭갈비로 유명한 춘천의 명동을 찾았습니다.

골목을 들어서면 춘천을 대표하는 볼거리와 닭갈비 골목 약도 등이 표시된 안내판이 있고, 그 길을 따라 수많은 닭갈비 집들이 있는데요. 제가 찾은 곳은 골목 초입에 있는 '이송금 할머니의 춘천중앙닭갈비'였습니다. 이미 점심때가 지나서인지 대부분의 음식점에는 손님들이 없었는데, 유독 이 집에만 사람이 많기에 망설임 없이 들어섰습니다. 알고 보니 춘천중앙닭갈비는 2대째 30여 년을 이어온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닭갈비 집으로 저녁땐 줄을 설정도로 인기가 있는 식당이라고 하더군요.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빛바랜 사진과 스타들의 싸인이 맛집임을 증명이라도 해주는 듯 합니다.
닭갈비 2인분을 시켜봅니다. 연륜이 느껴지는 무쇠 팬에 양념이 잘 배도록 미리 장에 재워둔 닭다리 살과 신선한 양배추, 고구마 같은 야채들이 올라갑니다. 취향에 따라 고구마나 떡 사리 같은 것을 추가해서 먹으면 되는데 이 집엔 특이하게 낙지 사리와 치즈 사리 같은 것도 보이더군요.
쌈채가 전부인 닭갈비 집의 사이드디쉬는 참 단출합니다.
이윽고 시작된 아주머니의 신들린 조리. 보통 이렇게 가운데 팬이 있는 음식들은 셀프로 조리해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닭갈비만은 전문가의 손길에 맡겨야 합니다. 닭고기가 익어가는 정도에 따라 적당히 시차를 두고 뒤집어 주는 센스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빨갛게 익어가는 닭갈비의 매운 양념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보기에는 양배추만 가득한 것 같은데, 볶아놓고 보니 야채의 숨이 죽어서 그런지 딱 닭갈비와 먹기 좋았습니다.
닭갈비는 이렇게 양배추와 함께 쌈에 싸서 먹어야 제맛이죠. 매콤달콤한 맛에 맥주가 술술 넘어갑니다. 닭갈비를 다 먹어갈 즈음에는 밥도 볶아먹어야 하는데, 친구와 둘이 단출하게 떠난 지라 양이 너무 많아 안타깝게도 닭갈비만 먹고 왔네요. 서울에서 먹는 그것과는 좀 차원이 다른 푸짐함입니다. ^^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식당엔 저희만 남았군요.
서울에서 조금만 더 가까우면 친구와, 가족과 함께 자주 찾을텐데 살짝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쉽게 갈  수 없기에 더욱 소중한 맛집이겠죠.



매년 9월 초에는 춘천시내 닭갈비, 막국수 업소 200여 개가 참여하는 춘천 닭갈비 막국수 축제가 열립니다. 올해는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9일간 열려 각종 행사와 시식회 등이 펼쳐졌다고 하는데요. 아쉽게도 축제는 끝났지만 코스모스가 펴 가을색이 완연한 춘천은 지금이 한창입니다. 



올가을, 옛 추억을 떠올리며 춘천으로의 주말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매콤한 닭갈비에 맥주 한잔하며 대학 시절, 그 즐거웠던 추억의 한 페이지로 돌아가 보는 것도 좋겠네요.



* 춘천 닭갈비 막국수 축제 홈페이지: http://www.mdfestival.com





뼈 없는 닭갈비 1인분은 만원입니다. 요즘 닭갈비 가격은 예전과 달리 대학생이나 군인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양은 예전처럼 푸짐하니 섭섭한 마음이 덜합니다. 이송금 할머니의 춘천 중앙 닭갈비는 홈쇼핑으로까지 유통망을 넓혀 이제는 집에서도 편히 앉아 추억의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무쇠 프라이팬에 볶아먹는 그 맛은 아니지만 닭갈비를 좋아하시는 분들껜 좋은 소식이겠네요.

상호 : 이송금 할머니의 춘천중앙닭갈비
전화 : 033-253-4444
주소 : 강원도 춘천시 조양동 146-1
위치 소개 : 춘천 명동 중앙로 닭갈비 골목 초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