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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콜롬비아 타타코아 2편, 사막에서 마신 맥주

전편에 소개한 콜롬비아의 숨겨진 Hot Point 타타코아 사막! 원주민 언어로 ‘뱀 껍질’ 이라는 뜻의 이 붉은색, 은회색 사막은 현지인들에게도 매니악한 곳이지만, 독특하고 신비로운 풍광 덕분에 콜롬비아의 Must See 중 하나로 손꼽히기 충분하다. 이번 편에서는 타타코아 사막을 찾아가는 여행정보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곳의 명물인 선인장 와인! 선인장으로 만든 쫄깃하고 달콤한 젤리도 그렇지만 이 사막에서 유명한 것은 바로 숙소이다. 이곳에는 사막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여러 곳의 호텔이 있다. ‘사막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할머니가 대대로 운영하는 곳, 천문대 옆에 있어 별을 더욱 가깝게 볼 수 있는 곳, 사막 속에 작은 정원을 만들어놓은 곳 등 몇 군데가 있지만, 내가 선택한 곳은 수영장(!)이 있다는 ‘토성의 밤’이라는 이름의 숙소였다. 사막 한복판에 수영장이라니! 이곳의 수영장은 크기도 작고, 얼핏 허술해 보이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사막 한복판 적당히 차갑게 휘감기는 수영장 물은 ‘오아시스’ 그 자체. 이곳에서 수영을 하다 꺼내든 맥주 한 캔은! 캬~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 타타코아 사막 Posadero Noches de Saturn 숙소 '토성의 밤'
붉은 사막 입구 전망대에서 도보로 약 20여 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Posadero Noches de Saturn. 시골 집에 온 듯 넓직한 마당에 닭이 화단 주위를 돌아다니는 정겨운 풍경이 눈에 띈다. 레스토랑이나 작은 매점이 딸려있으며 특히나 이곳에는 작은 수영장이 있어 추천. 가이드 아저씨에게 투어 끝난 후 그곳에서 묵겠다고 말하면 데려다 준다.

- 도미토리 인당 15000페소부터.
- 수영장 입장료 인당 3천페소
- 레스토랑 음식은 전체적으로 무난하며 점심 정식 6천페소 상당
- 선인장 와인(만페소)과 선인장으로 만든 단 맛의 과자 dulce가 작은 팩 4천페소 상당. 선인장 로션과 샴푸 등도 구매 할 수 있다.
- 기본적으로 선풍기 시설 등 전기가 없으며 태양열을 이용해 켜는 작은 전구만 작동하니 카메라나 노트북 충전은 미리 해놓고 가자. 선풍기도 없으므로 밤에는 덥다. 각오를 하고 가자.
- 초록색 소용돌이 모양의 불피우는 모기향을 가져가는 것도 좋다. 많지는 않지만 밤 모기가 있다. 남미에서 역시 한국식 모기향을 살 수 있는데, 약국에서 가토리 Katori 라는 이름으로 판다. 한 곽에 2500페소. 없는 곳도 있으니 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미리 몇 통 사놓는 것도 좋다.

‘토성의 밤’ 숙소에서 먹은 점심 식사. 소고기 스테이크 Asada와 찐 감자, 계란, 야채 샐러드, 구운 플라타노와 시원한 레모네이드가 한 접시 가득이다


사막 한가운데 수영장. 소박해 보이지만 이곳에서 마신 차가운 맥주 한 캔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맛이었다.


타타코아 은회색 사막에는 간이 야외 수영장이 있지만, 개장되는 일시가 따로 정해져 있다. 입장료는 3천페소(약 1700원)로 저렴하다.


타타코아 사막으로 가려면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네이바 Neiva를 거쳐 비자 비에하 Villa Vieja라는 사막 길목 마을로 먼저 가야한다. 네이바까지 7시간, 네이바에서 비자비에하까지 1시간이다. 비자비에하는 매우 작은 마을로 큰 특징이 없으며 하룻밤 묵어 가기도 애매하지만, 하얗게 칠해진 전통 가옥들이 소박하고 친근한 멋을 주는 곳이다.

중심광장 근처의 주스 집에서 작은 플라스틱 주전가 한 가득 생과일 주스를 주는데, 산딸기, 바나나, 파인애플 등 각종 열대과일에 우유를 듬뿍 붓고 얼음을 갈아 만든 것이 2천페소, 무려 천 원에 마실 수 있다! 바나나와 딸기를 섞어 우유와 함께 주는 Banano y Fresa en leche와 산딸기 주스 Jugo de mora가 특히나 맛있다. 한 주전자로 둘이 먹어도 좋을 정도로 양이 넉넉하다.




타타코아 사막으로 가기 전 들르는 마을, 비자 비에하 숙소 안. 콜롬비아 전통가옥으로 꾸며져 있어 더욱 운치있다. 오른쪽은 사막 안 천체 관측소

* 타타코아 사막 투어
사막 투어 인당 35000페소 상당, 그러나 고정가가 아니며 흥정 정도나 가이드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크니 참고할 것. 레스토랑이나 호텔 등지에서 투어 문의를 하면 가이드를 소개시켜준다. 타타코아 붉은 사막과 전망대, 은회색 사막 모두를 돌아보는데 약 3시간 상당. 사막투어는 정오에 가까워지면 매우 뜨거워 힘들어지기 때문에 오전 7~8시 정도, 아침 일찍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선크림은 반드시 챙겨야 하며, 물은 비자 비에하에서 미리 사가는 것이 좋다. 생각만큼은 아닐지라도, 매우 건조하고 푹푹 찌기 때문에 민소매보다 헐렁한 반팔 티셔츠를 입거나, 면으로 된 얇고 큰 천이나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면 오히려 시원하다.

* 사막 천체 관측소
타타코아 사막 전망대 옆에 위치한 천체 관측소는 사막의 밤 빽빽히 들어찬 별들을 보다 가깝게 감상할 수 있어 관심있는 사람들은 관측소 투어를 해보는 것도 좋다. 밤 6시전에 미리 예약해야하며 입장료 6천페소. 종종 육안으로도 별을 보기 힘든 구름 낀 날씨에는 천체 관측소에 가도 별을 보기 힘드니 미리 오늘 밤 날씨를 체크해볼 것.


사막을 떠나 다시 보고타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만나는 도시의 기분도 나쁘지 않지만, 모래 섞인 그 텁텁한 공기가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막을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그곳에 오래 머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막 한복판 수영장에서 마신 맥주 생각이 나, 집에 가면서 맥주 한 캔을 사갔다. 냉장고에서 막 꺼내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차가운 맥주. 한 모금 넘기자 속까지 찌르르한게 정신이 확 든다. 언젠가 꼭 다시 찾아가볼 타타코아를 위해, 건배!

친구 에드가르도. 그는 ‘한국인들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해’라며 매일 저녁 맥주 한잔 하러 가자고 우리를 끊임없이 유혹(?)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