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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2DAY

통영 당일치기여행 떠나볼까?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에서 전통시장, 미륵산 정상까지!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차지한다" 란 말처럼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싶은 이 봄날엔 먼저 다가감이 중요합니다. 사실 좋아하는 마음 하나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몸이 먼저 반응하니 사랑이 낳은 설렘은 참 신비로운 감정입니다. 봄나들이 떠나고 싶은 요즘도 이와 비슷할 것 같은데요. 겨우내 허전했던 가지에 피어난 봄 꽃들을 접하면 왠지 모를 싱숭생숭함이 우리를 남쪽으로 이끕니다. 책 읽고 음악 듣기 좋은 이 봄날 통영으로 떠나봄은 어떨까요? 다도해가 빚어낸 한려수도부터 활기찬 북적임이 매력적인 활어회 시장까지 당일치기 여행으로 얼마든지 누벼볼 수 있답니다.




서울부터 380km 정도 남쪽에 위치한 통영으로의 여행은 고속버스가 최선입니다. 수도권 평균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지만 안락한 우등 버스에 올라 달리다 보면, 남쪽으로 갈수록 짙어지는 봄기운에 사로 잡혀 달콤한 숙면과 함께하니 지루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에서 주전부리로 뱃속 채우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지요. 제대로 된 통영 당일치기 여행을 위해선 최대한 아침 일찍 출발해주세요. 아니면 심야 우등 버스와 새벽을 달려 일출부터 함께하셔도 굉장한 의미로 통할 것 같습니다.



알록달록 형형색색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 ‘동피랑’

 

통영 당일치기 여행 첫 코스로 동피랑 벽화마을과 만났습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원도심 재생 사업 같은 스토리텔링 여행이 최근 급부상하며 동피랑 벽화마을의 인기도 한껏 더해졌답니다. 역시 마을 입구부터 전국에서 모여든 여행객들로 북적입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일제강점기 때 중앙시장, 강구안을 기반으로 생활했던 노동자들의 마을로 그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무려 벼랑 끝 척박한 땅을 삶의 터전으로 일궈낸 점이 인상 깊습니다. 이후 통영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존재하다가 동포루 복원을 위해 철거될 계획이었으나, “달동네도 가꾸면 아름다울 수 있다” 는 가치 아래 작가들이 모여 벽화를 그려냈습니다.


철거로써 사진 한 장의 추억으로만 남을 뻔한 동피랑 마을은 벽화 그리기 사업을 통해 전국 벽화마을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되며 통영의 관광 명소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마을 정상으로 향하면 조선 수군의 동쪽 망루였던 동포루가 위치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본 전망은 일품입니다.


통영 대표 먹거리가 한 자리에, 중앙전통시장


강구안을 바로 앞에 둔 통영 중앙전통시장은 점심 즈음부터 북적이는 통영의 대표 재래시장입니다. 특히 활어회 시장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생동감 넘치는 현장인데요. 힘 좋은 생선을 내 손으로 직접 고르면 회 떠가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도시에 발달한 회 센터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재래시장만의 정감 넘치는 모습들이 휴머니즘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통영 중앙전통시장에서 구매한 활어회는 초장집을 이용해 맛보실 수 있는데요. 한 명당 3천원이면 바로 뜬 회 한 접시와 곁들인 초장, 쌈 채소 등이 푸짐하게 차려집니다. 횟감은 생선 종류에 따라 가격이 각기 다르지만 확실히 횟집보다 부담 없는 가격이라 통영을 여행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씩 찾게 되는 별미라지요. 


또한 달짝지근함이 일품인 통영 꿀빵은 기호에 따라 팥, 고구마, 흑임자 등 다양한 맛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통영이 원조라는 충무김밥은 석박지, 오징어무침을 흰 밥을 김에 말아낸 것과 곁들이는 음식으로 통영 만의 음식 문화 체험에 있어 대표적인 존재랍니다. 넉넉한 인심과 함께하는 중앙전통시장 나들이, 통영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가는 곳에 역사가 있다’ 통영이 간직한 이야기


통영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대첩을 이끈 지역으로 우리 역사의 자긍심이 되어 현재에도 이순신 공원을 중심으로 통영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순신 공원은 영롱한 빛의 남해를 바로 곁에 둔 걷기 길이 마련되어 사진 찍기 좋은 여행지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거쳐 갑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을 시작으로 30분 정도면 공원 한 바퀴 돌아보기가 가능하며 걷기 여행길 “토영이야~길” 과 이어진 트레킹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통영 당일치기 여행 코스에 빠질 수 없는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는 미륵산 정상으로 우릴 이끕니다. 이곳엔 각종 주제의 전망대가 조성되어 다도해 풍경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날씨 좋을 때는 일본 대마도까지 보인다니 과연 흥미로운 여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는 오전 9시부터 운행을 시작하며 시간당 1000명까지 이용할 정도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미륵산을 통해 미래사, 용화사 등 사찰 둘러보는 여행도 이어집니다.

 

등록문화재 제201호로 지정된 통영 해저터널은 1932년에 건립된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터널로 그 의미가 상당합니다. 직접 둘러보기 전엔 일반적인 터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483m를 모두 걸어보니 따뜻한 불빛 때문인지 오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통영 해저터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어부들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상징된 의미를 알게 된다면 다소 섬뜩해집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으로 참혹한 패배를 당했던 일본인들의 관점에선 조상들의 원혼이 담긴 바다 위를 식민지의 조선인들이 밟고 지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합니다.


동피랑 마을, 남망산 조각공원이 주변에 위치한 중앙시장보단 덜 알려졌지만 서호시장은 아침을 여는 시장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서호만 바다를 매립해 1930년대부터 이어진 전통은 한산도, 용초도, 비진도, 연화도 등 청정 다도해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모여듭니다. 해산물 시장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서호시장의 명물은 시락국(시래깃국)인데 부담 없는 가격에 배불리 한 끼 식사를 채워낼 수 있으니 고단한 어부들의 일상에 넉넉한 온기가 되었습니다.



동피랑이 있다면 서피랑도 있겠지? 하는 호기심에 발견하게 된 서피랑 마을과 서포루, 벽화마을로 변신한 동피랑보다 본래 느낌이 더 생생히 남아 있어 더 인상 깊은 여행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서피랑 마을에선 삼도수군통제영, 충렬사가 보이며 특히 통영 여행코스 중 뚜벅투어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을 따라 걷는 이야~길" 에 포함된 곳입니다. 통영에서 문학 이야기 또한 만나고 싶다면 한 번쯤 둘러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고속버스 타고 봄 만나러 달려간 통영 당일치기 여행코스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사실 통영하면 한산도, 욕지도 등 아름다운 섬들이 많아 당일치기 여행이 과연 가능할까? 하고 의구심 품을만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통영중앙시장, 동피랑 벽화마을이 중심이 된 여행도 상당한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가는 곳 마다 옛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 여러모로 꼭 경험해보면 좋을 여행지입니다. 따뜻한 봄이 시작, 아름다운 남쪽 바다 통영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글과 사진: 협이투어

:“기차 타고 내나라 구석마다, 협이투어” 의 협이 소개

기찻길을 사랑하는 여행작가를 꿈꾸는 철도 전공 대학생이자 민트색 표지의 여행 노트에 기차여행 만들어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청춘여행자로 살고 있다. 그가 만든 기차여행은 “협이투어” 라 불리는데 분명히 우리들 일상과 함께했던 존재들이 세상 변화 속에서 무심히 잊혀져 가는 추억들을 사진과 글로써 기록하는 작가입니다


*블로그(협이는 트래블링) travelerhyub.kr ㅣ 인스타그램 @travelerhyub