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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 2DAY

[책읽는계절]비투지기가 추천하는 ‘흡입력 강한 추리소설 4편’

 

 

책 읽다 가을밤을 샜다고? 독서의 즐거움을 깨워 드려요

 

요즘 책 얼마나 읽으시나요? 출·퇴근길 짬짬이 책을 읽던 이들도 스마트폰의 마력에 책을 놓고 말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하는데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콘텐츠로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많지만 책장 넘겨 가며 한 권의 완결로 된 이야기를 읽는 독서의 묘미를 따라올 순 없겠지요. 가을볕을 등지고 벤치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오후. 이 낭만을 되살리고 싶지 않으세요? 주저하는 당신을 위해 한 번 잡으면 지루할 틈 없이 질주하게 되는, 흥미진진한 소설을 추천해봅니다. 잠시 다른 세상으로 빠져들 준비, 단단히 해주세요!

 

 

천재 해커와 기자 콤비의 묵직하고 통쾌한 추격 :'밀레니엄 3부작’ / 스티그 라그손 저

 

 

 

다가오는 주말, 특별한 계획이 없다면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그손의 ‘밀레니엄 3부작’ 총 6권을 쌓아두고 읽어보길 강력 추천합니다. 천재 해커 ‘리스베트’와 강인한 신념을 가진 기자 ‘블롬크비스트’가 스웨덴의 대재벌 ‘방예르’가(家)와 얽힌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과 추악한 범죄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이 1부에 담겨 있는데요. 흡입력 200%,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전개되지요. 그럼에도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 기자가 주인공인 만큼 스웨덴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제법 깊숙이 파고들기 때문입니다. 주인공들의 우여곡절(숨 막히는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에 심장이 뛰고 분노하기도 하지만 이를 보상할 만큼의 ‘통쾌’한 해결을 보여주는 것이 ‘밀레니엄’의 매력이지요. 일단 1부 1편을 시작하는 순간 완벽히 빠져들기 때문에 가까운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총 6권을 모두 구비한 뒤 독서를 시작하길 권합니다. 책 읽는 내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으로 진정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2권),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2권), 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2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개 자욱한 댐, 그 주변을 맴도는 미스터리 : 7년의 밤 / 정유정 저

 

 


6권이 너무 부담된다면 단 한 권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흡입력을 자랑하는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을 추천합니다. ‘첫 장을 펼치고 멈출 수 없었다’는 후기가 속출하는 ‘7년의 밤’은 아버지의 사형 집행 확정 소식이 날아들면서 살인자의 아들로 낙인 찍힌 그의 아들 ‘서원’을 통해 혼란스러운 7년 전의 밤을 다시 불러내며 속도를 냅니다. 그리고 그 날 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마지막에 가서야 퍼즐이 맞춰지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느냐 뿐 아니라 그날 밤이 있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내용은 최대한 모르고 읽는 게 스릴 넘칩니다). 댐이라는 으슥하고 묘한 공간이 배경이 되기 때문에 밤새 책을 읽다가 오싹해지는 부분도 많은데요. 공간이 한정적이고, 인물 관계 역시 폐쇄적이고 촘촘하기 때문에 한번 몰입하면 책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다는 부작용 아닌 부작용이 있지요.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문장의 힘이나 내용을 봤을 때 여성 작가의 작품이라는 사실도 놀랍지요. ‘밤’과 ‘댐’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음산한 분위기, 그 사이를 오가는 인간들의 욕망과 복수, 안타까운 진실과 지독한 사랑, 그 수면 위 아래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세상과 단절 된 섬, 그 섬에 숨겨진 진실은? : 오듀본의 기도 / 이사카 고타로 저


 

'밀레니엄’과 ‘7년의 밤’이 숨고를 틈 없이 단숨에 밀어붙이는 책이라면 일본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오듀본의 기도’는 계속해서 물음표를 던지며 독자 스스로 추리를 해볼 수 있는 책입니다. 배경 또한 환상적이어서 독특한 동화를 읽는 기분마저 들지요. 편의점을 절도하려다 실패한 주인공 이토가 눈을 떠보니 에도 시대 이후 150년 동안 바깥세상과 차단된 ‘오기시마’라는 사실. 그런데 이곳에 사는 인물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골든 레트리버’를 닮은 안내인, 무엇이든지 ‘반대로’ 말하는 화가, ‘섬의 법률로’ 살인이 허락된 남자, 새와 바람과의 교류를 통해 ‘미래를 보는’ 허수아비가 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토가 도착한 다음날 허수아비가 무참히 살해되고, 섬 사람들은 그가 섬에 결여된 무엇인가를 가져다 줄 전설의 인물로 주목하게 되지요. 여기까지의 스토리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섬의 기묘한 분위기, 그 속에 숨겨진 진실, 그리고 섬에 결여된 ‘그 무엇’을 찾는 여정에 이토와 함께하는 순간 독자도 날선 추리력을 발휘하게 되지요. 흩어진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게 추리 소설의 묘미이지요.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마지막 퍼즐까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쾌감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꽤 긴 여운이 남지 않을까 싶네요.

 

 

해리 보슈 형사의 활약, 빈 틈 없는 크라임 스릴러 : 클로저, 로스트 라이트 / 마이클 코넬리 저


 

 

추리소설 주인공으로 가장 많은 사랑받고 있는 인물이라면 단연 명탐정 ‘셜록 홈즈’일 텐데요. 홈즈가 좀 올드하게 느껴진다면 크라임 스릴러의 대부로 꼽히는 마이클 코넬리가 창조해낸 형사 ‘해리 보슈’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해리 보슈는 베트남전 참전 후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LAPD로 근무하며 남다른 기지와 정의감으로 사건 해결에 앞장섭니다. 강력반과 사립탐정으로도 활약하며 의문의 살인사건을 풀어내는 게 ‘해리 보슈’ 시리즈의 큰 골격인데요. 총 19개 시리즈 중 한국에는 11권이 발간되어 있습니다. 셜록 홈즈에서와 같이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과 오랜 시간 정을 쌓게 되면 주인공에 완전히 동화되어 독자도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듯한 쾌감을 선사하지요.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꼽히는 ‘클로저’나 올해 새로 출간된 ‘로스트 라이트’ 모두 속도감과 흡입력 면에서 만족스러운 작품입니다. 또 ‘탄환의 심판’에서는 마이클 코넬리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캐릭터, 속물 변호사인 ‘미키 할러(‘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주인공이지요)’와 해리 보슈가 처음으로 만난다고 하니 이 묘한 조합 역시 놓치지 말아야겠죠. 학창 시절 한창 빠졌던 미국 스릴러 소설의 감성을 다시 되살리고 싶다면 마이클 코넬리를 차근차근 섭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