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맥주] 환상적인 경기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핸드폰이 또 부른다. 아바의 댄싱퀸을. 머리맡을 더듬어 핸드폰을 찾는 십여 초 동안, 멈춰있던 머릿속에 희미한 전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일년 육 개월째 저 벨소린데 바꿀 때가 되었나 보다, 눈꺼풀이 무거운 건 어젯밤에 먹고 잔 떡볶이 덕분이겠지, 한국대표팀의 첫 승을 자축하는 승리의 떡볶이, 무자비한 한국인 친구 셋이 애지중지 지켜온 나의 냉동실을 털었지, 아! 아까운 내 쌀떡볶이, 부산오뎅, 냉동만두야. “할로.” 잠긴 목소리가 겨우 나온다. 그러게 나이를 생각해서 작작 소릴 질렀어야 했다. “축하해, 이작. 어제 한국팀 정말 잘 하더라.” “바, 바스티?” “응. 근데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 아파?” 그래, 아프다. 일요일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 오랜만의 늦잠을 설치게 만든 너 때문에 이 누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