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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icious 2DAY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 성북동 쌍다리 식당

오랜만에 해도 쨍~ 하니 뜨니 벌써부터 마음이 싱숭생숭, 이런 저런 일도 할 겸 산책도 할 겸 비투걸은 만해 한용운 선생님의 유택 ‘심우장’이 있는 성북동 언저리로 향했습니다. 
그른뒈... 아 그르은~뒈~!!...... 기껏 30분도 안걸었는데... 왜이렇게 맥이 빠지고 발목이 시큰거리죠? 음..... 운동부족인가? 앗! 현재 시각 2시 반, 점심을 건너뛰었군요!!! ㅋㅋ 오늘은 언덕도 많이 오르고 힘을 좀 써야 하니 고기를 먹어야죠! 친구도 없이 혼자, 불판에 뒤적뒤적 고기 구워가며 먹을거냐구요? 삼겹살은 1인분은 잘 팔지 않냐구요? 걱정 마세요. 성북동에서는 쌍다리 식당이 있잖아요.^^


점심시간이 지나 약간 한산한 식당 안, 당당히 자리에 앉은 비투걸은 언제나 씩씩한 목소리로 외칩니다. “이모! 돼지불백 하나랑 하이트요~”
쌍다리 식당은 부대찌개와 낙지볶음같은 메뉴도 있지만, 주력 메뉴는 바로 ‘돼지불백’입니다. ‘돼지불백’이란 말, 약간 생소하시죠? 비투걸도 아빠 덕분에 안 메뉴인데, ‘돼지 불고기 백반’의 줄임말이랍니다. ^^ 


말을 마치자마자 떡벌어지게 차려나오는 한 상. 물까지 떠서 가운데에 놔줍니다. 알루미늄 상 통째로 상위에 놓아주는데, 보통 손님들은 이 쟁반 채로 그냥 밥을 먹는답니다. 


부추 무침과 상큼한 무 생채, 샐러드와 배추김치와 마늘 장아찌, 쌈장과 모시조개탕, 쌈 채소가 쌍다리 식당 돼지불백의 기본 찬이죠. 찬이 나오기 무섭게 돼지 불고기가 뒤따라 나옵니다. 


여러분께 막간을 이용해 질문 드려볼께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가 뭘까요? 마블링 제대로 꽃등심? 아니면 지글지글 고소한 생삼겹살? 모두 아닙니다. 단언할 수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는... 바로 ‘누가 구워준 고기’입니다. 게다가 고기를 구워주는 사람이 30년 경력의 고기 굽기 전문가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
제 옆의 작은 공간에서는 돼지 불고기의 달인이 연탄불로 고기를 휙휙 굽고 계십니다. 미리 구워놓지 않고 손님이 올때마다 제깍제깍 구워서 내주는데, 진짜 ‘이보다 더 알맞게 익을 순 없다!’라고 해도 될 정도로 기가 막히게 익어 있어요. 환기가 잘되는지 고기타는 냄새도 거의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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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다리 식당 돼지 불고기는 상추에 밥과 고기, 쌈장과 마늘 장아찌, 부추를 얹어 먹어도 좋습니다만, 고기 자체에도 은은히 간이 되어 있어서 그냥 먹어도 감칠맛이 납니다. 맥주 안주에는 그냥 먹거나, 부추와 쌈장을 살짝 얹어 풋고추와 함께 먹는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입안에 돼지 냄새가 난다 싶으면, 함께 나온 모시 조개탕을 한 술 떠먹으면 느끼함이 싹 달아난답니다. 여러 명이 온다면 일행 중 한 명이 부대찌개를 주문해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만, 모시 조개탕도 맛이 좋아서 비투걸은 ‘온리 돼지불백’이에요.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운 비투걸, 이제야 주위를 둘러보게 되네요. 쌍다리 식당의 모는 메뉴는 포장 판매가 됩니다만, 이제는 양념 생고기도 포장판매 하고 있군요. 음... 1kg에 1만 3천원이면... 친구들이랑 놀러 갈 때 사가도 괜찮은 가격이네요? 물론 쌍다리 식당에서 일하시는 ‘고기 굽기 달인’ 보다 맛있게 구울 자신은 없지만요. 


가볍게 식사하시며 반주 한 잔 하실 분이라면 문제 없겠지만, 쌍다리 식당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한잔 대차게 꺾으실 분이라면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래요. 쌍다리 식당에서는 밤 9시 이후에는 맥주를 비롯한 모든 술을 판매하지 않으며, 그나마 1인당 한 병 이상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요.  


이제 배도 든든히 찼겠다~ 다시 심우정을 향해 발을 내딛는 비투걸... 아, 심우장에는 무슨 일로 가는거냐구요? ㅋㅋ 일단은... 비~밀~ 입니다. 하지만, 조만간 비투걸의 심우장 방문에 대한 이야기가 비어투데이에 올라올 예정이니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다시 만날 때까지, 여러분 모두 Stay Cooooo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