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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얼마 전 볕이 좋던 어느 날, 오랜만에 서래마을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예쁜 커피숍과 파스타 등 음식점이 제법 운치가 좋았어요.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요즘 이자까야가 서래마을 골목 눈에 많이 띄더군요. 어둑어둑해도 지고 맥주도 고파져서 근처에 보이는 작은 이자까야 ‘화’에 들어갔습니다.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이자까야 화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사진처럼 지극히 일본적인 풍경이 눈에 띕니다. 왼쪽처럼 애초에 하나의 부스로 자리가 마련된 곳도 있고 오른쪽처럼 그냥 일반 테이블도 있습니다.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일반 테이블도 이처럼 일본 냄새 물씬 풍기는 발로 가려놔서 옆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잠시 앉아 있으니 어느덧 종업원이 우롱차와 식기를 서빙하고...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다행히도 제가 좋아하는 드라이피니시 d가 이자까야 화에는 있더군요. 약간 배가 고팠던지라 ‘명란두부스테이크’와 ‘이까링 샐러드’를 시켜보았습니다. 시킨지 얼마 안돼서 ‘주문하고 기다리시는 동안 맛보라’라며 요거트 드레싱을 끼얹은 간단한 샐러드를 내어놓습니다. 이건 원래 기본안주는 아니고,그냥 서비스로 나온 거라고 하더군요.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이자까야 화의 기본안주는 가다랭이 다싯물에 담근 다시마에 시치미를 뿌린 것 오이/양배추 피클이랍니다. 피클은 아삭아삭 괜찮았는데, 다시마는 제 입맛에는 그냥 먹기가 별로더라고요. 하지만 이 녀석은 잠시 후 제 몫을 하게 됩니다. 

명란두부스테이크

명란두부스테이크

어느새 명란두부스테이크 등장. 두부의 한쪽을 살짝 구워 따뜻한 접시에 얹은 후, 말린 명란젓을 부순 것과 다진 파, 구운 가쯔오부시를 함께 얹어서 내어 옵니다. 참깨소스와 무순 장식이 훌륭하군요.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그냥 뚝뚝 잘라 먹는 것도 좋지만 두부와 명란젓, 가쯔오부시에 기본 안주인 다시마를 저렇게 얹어 먹으니 간도 맞고 좋더라고요. 맥주도 술술 잘 넘어갑니다.  취향에 따라 무순을 살짝 얹어 먹어도 좋고요. 

이까링 샐러드

이까링 샐러드

일본말로 ‘이까’(いか)는 바로 오징어라더군요. 이까링 샐러드는 바로 오징어 몸통을 링 모양으로 잘라 튀긴 것에 양파와 파, 무순을 함께 간장소스를 끼얹어 내는 것이네요. 양옆에 토핑으로 뿌린 마늘 슬라이스 튀김이 간장 소스와 오징어 링, 양파와 잘 어울립니다. 

‘오크라’ 튀김

‘오크라’ 튀김

맥주를 비우다 보니 약간 허전한 듯해 무작정 생소한 이름인 ‘오크라’ 튀김을 시켜봤습니다. 얼핏 보면 고추 같은데... 나중에 알아보니 오크라는 생김새는 고추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아욱과의 한해살이 채소에요. 단면이 별모양이라 재미있더라고요. 표면에 털과 끈적거리는 게 튀김옷 때문에 커버가 돼서 먹기 좋더군요. 

조용히 이야기하기 좋은 작은 이자까야 '화'(和)

오크라 튀김에 함께 내오는 이것은, 녹차소금 같더라고요. 함께 간 친구는 살짝살짝 찍어 먹으면 간도 맞고 좋다고 하던데... 전 테이블에 있던 간장을 찍어 먹는 게 더 나았어요. 

이자까야 화는 가격이 그렇게 착하지는 않습니다. 안주 가격대가 보통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정도로, 솔직히 살짝 부담되는 가격이죠. 하지만, 분위기가 아늑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끼리, 또는 연인들끼리 조용조용 이야기 나누기가 아주 좋더라고요. 옆 테이블과의 분리도도 아주 좋아서 서로 대화가 많이 섞이지도 않고요. 과음만 하지 않는다면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참고로, 식사메뉴보다는 술안주가 평이 좋다고 하니 주문할 때 참고하시면 좋겠어요. 

상호: 화(和)
전화번호: 02-595-5530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