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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

[관람기] 제10회 하이트컵 챔피언십 파이널 라운드

지난 일요일 가을 하늘이 주단처럼 펼쳐진 가운데 여주에 있는 블루헤런GC에서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컵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가 있었습니다. 휴일이고 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서희경(23, 하이트) 프로를 응원하기 위해 아침을 든든히 먹고 출발했습니다. 블루헤런GC는 직접 라운딩했던 경험이 있는데 초보부터 중급, 고급까지 모두의 난이도를 만족하게 할만한 좋은 코스죠. 헤저드와 벙커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고, 파3도 도전을 요구하는 홀이 많아 나름 맛깔스런 그리고 그늘집에서 정말 맥주 생각나게 해주는 코스입니다. ^^

제10회 하이트컵 챔피언십이 열린 블루헬러GC


대회 마지막 날이고 휴일이어서 그런지 갤러리가 아침부터 속속 몰려들었습니다. 골프장 주변에 마련된 임시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도착한 블루헤런. 클럽하우스는 일반 갤러리가 들어갈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밖에서 갤러리로 챙겨야 할 것들도 많았죠. 먼저, 입장하는 갤러리에게 순서대로 우산을 증정했는데 당연히 하나 받아야 합니다.(가을 햇볕이 원래 장난 아닌 건 잘 아실 듯.. ^^), 아침 일찍부터 움직인 분들은 따뜻한 컵라면 하나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좋죠. 더구나 하이트 시음차량에서는 하이트의 모든 맥주가 출동하니 금상첨화. 게다가 무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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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이 좋으면 경기도 잘 풀린다

연습 그린에서는 챔피언조에서 서희경 프로와 같이 라운딩하게 될 홍란 프로가 퍼팅하고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정말 체격이 작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1번 홀로 올라가는 연습 그린에는 서희경 프로가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었죠. 연습 퍼팅을 하는 모습을 보니 표정이 아주 밝고 쿨했습니다. 정말 가을 하늘처럼 말이죠. 사실 이 표정을 보고 전 마지막 라운드의 대략적인 결과를 혼자 상상했었죠. 물론, 언론에 잘 알려진 것처럼 결과는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

홀간 거리가 긴 코스를 이동하는 선수 전용 카트

연습 그린도 갤러리에게는 재미있는 코스

가을 햇볕에는 역시 우산이 최고


챔피언조는 서희경 프로와 홍란 프로 그리고 일본에서 활약 중인 전미정 프로로 구성되었습니다. 1번 홀 첫 티샷은 바로 서희경 프로. 맥스색(노란색) 상의에 밤색 바지를 입었는데 가을로 익어가는 골프장의 전경과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티박스에서 연습 스윙을 하고 있던 서희경 프로 옆에는 당연히 캐디가 있었죠. 남자인데 전 최희섭 선수인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많이 닮았는데, 체구가 커서 그런지 서희경 프로가 작아 보이는 장점이 있더군요. 그에 반해 전미정 프로의 캐디도 역시 남자였는데 체구가 작은 편이어서 전미정 프로가 오히려 더 커보였다는..^^

챔피언조에서 연습 스윙 중인 서희경 프로

선수들과 함께 골프장의 가을을 만끽한 갤러리들

오전 10:50분부터 시작된 챔피언조의 파이널 라운딩


푸른 하늘과 탁 트인 필드를 향해 서희경 프로가 첫 티샷을 호쾌하게 날리며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프로야구에서도 중요한 실수 하나가 승부의 결정 요인이 되는 것을 봤죠. 프로는 실전 라운딩에서 실수를 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치려고 노력을 하는데, 전반 9홀은 홍란 프로의 페이스가 좋았습니다. 반면 서희경 프로는 평범했고, 전미정 프로가 많이 흔들렸죠. 더블 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않좋아보였는데 표정에서도 확연히 드러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후반을 날아다닌 서희경 프로가 하이트컵의 여왕이 되었습니다. 1번 홀부터 표정이 좋았는데, 컨디션도 좋고 멘탈에도 문제가 없다는 징표. 역시 제가 예상한 데로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었죠.

더블보기로 전반 초반 힘들었던 전미정 프로

초반인데도 불구하고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서희경 프로

과연 프로들의 백에는 어떤 클럽이 들어있을까?

그린을 신중히 읽고 있는 서희경 프로

서희경 프로의 옆에 서 있는 최희섭을 몹시 닮았던 캐디

티샷 전에 바람을 체크하는 전미정 프로의 캐디

초반까지 좋은 페이스를 달렸던 홍란 프로

미래의 한국 여자골프를 짊어질 갤러리 꿈나무

선수들을 쫒아가다보니 정말 간절하던 맥스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박빙이었던 승부


중학교 2학년 생인 귀여운 김효주 선수

전반이 막 끝나려고 할 즈음 바로 앞 조에서 플레이를 펼치던 최나연 프로가 치고 올라온다는 소식이 들리더군요. 그래서 앞 조로 자리를 옮겨 몇 홀을 최나연 프로가 있는 조를 따라다녔습니다. 최나연 프로도 미국에서의 경험이 많아 안정적인 리듬을 보여주더군요. 하지만, 그 조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중학교 2학년 아마추어 선수 김효주(육민관중2)였습니다. 붉은색 상의에 흰색 바지를 입었는데 정말 어려보이더군요. 그런 선수가 쟁쟁한 프로 사이에서 주눅이 들지 않고 플레이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했습니다. 결과에서는 다른 아마추어 선수인 장하나(대원외고2)가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죠. 최나연 프로는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함께 플레이 했던 홍란 프로는 전반의 좋은 분위기를 후반까지 가져가지 못하고 아쉽게 공동 4위에 머물고 말았죠.

2위를 차지한 최나영 프로

중학교 2학년인 아마추어 김효주 선수

신지애 프로의 그린 읽기

열심히 뛰어서 홀 아웃하는 김하늘 선수

갤러리를 위해 경품을 추첨하던 행사

마지막 홀에서 마지막 조를 기다리는 갤러리들

침착하게 퍼팅을 하는 서희경 프로.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모습

침착하게 퍼팅을 하는 서희경 프로. 우승 확정 후 기뻐하는 모습

동료들로 부터 하이트 맥주 세례를 받고 있는 서희경


후반부터 응원하던 서희경 프로가 치고 올라오자 여유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신지애 프로도 보고 김하늘 선수의 밝은 얼굴도 보고 ^^ 아주 흐뭇한 일요일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