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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서촌마을, 경북궁역의 수제돈까스 '코끼리가 먹었어'에서 낮술을!

국내 노영석 감독의 ‘낮술’이란 영화를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연남 혁진처럼 마시고 또 들이키고 며칠을 취해 낮술 할 수는 없지만, 술 한잔 생각나는 그런 날이 있죠. 여름날의 정오야말로 시원하게 목 넘김 하는 맥주타임의 베스트인 것은 많은 분이 아마 공감하실 텐데요. 그럼에도 계절과 관계없이 볕이 기분 좋게 들이차는 식탁에서라면 뜨거운 음식과 함께, 낮에 즐기는 맥주 한잔은 최고의 궁합이자 별미가 아닐까 합니다.

낮술 예찬론자처럼 경복궁 옆에 있는 서촌마을의 수제 돈까스 ‘멋’집을 소개합니다. 멋이란 말에 어울리도록 독특한 소품과 인테리어로 이색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는 식당인데요. 한옥의 정서가 불러일으키는 그 넉넉한 여유가 질서정연하게 모여있는 코끼리와 함께 인도박물관에라도 온듯한 기분일 겁니다. 아, 물론 맥주와 함께.

낮술TIP-알찬 수제돈까스 식사로 영양을 잡고, 빠른 숙취해소를 위해 망설임 없이 한잔만!

앞마당이 보이는 창가로 자리를 잡고, 사장님에게 잘 나가는 메뉴가 뭔지 물어 ‘마늘돈까스(보통)’와 ’매운돈까스(대자)’를 주문합니다. 아직은 바깥 공기가 차가운지라 제공되는 식전 수프를 후루룩 들여 마시니 속이 뜨끈해지면서 긴장이 풀리는데요. 잠시 낮술이라 고민이지만 망설이지 않고 맥주 한 잔을 죽 들이켜 마십니다. 제가 알코올 한 잔만 소비해도 얼굴이 붉어지는 당근형 인간인지라 티 나지 않게 낮술을 즐기려면 1시간 정도의 숙취해소 타이밍이 필요한데요. 그래서 정한 규칙이 맥주는 주메뉴와 함께 바로 주문 후, 딱 한 잔만 천천히 즐기도록 합니다(오늘 고백 전까지 업무복귀 후 낮술 행적을 들킨 적은 없네요). 자, 기다렸던 수제돈까스가 나왔습니다.

옛날 경양식 수프와 바삭하고 담백한 맛의 수제돈까스

매운 돈까스(대자-9,000원)는 소스 위에 매콤한 고추가 얇게 채로 얹어 나옵니다. 보통 사이즈보다 한 덩어리가 더 많아 양도 무척 넉넉한 편인데요,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과는 달리 튀김옷이 두터운 편은 아니라 그 바삭한 맛이 느끼하지도 않습니다. 옛날 자장면 만큼이나 어릴 때 외식으로 즐기던 경양식 테이블이 생각나는 소박하게 정감있는 차림이네요.

이 외에도 코끼리 돈까스(보통-6,500원), 파 돈까스, 스페셜 돈까스 등 5가지의 돈까스 메뉴가 준비돼 있습니다. 나이프로 한 입 썰어 입에서 씹어대는 그 담백한 맛은 눈감으면 코끼리를 타고 날아가는 기분, 서촌의 풍경과 함께 자꾸만 동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고 할까요.

아이들과 함께 즐겨도 좋을 낮술 장소 - 코끼리 전시공간과 특별이벤트

서촌마을 한옥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실내외부에는 이 다양한 코끼리를 어디서 수집했을지 신기할 정도로 구경하는 재미를 놓칠 수 없습니다. 사장님께서 코끼리가 좋아서 하나하나 모으셨다는 소품은 마당과 천장, 벽화에도 늘어져 있어 이름만 ‘코끼리’가 아닌 식당의 진정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이곳을 방문한 아이들이 그려줬다는 코끼리 그림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초원에서 뛰어노는 자유분방함이 전해져 소화도 잘되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합니다. 코끼리 그림을 그려준 아이들에게는 ‘코끼리 돈까스’를 선물로 제공하셨다는 이 재미난 코끼리 사장님, 다음에는 맥주 한 잔과 함께 낮술인터뷰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죠?

서촌에서 청와대 앞까지 이어지는 도보산책으로 깔끔하게 취기를 확!

삼청동이나 북촌과 비교하면 아직 덜 알려진 서촌마을은 산책하기 좋은, 여유로운 동네입니다. '코끼리가 먹었어'에서 나와 통인시장을 따라 다시 경복궁 방향으로 길을 건너면 효자동까지 금세 이어지는데요. 마침 청와대 앞길에 다다르면 검문하시는 경찰의 보행자 통행단속이 있으니 음주측정 의뢰로 날아간 숙취를 점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에이~설마 정말 그러시진 말고요. 상쾌한 공기만큼이나 지친 일상으로 가볍게 돌아가야겠지요. 터벅터벅, 다음 낮술-지에서 뵈어요.

상호: 코끼리가 먹었어
전화번호 : 02-734-0122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동 148-1
위치소개: 경복궁 역 1번출구 배화여자 대학 정문 앞 150m 직진, 서촌마을 들어가는 우측 골목초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