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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돌판 위의 두툼 오겹살, 이것이 진리다! 석촌동 ‘돌삼땡’


술자리의 벽을 허무는 요물, 삼겹살이오 

남녀노소,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요것’ 앞에서는 벽을 허물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참이슬 & 드라이 d' 한잔까지 더해지면 게임 끝! 마음이 열리고, 어색한 관계도 끈끈하게 발전한다는 요물 중의 요물, 바로 국민 고기 ‘삼겹살’입니다. 3월, 새로운 인연들이 속속 매듭을 지어가는 시기이죠.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삼겹살과 술 한잔이 있는 자리, 어떠신가요?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삼겹살이면 안 되겠죠. 불판이 다르고, 고기 두께부터가 차원이 다른 ‘돌삼땡’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삼겹살에 일가견이 있는 블로거들 사이에서 검증받은 맛집으로 통하는 이곳. 과연 그 비결이 무엇인가 궁금해 8호선 석촌역까지 내달렸습니다. 


‘돌삼땡’의 정체는 돌판 위의 오겹살



석촌역 7번출구에서 2~3분이면 닿을 수 있는 먹자골목 내에 위치한 ‘돌삼땡’. 그 이름의 정체는 가게 앞 풀네임을 보고야 알았습니다. 바로 ‘돌삼겹살이 땡기는 날’이었군요. 정감 있는 이름에 웃음을 지으며 문을 열고 들어서니 가게가 생각보다 아담합니다. 단골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숨은 고수의 풍모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리고 두둥~. ‘돌삼땡’의 첫 번째 음절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돌판의 삐딱한 자세가 시선을 확 사로잡습니다. 일단 이 돌판으로 말씀드리자면 전라북도 장수에서 채석한 검푸른 편마암을 가공하여 만든 ‘장수 곱돌’. 명성만큼이나 음이온이 다량 방출되어 몸에 좋은 것은 물론, 무엇보다 직접 채광한 자연석이라 화학코팅은 NO~, 중금속 함유량도 0%랍니다. 이곳에서 지글지글 익는 삼겹살,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그런데 색다른 반전이 메뉴판에 있었습니다. 삼겹살은 보이지 않고 대신 오겹살이 위풍당당 자리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네, 맞습니다. ‘돌삼땡’에서는 삼겹살보다 두 겹 업그레이드 된 ‘오겹살’을 선보이는데요. 그 두툼함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빨노초의 조연 3인방, 거기에 달걀 하나요~


일단 오겹살 2인분으로 시작! 하지만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입니다. 슬슬 달궈지는 돌판 위에 등장한 것은,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들보다 더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야채와 반찬들이었습니다. 일단 주연을 넘보는 3인방이 있으니 바로 콩나물, 김치, 파무침인데요. 빨노초의 색감까지 제대로인 이들이 불판의 맨 아랫단을 화려하게 장식해준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파무침 안에 톡 깨주는 달걀 하나!


돌판의 윗단은 순백의 화이트가 점령했습니다. 송이버섯, 팽이버섯, 두부, 가래떡이 가지런히 놓이고, 양 옆으로는 감자와 양파가 더해집니다. 돌판의 검은색까지 맛의 조화에 앞선 색의 조화 역시 훌륭합니다. 이것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돌삼땡’만의 숨은 비법이기도 하고요. 


1인분에 한 줄, 두툼함으로 승부하마 


이렇게 화려한 조연들이 각자 제 자리를 잡고, 돌판도 어느정도 달아올랐으면 이제 오늘의 주인공 오겹살이 등장합니다. 1인분에 한 줄, 딱 두 줄이 가지런히 몸을 눕힙니다. 양이 너무 적다고요? 천만의 말씀. 대패 삼겹살과 비교하면 예의가 아닐 만큼 두툼한 오겹살의 위엄을 자랑하고 있답니다. 혹시 삼겹살을 못 드시는 분이 계신가요? 이 역시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5천원이면 튼실한 대하 4마리를 만날 수 있으니 말이죠. 



고기를 불판에 앞에 두면 왜 그리 시간이 더디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이 두툼한 오겹살은 조금 더 인내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고기만 노려보지 마시고, 빨노초 조연 3인방을 리드미컬하게 볶아주시면 되겠습니다. 김치, 콩나물, 파 그리고 계란까지 쓱쓱 잘 섞어 볶아주면 입맛 돋우는 김치볶음의 내음이 솔솔 풍겨옵니다.



오겹살이 익었다 싶으면 가위로 잘게 썰어 옆면도 두루 익혀주면 되는데요. 고기도 두꺼울뿐더러 돌판 위라서인지 쉽게 타지 않고, 군침 돌게 하는 노릇한 색감을 뽐내며 익어갑니다. 이제부터는 젓가락질이 바빠지는 타임인데요. ‘돌삼땡’에서 오겹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미리 준비해둔 김치 콩나물 파 계란 볶음에 오겹살을 더해 먹는 것입니다.



그 맛은? 느끼함은 사라지고, 파의 향긋함과 김치 콩나물의 아삭함이 두툼한 고기의 육즙과 어우러지면서…. 이거 정말 입안을 가득 채우는…. 담백하면서도 산뜻하게 마무리되는…. 정말 맛있는데 말로 다 하지 못하는 감동이 밀려옵니다. 말해 무엇하겠어요. 직접 드시는 수 밖에요. 



오겹삽을 폭풍 흡입하는 동안 새우도 잘 익었습니다. 껍질에 기름이 묻어 있어 까는 게 조금 수고스럽지만, 이를 보상이라도 해주듯 통통한 새우살이 반겨줍니다. 새우의 퍽퍽함을 달래주는 것도 조연 3인방 볶음. 확실히 ‘돌삼땡’의 인기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불판 갈이 없이 돌판 하나로 볶음밥까지! 


순식간에 한판을 다 비우고 이번에는 고추장오겹살을 추가해보았습니다. 여기서 발견한 놀라운 사실 하나! 그렇게 굽고 볶았는데도 불판을 한 번도 갈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고기집에 가면 ‘여기 불판 갈아주세요’를 수시로 외쳐야 했던 지난날이 스쳐지나가면서 새삼 돌판의 진가를 실감합니다. 고기가 추가되면 그동안 돌판에 눌러 붙은 것들을 깔끔하게 밀어낸 다음, 그 자리에 고추장오겹살을 살포시 올리면 됩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추장과의 만남이니, 그 고기맛은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돌에서 바싹 익은 오겹살을 싹싹 비웠다면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 볶음밥으로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자연스럽게 돌판볶음밥이 되는 것인데요. 날치알볶음밥과 치즈볶음밥을 함께 주문해보았습니다. 한쪽엔 김이 솔솔, 나머지 절반엔 치즈가 솔솔 뿌려진 볶음밥. 역시 한국 사람은 밥으로 마무리해야합니다. 특히 코팅 벗겨질 걱정 없는 돌판 위에서니 바닥에 고소하게 누른 밥을 팍팍 긁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참이슬 한잔 기울이고, 또 드라이d로 건배를 하며 유쾌하게 즐긴 ‘돌삼땡’의 오겹살. 그 두툼한 고기와 김치 콩나물 볶음의 아삭함이 내내 머릿속을 맴도는데요. 특별한 삼겹살이 당긴다면, ‘돌삼땡’의 화끈한 돌판 맛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돌삼땡]

주소: 서울 송파구 석촌동 170-3

전화: 02-417-1189

영업시간 : 오후 5시~ 밤 12시

메뉴 : 오겹살 9,000원, 항정살 10,000원, 대하 5,000원, 치즈돌판볶음밥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