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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2DAY

[책읽는계절]비투지기가 추천하는 ‘이토록 흥미로운 과학·인문 교양서 4편’

 

과학! 인문! 전혀 지루하지 않아요

 

세상 모든 호기심은 흥미롭기 마련이지요. 그런데 ‘지적 호기심’에서 만큼은 한발 물러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과학이나 인문교양이 더해지면 격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이제는 그만! 지적 호기심에 불을 ‘확~’ 당겨줄 책 네 권을 소개해봅니다. 어렵지 않게, 아니 흥미진진하게 지식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재미보장 교양서인데요. 확실하냐고요? 일단 한 번 읽어보시라니까요.

 

 

유쾌한 이야기꾼이 전해주는 세상의 역사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빌 브라이슨 저

 

 

인간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본질적인 역사에 대한 질문이라면 당연히 어렵게 느껴지겠지요. 하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이가 어떤 글에든 유머를 녹여내는 ‘빌 브라이슨’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는 책장을 넘기다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몇 안 되는 작가(그 중에서도 최고라 할 수 있는)인데요. 그는 그 특유의 유머러스한 필치로 ‘지표면에서 수천 킬로미터 밑에 있는 지구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우주의 크기와 조성을 어떻게 알아냈고, 블랙홀이 무엇인가를 어떻게 알아냈을까?’ ‘6억 년 전에 대륙들이 어떤 모습이었는가를 어떻게 알아냈을까?’에 대한 답을 풀어냅니다. 지질학, 화학, 화석학, 천문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 전반에 대해 접근하고 다윈, 뉴턴, 아인슈타인, 호킹의 이론까지 등장하는 그야말로 자연과학의 총서인데요. 작가는 3년 동안 방대한 자료 수집에 매달렸다고 하네요. 어렵게만 느껴지는 자연과학이 그의 유머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궁금하지 않나요? 지루하지 않으리라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황당한 실험들, 이토록 흥미로운 과학 : 매드 사이언스 북 / 레토 슈나이더 저

 

 

 

‘사이언스’라니! 거부감부터 들 수 있지만 ‘엉뚱하고 기발한 과학실험 111’이라는 부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제목을 믹스하면 ‘미친 실험‘으로 만나는 700년의 과학사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기본적인 이론도 몇 백 년만 거슬러 가면 꾀 위험한 실험을 동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대를 앞선 과학 실험은 엉뚱하고, 황당하고, 기괴하고, 잔혹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들이 오늘날의 과학을 세운 토대이기도 하지요. 목차만 봐도 흥미롭습니다. ‘1772 내시에겐 전기가 통하지 않을까’ ‘1802 환자의 토사물을 먹으며 쓴 박사논문’ ‘1901 범죄학 강의실의 살인실험’ ‘1995 라스베이거스의 스트립쇼 실험’ 등이니까요. 이미 널리 알려진 과학이 처음 태동할 때의 순간을 엿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지요. 무엇보다 다년간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한 레토 슈나이더의 재치 넘치는 문장은 단순한 사실의 정리가 아니라 과학자들의 열정과 윤리, 또 그것이 미친 파급력까지 두루 생각하게 하는 힘을 지닙니다. 700여 년에 걸친 과학을 이렇게 단숨에 만나기도 흔치 않답니다. 
 

세계 석학 110명의 위험한 생각은? : 위험한 생각들 / 존 브록만 저

 

 

 

세계의 석학을, 그것도 무려 110명을 한꺼번에 만날 특별한 기회를 선사하겠습니다. 벌써부터 지루하시다고요.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가 현재의 가치와 도덕으로는 따라잡기 힘든 ‘위험한 생각들’이라면 어떤가요. 세계 최고 석학들의 학문적 교류의 장으로 마련된 ‘엣지재단’. 그 회장을 맡고 있는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존 브록만’인데요. 그는 인지과학, 사회학, 심리학, 물리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 석학 110명에게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올바르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가 아직 대비하지 못하고 있거나 그저 묻어 두고 있는 시한폭탄 같은 생각은 무엇인가?’ ‘당대의 가치와 도덕에 위배되지만 세상을 변화시킬 생각은 무엇인가?’라는 위험한 질문을 던지고 또 위험한 답을 받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앞선 생각은 늘 위험하기 마련이었지요. 당대 석학들이 지닌 위험한 생각을 읽어보는 것, 이것이 진정 미래에 대한 식견을 넓히는 기본자세가 아닐까요?

 

 

묘비명으로 인생을 배우다 : 인생열전 / 박영만 저

 

 

 

역사적 인물을 만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위인전을 통해서, 업적을 통해서,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묘비명’을 통해 만날 기회는 많지 않겠지요. ‘인생열전’은 ‘묘비명으로 본 삶의 의미’라는 부제가 말하듯 토마스 모어, 벤저민 프랭클린, 파스칼, 뉴턴, 김옥균, 채만식 등 동서고금을 막론한 60명의 묘비명을 통해 그들의 삶과 인생의 마지막 장을 정리합니다. 어쩌면 죽음을 맞는 순간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절정의 순간일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죽음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 유언이나 묘비명은 그의 삶 전체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묘비명 덕에 아직도 살아있는 그들의 생각이라니. 조금은 아이러니하지 않나요. 그래도 강렬한 한 마디 속에 함축된 삶의 의미를 곱씹는 여정이 꽤 흥미로우리라 생각됩니다. 요즘 미리 유언장을 써보는 것도 의미 있는 삶을 위한 한 방법이라고 하는데요. 위인들의 묘비명을 참고 삼아 내 무덤 위에 쓰일 한 문장을 고민해보는 것도 뜻깊을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