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2DAY
홍상수 감독 영화 '다른 나라에서' 소주의 의미를 생각해 보다
비투지기
2012. 6. 29. 10:09
다른 나라에서 8시, 1장이요!
홍상수 감독 영화의 특징
출처:네이버 영화
1996년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오! 수정’,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최근 ‘북촌 방향’까지 홍상수 감독 영화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우리 일상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게 특징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이게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죠. 아주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너무 현실적이라 오히려 아주 낯설고 새로운 것으로 다가온다고 할까요?또 그의 영화는 술자리가 자주 등장하는 걸로도 참 유명해요. 어떻게 보면 술자리란, 사람의 가장 진실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소재겠죠. 우리는 술자리에서 가장 솔직한 자신을 드러내며,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잖아요. 진실된 대화도 나누고요.
그만큼 그의 영화에는 술자리가 많이 등장하고, 무엇보다도 소주병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이번 영화 '다른 나라에서'는 소주병이 단순히 술자리 장면에 끼워 넣기 위한 소품을 넘어서 어떤 상징으로 삼은 듯했어요.
다른 나라에서, 우리는 소주를 마신다
다른 나라에서 © 전원사, 2012
모항 갯벌 앞에는 한 펜션이 있고, 그곳엔 주인 부부를 대신해 펜션을 지키는 딸(정유미)이 있고, 해변 쪽으로 가면 항상 해변을 서성이는 안전요원(유준상)이 있어요. 안느들은 모두 이 펜션에 숙소를 정하고, 그 펜션 딸의 작은 도움을 받게 되고, 또 모두 해변으로 나가 그 안전요원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출처:네이버 영화
그런데 이 세 개의 시나리오 안에서 ‘소주병’이 그 모습을 조금씩 바꿔가며 영화 속에 등장하는 거죠. 우선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 안느는 해변에서 깨진 채 나뒹구는 소주병을 봅니다. 그리고 펜션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때 소주잔에 맥주를 따라 마시죠.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 안느는 이번에는 횟집에서 소주잔에 맥주가 아닌 소주를 따라 마시고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 안느는 소주를 병째로 마시고 처음에 소주병을 발견했던 그 해변에 마시던 소주병을 내동댕이칩니다.아마도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 안느가 집어던진 소주병은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 안느가 발견한 깨진 소주병과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모양으로 깨졌을 겁니다. 다시 말하면,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 안느가 버린 소주병이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 다시 안느가 발견하게 되는 셈인데, 영화의 끝에 다시 영화의 첫 장면이 와서 붙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사이 소주잔에 맥주를 담아 마셨다가 소주잔에 소주를 담아 마셨다가 아예 소주를 병째로 들이키는 안느의 모습은 어떤 중요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어렴풋이 짐작하게 하네요.
오늘 저녁엔 중국집에서 소주 한잔~
- 제작사 : (주)영화제작 전원사 / 배급사 : (주)영화제작 전원사, (주)영화사 조제
- 감독 : 홍상수
- 출연 : 이자벨 위페르 (Isabelle Huppert / 안느) 유준상 (안전요원 / 유한) 정유미 (원주) 윤여정 (박숙) 문성근 (문수) 권해효 (종수) 문소리 (금희) 김용옥 (스님)
- 시간 : 88분
-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감독 : 홍상수
- 출연 : 이자벨 위페르 (Isabelle Huppert / 안느) 유준상 (안전요원 / 유한) 정유미 (원주) 윤여정 (박숙) 문성근 (문수) 권해효 (종수) 문소리 (금희) 김용옥 (스님)
- 시간 : 88분
-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